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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Aug 29. 2023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에게 받은 장문 편지

내 인생 가장 기억에 남을 편지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에게 받은 장문 편지

- 도서관 글쓰기 수업 후기를 장문 편지로 받았습니다.






총 4회 수업 후 J 어린이한테 받은 편지




이지니 작가님! 저 해맞이 도서관에서 수업을 들었던 ㅈㅇㅅ이에요. (제 아이디가 없는 관계로 엄마의 아이디로 댓글을 써요) 선생님과 수업을 하던 2주 동안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 글쓰기는 원래도 싫어하지 않았지만 선생님과 함께 수업을 해봐서 이제는 글을 쓸 때마다 선생님이 떠오를 것 같아요. 선생님과 수업했던 행복한 기억 덕분에 이제는 글을 기쁘게 쓸 수 있어요. '글쓰기가 원래 이렇게 재미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웃고 떠들고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매주 수요일, 토요일은 제게 가장 즐거운 요일이 되었어요.




처음 시작할 때마다 주말에 있었던 일을 물어봐 주시고 제가 친구들에게도 못한 말을 잘 들어주셨어요. 선생님께서 맞장구를 쳐주시고 그렇게 웃기지 않은 이야기인데도 웃어주셔서 그 시간이 더 즐거워졌어요. 비록 4번밖에 안 되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 4번의 만남 동안 저는 다시는 배우지 못할 의미 있는 것을 가져간 것 같아요.




그리고 선물로 주신 책 <말 안 하면 노는 줄 알아요>는 빠져들어서 읽었어요. 영어 숙제가 오는 동안 책을 봐봤는데 1시간이 10분처럼 지나가더라고요. 책 내용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도 책을 적게 읽는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마음에 팍 꽂히는 스타일의 글은 읽어본 적도, 본 적도 없어요.




또 책 앞에 있는 선생님의 편지는 엄청나게 마음에 와닿았어요. 제게 그림을 잘 그린다고 하신 분은 선생님이 처음이에요. 제 글을 듣고 읽어보신 것도 선생님이 처음이에요. 저는 그동안 제가 쓴 글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았어요. 학교에서 발표를 하라고 할 때는 더 쓰고 싶은 내용이 있지만 발표하기에는 좀 그래서 글을 더 알차게 할 수 있는 내용들은 다 빼버렸어요. 그런데 도서관 수업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알차게 글을 쓴 것 같아요. 저한테는 그만큼 이 수업이 마음에 와닿는 수업이었어요.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그럼 이만 마칠게요~









            편지에 감동한 지니 선생님이 보낸 답장




세상에... ㅇㅅ아! 이렇게 장문의 수업 후기를 남기다니... 너무너무 감동이구나. 작가가 된 후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 게 올해로 4년 차인데, 초등학생에게 감동 가득한 글은 처음 받아본다. 네 편지를 읽고 또 읽었어~ 선생님은 아이들을 가르친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잘~' 하는지를 몰라. 다만, 너희들이 '쓰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재미'를 더 느끼길 바라거든. 재미가 있어야 자주 쓸 테고, 자주 써야 실력이 오를 테니까. ㅇㅅ이가 이런 지니 선생님의 마음을 알고 수업마다 잘 따라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




수업 첫날, ㅇㅅ이가 스크랩북에 그림을 그렸을 때 정말 많이 놀랐어. 감각이 뛰어나서 놀랐고, 잘 그려서 또 놀랐거든. 도서관 사서님 네가 그린 그림에 눈이 휘둥그레지셨어. 수업 시간에 글도 열심히 쓰고 발표도 잘했는데, 그림까지 잘 그려서 놀라셨대. 반달 모양의 웃는 모습이 매력인 너를 선생님 역시 잊지 못할 것 같아. 특히 이 감동의 편지는, 선생님이 앞으로 다른 도서관에서 다른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더욱 생각날 거야. 앞으로 작가, 강사의 길에서 배터리처럼, 보약처럼 꺼내 볼게. ^^




내 인생, 가장 기억에 남는 편지를 받을 수 있는 영광을 줘서 정말 고마워~ 앞으로도 지금처럼 웃음 잃지 말고, 건강하게 잘 지내! 가끔 소식 전해주면 더 좋고! 그럼, 안녕~



_ ㅇㅅ이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지니 선생님이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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