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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Oct 31. 2023

[과제有] 내가 글을 쓰려는 '진짜' 이유

이지니 작가가 진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에세이 글쓰기 수업>

[과제有] 내가 글을 쓰려는 '진짜' 이유









안녕하세요! 지난주, 모두 평안하셨나요? 업 글을 연재하고서 구독자분이 60명이상 늘었어요.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혹시 스치는 수많은 글감 중에 하나의 글로 완성하신 분 계신가요? '완성'까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냥 '끄적임' 정도여도 좋아요! 쓰기를 실행하신 분께 박수를 드려요! (짝짝짝!) 오은 자율 과제가 있어요. 말 그대로 과제는 자유입니다. 하셔도 되고, 안 하셔도 돼요. 하. 지. 만! 에세이 글쓰기에 진심이신 분은 이왕이면 과제를 하셨으좋겠습니다. (헤헤) 그럼, 수업 시작할게요!









여러분, 글을 쓰려는 이유가 뭔가요? “글을 쓰려는데 꼭 이유가 필요한가요?”라는 말은 접어두기로 해요. 쓰는 행위 자체가 좋아서요.”라는 대답도 좋아요. 글을 잘 쓰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내가 왜 글을 쓰고 싶은지, 어떠한 이유 때문인지 한 번쯤은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먼저 『1984』를 쓴 저자 오웰은 자신이 쓴 글쓰기 책 『나는 왜 쓰는가』에서 글을 쓰려는 이유를 네 가지로 말했습니다. 이 책이 좀 두껍긴 해도 좋은 내용이 많으니 관심 있는 분은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첫째,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서.     



 

대부분 공감하는 바죠? 혼자 보는 ‘일기’가 아닌 이상 내 글은 어딘가에 노출되죠. 그 말인즉, 글쓴이 자신의 존재가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나를 세상에 알리는 것만큼 짜릿한 일도 없겠죠. 물론 정반대로 자신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세상에 알려지게 됨을 지극히 꺼리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두 번째는 멋진 문장을 쓰고 싶은 미학적 열정 때문이래요.      




이 말도 동의하죠? 여러분이 지금 이 수업을 듣고 있는 이유 중 하나도 글을 잘 쓰고 싶기 때문이니까요. 멋지고 예쁜 문장, 이왕이면 '독자들이 필사하고 싶은 글귀'가 '내가 쓴 글'이면 정말 좋겠지요.




세 번째는요? 역사적 진실을 파헤치려는 역사적 충동이래요. 마지막은? 정치적 목적이랍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이유는 대부분 아주 크게 와닿지는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좀 더 현실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래 이유 중 나는 어디에 속하는지, 어떤 이유로 글을 쓰려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1. 나 혹은 타인의 치유를 위해     


지금 이 수업의 이름은 뭐지요? 네, 맞아요. 『초보자를 위한 에세이 글쓰기 수업』입니다. 이 수업으로도 얼마든지 ‘내적 치유’를 경험하실 수 있지만, 치유라는 키워드를 앞세운 글쓰기 수업이 많습니다. 글로 마음이 치유된 경험이나 주변 지인 및 책에들어보셨나요? 저 역시 험했고,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아주 많이 들었어요. 마음 아픈 일, 누군가에게 서운한 일, 상처를 받은 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던 대상 등 글을 쓰기 전에는 그 일(혹은 사람)을 떠올리기만 해도 두 팔에 소름이 돋을 만큼 기분이 안 좋았는데, 글로 토해내고 나니 신기하게 ‘별일인 줄 알았는데, 내가 생각한 만큼의 별일은 아니구나’를 경험하죠. 신기하지 않나요? 내 상황과 처지는 변한 게 하나 없는데, 그저 글로 활자화했을 뿐인데, 마치 무거운 돌덩어리를 내려놓은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게…. 글쓰기의 강력한 힘 중 하나가 바로 ‘치유’이기 때문인가 니다. (T.M.I : 저는 굉장히 화가 났을 때야말로 바로 스마트폰 메모 앱을 열고 글을 써요. 너무 화가 나는데, 어디에 털어놓을 수는 없고... 털어놓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고... 메모 앱에 사정없이 쏟아내면 속이 조금은 후련하더라고요. ㅎㅎㅎ)



  

2. 선한 영향력을 위해     


“내가 무슨 공인도 아닌데 선한 영향력이에요?”     


라고 생각하시나요? 선한 영향력이라는 단어가 꼭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정치인 등 유명인사에게만 어울릴까요? 노노!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입니다. 혹시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브런치 등을 운영하요? 그런데 블로그 이웃이 100명이 안 된다고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고작 50명이라고요? 여러분! 내 글을 마주하는 이가 1명이든 100명이든, 1,000명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타인’이 내 글을 보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말인즉, 여러분은 이미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내 글이 단 한 명에게라도 전해질 테고, 읽는 사람 마음속에 침투될 테니 신중히 써야겠지요. 여기서 말하는 ‘신중히’란, 되도록 긍정적인, 희망적인, 힘이 되는 글을 말합니다. 비록 내 상황이 힘들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는 메시지요.      


“아니, 어떻게 매일 긍정적인 글만 씁니까?”

“기분 좋은 글만 쓰라고 한다면, ‘진짜 나’를 숨기란 말인가요?”

“사람이 1년 365일 내내 행복할 수 없잖아요!”     


워워워, 다들 흥분하셨네요. 제 말을 끝까지 들어주세요. 한국말은 뭐다? 끝까지 듣는다! 긍정적인 글을 써라,라는 말에 오해가 없으셔야 합니다. 긍정 글귀, 힘이 나는 메시지, 희망의 메시지를 ‘되도록’이면 쓰길 바란다는 거예요. 만약 책 한 권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전부 부정, 비난, 험담, 신세 한탄 등의 이야기로가득 찼다고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이 독자라면 이런 책 돈 주고 읽고 싶요? 아니, 도서관에서 무료로 봤다고 한들, 다 읽기도 전에 기분이 어떨까요? 물론 부정의 글이 내 마음에 되레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사람 사는 게 다 같구나….’ 하며 위로가 되기도 해요. 알죠! 저도 가끔 엄마들이 모인 ‘맘 카페’에 갑니다. 거기에 ‘부부 클리닉’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어요. 글 하나하나가 소위 ‘막장’ 드라마 저리 가라입니다. 좋은 이야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게 훨씬 많아요. 처음에 이런 글을 접했을 땐, 저렇게 힘들게 사는 부부, 가족도 있는데, 우리 집은 정말 행복한 거네.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하루 이틀 일주일 내내 안 좋은 사건으로 둘러싸인 글을 읽으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시커멓게 변하더라고요.     


내가 당장 화가 나서, 우울해서, 힘들어서 그 상태 그대로를 글로 뱉어도 됩니다. 당연히 써도 돼요. 무조건 써야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내가 가진 글쓰기 창고(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에 매일 올리는 글 모두가 어둠으로 뒤덮이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굳이 비율로 따지면, 10편 중 7~8편 정도는 그럼에도 다시 일어선 ‘긍정’ 이야기로 마무리했으면 싶어요. 사람은 신기하게도 긍정보다 부정 쪽으로 더 빠르게 흡수된대요. 그래서 주변에 긍정적인 사람보다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더 닮아갈 확률이 높아진답니다. 무섭지 않나요?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긍정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아니면 그 반대의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그래요. 다 떠나서 '나를' 위해서라도 긍정을 노력하는 게 좋습니다. 나를 위해서.







3. ‘나’를 브랜딩 하기 위해     


저는요, 2016년 가을에 처음으로 글을 써서 책을 내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당시 모은 돈 전부를 털어 ‘책 쓰기’ 센터에 들이부었죠. 센터에는 같은 기수 10명이 있었어요. 오롯이 글만 써서 책을 내겠다는 사람은 저를 포함해서 3명뿐이었습니다. 그럼, 나머지는? 네, 본업을 가진 상태에서 ‘책’이라는 도구로 자신(의 일)을 알리려는 분들이었어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경찰관, 의사, 프로게이머, 제빵사 등 직업군도 다양했지요. 그중 한 분이 기억에 남네요. 병원 상담사를 하는 분이었는데, 책을 쓰고 싶은 이유가 자신의 사업이 더 잘 되길 바라서래요. 결국, 글을 써서 책출간죠. 자, 이분은 책 출간 후 어떻게 됐을까요? 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것입니다. 책 출간으로 강연이나 컨설팅 요청이 많아졌고, 사업이 더 알려지면서 하루에 서너 시간을 자기도 힘들 만큼 바빠졌다고 합니다. 책의 힘은 여기서도 발휘되네요. ‘내가 일하지 않아도’, 책이 알아서 나를 홍보해 주는 고마운 녀석!      




4. 흘러가는 시간, 소중한 순간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에세이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은 분이 택한 이유였어요. 아무래도 수강생 대부분이 엄마 혹은 은퇴하신 분이라서 자신의 자녀나 손자들에게 줄 선물로 ‘글’을 택하시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육아하면서 아이가 하는 말을 기록하는 분이 많아요. 육아가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시간은 흐르고, 또 그 흐름 속에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이 말 저 말 능수능란하게 잘하는 내 딸, 아들을 보면서 흐뭇해하시죠. 아이가 하는 말을 듣노라면, “세상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혹시, 천재 아니야?”라며 무릎을 칠 때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제 딸아이도 생후 34개월이라서 “네가 이런 말을?” 하며 놀랄 때가 있어요) 그때마다 그저 놀라지만 마시고, 기록을 해보세요. 신기하고 놀랍다며 “역시, 나를 닮아 똑똑하구나.”라며 자화자찬할 시간에, 지금 아이가 한 놀라운 행동 혹은 말을 기록해 뒀다가 기록(글)이 어느 정도 쌓이면 책으로 엮는 건 어때요? 저도 그렇게 하려고요. 훗날 아이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되겠죠? (다 필요 없고, 돈으로 달라고 하진 않겠죠? 하하)      










5. 모르는 걸 알기 위해      


야기하기 전에, 아래 글귀를 봐주세요.    

 


글을 직접 쓰기 전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특정 주제에 대해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정말 아는 것이 없다는 깨달음이 온다. 그럼 비로소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다. 책도 찾아 읽고 신문도 꼼꼼히 살피고 다른 사람들 얘기도 듣고 전문가를 만나 질문하게 된다. 비난이나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불평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불만으로 가득한 사람에게 불만 관련한 글을 부탁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중 자기 불만을 조리 있게 설명해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난 거의 없을 것으로 예측한다. 아는 것, 궁금한 것, 공부하고 싶은 것, 불만거리 등이 있는가? 뭔가 자신의 생각을 펼쳐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가? 그럼 글을 써라. 글이 여러분도 구원하고 사회도 구원할 것이다.      

_ 한근태 당신이 누구인지 책으로 증명하라!     



어디서 들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말게요. 저는 ‘심리’ 쪽에 관심이 있어요. 기회가 닿는다면 심리학 공부를 하고 싶고요. 그렇다고 제가 대학교 심리학과에 편입이라도 할까요?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하죠? 자, 설명 들어갑니다. 내 방 책상 위에 심리학에 관한 책을 최소 30권 이상 둔다. (도서관에서 빌려도 되고, 구매해도 됩니다) 한 권씩 천천히 들여다보며 메모한다. 모든 책을 완독 할 필요는 없고, 목차에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내용만 봐도 무방합니다. 책의 내용을 메모하면서, 내가 직접 겪은 이야기, 신문이나 텔레비전 등 매체를 통해 들은 이야기, ‘심리’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 주변 지인이나 강연회에서 들은 이야기 등을 수집합니다. 이렇게 하면 글이 어느 정도 모이겠죠. 아마 잘은 몰라도 A4 용지 80장은 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답은 나왔습니다. 이제 모인 글을 잘 다듬어서 책으로 낼 수 있거든요. 관심 있는 책 최소 30권을 공부한다면 어디에 가서 이 분야의 '준전문가’라고 말해도 좋다고 합니다. 어때요, 여러분? 혹시 공부하고 싶은, 알고 싶은, 궁금한 키워드가 있나요? 그렇다면 위 방법을 적극 추천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OO 학우님이 글을 쓰려는 이유는 뭔가요?






오늘 수업이 좋았다면, 인사이트를 얻었다면 좋아요, 댓글, 응원을 해주세요! 여러분의 반응이 다음 수업을 준비하는데 아주 큰 힘이 됩니다. *^^*






[자율 과제] 이 수업을 듣고 있는 우리 OO 학우님의 글을 쓰려는 ‘진짜 이유’는 뭔가요? 위에서 말한 이유 외에도 다양하게 나오겠? 한두 줄도 좋으니 댓글로 남겨 주세요. 남의 눈치 볼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느낀 그대로, 생각한 그대로 적으셔요. 학우님들의 다양한 이유를 기다릴게요. (수업 소감 및 다짐을 적어도 좋습니다)







[전자책 출간의 꿈]

https://m.blog.naver.com/hyejin1763/223247089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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