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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ro Apr 11. 2021

Epilogue

캐나다에서의 정착 그리고 다시 시작!

 캐나다에 오면서 언제쯤 안정적으로 정착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무엇을 갖추면 성공적으로 정착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았다. 단계적으로 4가지의 목표를 가지고, 이것들을 캐나다에서 다 이루면 정착에 성공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첫째, 캐나다 영주권 취득이었다. 

  캐나다에서 법적으로 거주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었고, 떠나 오기로 마음먹는 순간부터 어떻게 영주권을 딸 것인가 고민했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영주권을 취득할 계획을 세웠고, 결과적으로 계획과 비슷한 기간인 3년 2개월 만에 영주권을 취득했다.


  둘째, 먹고살기 위해서는 직업도 있어야 했다.

  10년간의 업무 경력도 있었고 캐나다에서 대학원을 나오면 쉽게 취직이 될 줄 알았지만, 부족한 영어와 현지에서의 경험 부족으로 입사 지원과정에서 여러 번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Co-op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직장을 구하게 되어 다행이었다.


  셋째, 캐나다에서 내 집을 장만하고 싶었다.

  우리 가족끼리 모여 살면 어디든 즐거운 우리 집이겠지만, 캐나다 땅에 내 이름으로 된 집을 가진다는 것은 정착에 큰 의의가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경험했듯이 계속 오르는 렌트비와 집값에 대한 장기적 대비를 위해서 빨리 내 집 장만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모기지 대출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부터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PNP(Province Nominee Program) 승인이 나고 바로 집을 구매했다.


  마지막으로는 개를 키우고 싶었다.

  개가 정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아니었지만, 상징적 의미가 있었다. 개를 키울 수 있다는 건, 현지에 오래 살 수 있다는 것,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것, 집이 렌트가 아닌 자가라는 것 모두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어릴 적부터 큰 개를 키워보고도 싶었기에 캐나다에서 개를 입양하면서 성공적인 정착의 마침표를 찍고 싶었다. 집을 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인으로부터 키운 지 얼마 되지 않은 강아지를 얻을 수 있었다. 지인도 유기견센터에서 입양했던 강아지라 순종은 아니었지만 레브라도 레트리버종과 닮은 귀여운 강아지였는데, 지금은 덩치가 크고 늠름하고 멋진 견공이 되었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일들이 잘 풀려 계획했던 4가지 목표를 모두 이루면서 캐나다 정착에 성공했고, 그 모든 것에 매일매일 감사하며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생각해보면 한국에 있을 때는 이미 모두 가지고 있던 것이었는데 멀리 타국에 와서 고생해가며 다시 원상복구를 한 정도로 보일 수도 있었다. 


사실 캐나다로 온 이유는 새로운 삶을 통해
진정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였다. 


소위 말하는 "자아실현"을 위해 이미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그런 부분에서는 아직 나의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이제 겨우 생활의 기반을 새로 다졌을 뿐이다. 하지만 그래서 이제부터가 다시 시작이다.


  성공적으로 정착을 했고 이제 안정된 상황에서 다시 진정한 나의 진로를 모색 중이다. 기존의 생활을 버리고 새로운 모험에 도전했고 나의 힘으로 지금의 모든 것을 다시 이루었다는 성취감과 그로 인해 앞으로의 다른 모험에도 도전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의 주관대로 나갈 수 있는 소신이 생겼고, 어려울 것 같은 일들도 생각만 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도 늘었다. 그 외에도 캐다나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생활하면서 성장한 나의 잠재력은 앞으로 남은 여정에 힘이 되어 줄 것으로 믿는다.


  처음에 캐나다 땅을 밟을 때는 막연히 뭔가 특별한 행복이 앞으로 다가오리라는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이곳에도 특별한 행복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대신 "소확행"이라 불리는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40대의 문턱에서 두 번째 20대를 살기 위해 캐나다로 왔다.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나는 다시 25세의 청년으로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지난 5년은 갓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듯 모든 것이 생소하고 미숙했으며, 재미있기도 했지만 어려움도 많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이제는 그동안의 경험과 생활의 기반 위에서 본격적으로 내가 캐나다에 온 진짜 목표를 이룰 일만 남았다.




  지금까지 저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신 독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캐나다에서의 파란만장하고 소중한 순간들을 글로 남길 수 있게 해 준 "브런치"와 독자님들을 만난 것은 저에게 정말 큰 행운이자 기쁨입니다.

이것으로 "두 번째 20대는 캐나다에서" 시즌 1을 마치고, 시즌 2에서는 캐나다 일상생활에서의 "소확행"과 새로운 꿈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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