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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경민 Aug 24. 2019

소설 2045년
4. 신주쿠 혈투

4. 신주쿠 혈투


한국 조직폭력단이 건너왔다는 걸 알게 된 야마구치구미의 오야붕 야마구치 히데오는 전날 대책회의를 연다. 아카사카 히토츠키도오리의 한 비밀클럽. 간부 20명을 불러 모은 야마구치 히데오는 한국 조폭과의 전쟁에 응할 것인가? 무릎을 꿇을 것인가를 묻는다.


"한국이 일본땅을 지배하고 있는 지금 조폭까지 활개 치도록 내버려둘 순 없습니다. 반드시 저지해야 합니다" 


"맞습니다. 나석이 파 조센징에게 닛뽄노 타마시이(혼)까지 내줄 순 없습니다. 차라리 하라키리(할복)를 택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들에게 닛뽄또(일본도)의 맛을 보여줘야 합니다" 


"우리 나와바리를 꼭 지켜야 합니다"


"옳소!"


 싸우자는 목소리가 꼬리를 물었다.
그러는 사이 한쪽에서 누군가 테이블 바닥을 치더니 외쳤다.


"잠깐! 모두들 침착해야 합니다.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한국 조폭들은 여기 한국 경찰의 비호아래 활동할 게 뻔합니다. 전쟁에 응할 경우 그걸 빌미로 한국 경찰은 우리 야쿠자 조직원들을 모두 체포해 감금할 겁니다. 그럼 우린 고스란히 우리 나와바리를 저들 한국 조폭에게 내주는 꼴이 되고 말 겁니다."


야마구치구미의 넘버 2 이토 타로가 끼어들었다. 


"그럼 어쩌자는 거냐? 그냥 무릎 꿇고 우리 나와바리를 바치자는 거냐?" 


침착하자고 외쳤던 니시마 타다오는 천천히 일어섰다.


"싸움을 최소화하고 그들과 협상을 통해 타협을 하자는 겁니다. 나와바리를 다 내줄 바에야 타협을 통해 그들과 공동 운영하자는 쪽으로 타협하자는 겁니다. 그게 우리가 살길입니다. 당분간은 그렇게 타협해 공동 운영하고 후에 때를 봐서 그들의 오야붕을 처단해 우리 세상을 다시 만들어야죠"


야마구치 히데오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칙쇼!" "일단 싸운다. 놈들이 어느 정돈지 일단 싸워보고 판단한다. 가오가 있지, 처음부터 무릎을 꿇을 순 없지. 이토! 너는 신주쿠 신오쿠보에서 한국 조폭을 유인해라. 니시마! 너는 후방에서 이토를 돕다가 타협에 대비해라!" 


오야붕의 명령이 떨어지자 꼬붕들이 일제히 고개 숙이며 외친다


"하이!"

다시 신주쿠 가부키쵸 코마극장 앞.
넘버 2 한영욱이 이끄는 나석이 파 2백 명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첫 목표물은 가부키쵸 러브호텔 밀집지역에 자리 잡은 한국음식점 '일룡'. 야쿠자들이 보호세를 내라며 주인을 괴롭히고 있다는 정보원의 연락을 받고 곧장 출동한다.

"오이, 여기서 장사하려면 내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왜 허락도 없이 여기서 장사를 하는 거야? 어?" 


야마구치구미 야쿠자 꼬붕 3명이 한국 설렁탕집 '일룡' 안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 이때 들어선 한국 조폭 행동대원 3명. 터질듯한 근육질의 이들은 야쿠자들을 향해 "니들이 야마구치구미냐? 좋은 말로 할 때 무릎 꿇어라"라고 건네자 조롱 섞인 웃음이 흘러나온다. 


"난다또?(뭐라고?) 네가 미쳤구나.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지껄이는 게냐?" 


순간 조폭 행동대원 1의 주먹이 야쿠자 행동대원 1의 얼굴을 가격한다. 이를 본 야쿠자 행동대원 2는 품속에서 연장을 꺼낸다. 30cm 회칼. 그리고 휘젓는다. 다른 야쿠자 행동대원 3은 들고 있던 일본도를 칼집에서 꺼내 조폭 행동대원 2를 겨눈다. 동시에 주먹과 회칼, 일본도가 바람소리를 내며 공기를 가른다. 가게는 피비린내 나는 전장으로 변한다. 야쿠자 1명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고 1명은 중상, 경상 입은 한 명은 무릎을 꿇은 채 빌고 있다.


"니 오야붕한테 가서 전해. 이제 도쿄는 우리 한국 나석이 파 구역라고! 알겠어?" 


"하이!" "어서 썩 꺼져!" 


간신히 목숨을 건진 행동대원 3은 중상을 입은 행동대원 2를 부축해 달아났다.

나석이 파 일당은 '일룡'을 나서 신오쿠보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그때 길 건너 신주쿠역 쪽에서 한 무리가 진을 치고 있다. 한 손에 일본도 한 자루씩 쥔, 그리고 일본 전통 의상인 하카마를 걸친 야마구치구미 소속 야쿠자들이다. 5백 명은 족히 될 듯싶다. 이쪽 나석이 파는 2백 명.
녹색 신호가 켜지자 야쿠자 일당이 함성을 지르며 달려온다. 일본도를 높이 치켜들고.


"싹 쓸어버려!" 


넘버 2 한영욱의 굵직하고도 높은 목소리에 한국 조폭들이 뛰어든다. 회칼과 쇠파이프, 각목을 들고.
30분 간 치열하게 펼쳐진 신주쿠 전투. 야쿠자 280명이 나가떨어졌다. 신주쿠역 가부키쵸 건너편 광장은 피로 물들었다. 한국 조폭 30명도 목숨을 잃었다. 야쿠자 20명이 무릎을 꿇었다. 한영욱은 일본도를 높이 치켜들었다. 차례로 야쿠자들의 목을 베었다. 마지막 한 명의 턱을 들고 말했다. 


"살려줄 테니 니 두목에게 가서 전해라. 도전은 한 번만 더 받아준다고"

한국 조폭과 일본 야쿠자간의 도쿄 신주쿠 전투는 이렇게 끝났다. 2차 전투를 예고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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