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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Nov 14. 2023

혹시 당신도? 글쓰기가 두려운 5가지 이유

이지니 작가의 <초보자를 위한 에세이 글쓰기 수업>

혹시 당신도? 글쓰기가 두려운 5가지 이유









“글쓰기는 꾸준히 하고 싶은데, 쓰려고 할 때마다 두려운 마음이 생겨요.”      

이 마음은 왜 생기는 걸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시간에는 5가지로 이야기해 볼게요. 혹시! 이 수업을 듣고 계신 분 중 글쓰기에 두려운 마음이 있다면, 몇 번째 이유인지 보셔요~













1. 글쓰기 재능이 부족해요     



어떤 장르를 막론하고 ‘재능’이 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이왕이면 재능 없이 태어나는 것보다 재능을 갖고 태어나면 플러스 요소가 많을 테지요. 그런데요, 이 재능 하나만 있다고 해서 능수는 아니죠. 생각해 보세요. A라는 사람이 글쓰기에 탁월한 재능을 지니고 있어요. 그런데 꾸준히 쓰지 않는 거예요. 아니, 쓸 생각도 안 해요. 자신의 재능을 내버려 둔 채로 썩히는 겁니다. 반면 재능은 없지만, 하루에 한두 줄이라도 꾸준히 쓰려는 B라는 사람이 있어요. 이 둘의 미래가 보이시나요?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결과를 예측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글쓰기에 재능이 있으면 좋지만, 재능 하나만 있다고 해서 전부는 아니에요. 재능보다 더 중요한 건 ‘꾸준이니까요.



단언컨대 세상에 수많은 재능(그리기, 만들기, 요리하기, 조립하기, 운동하기 등) 중에 ‘글쓰기’만큼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도 없는 듯합니다. 외국어 공부에 방도가 없듯이, 글쓰기도 같아요. 많이 읽고, 많이 쓴 사람이 글을 잘 쓰게 되어 있어요. 글쓰기 실력은 기본적인 팁만 알아도 금방 늘어요.(진부하지만 이게 사실인 걸 어쩌겠어요) 여기에 하나만 추가할게요. 읽고, 쓰고, 또? 뭘 한다?



사색하기! 입니다. 글을 쓰려면 꾸준한 읽기와 쓰기는 당연합니다. 거기에 독자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는 글 즉, 통찰력이 있는 글을 쓰려면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지는’ 뜻을 지닌 사색을 해야 해요. 보이는 대로의 1차원적인 생각만 하고 글을 쓴다면, 깊은 사골 육수의 맛을 글에서 느낄 수 없겠죠.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나 마음 상태는, 말마따나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요. ‘타고난 사색가’는 없습니다. 뭐든 다 노력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K 작가님은 자신에게 10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책 읽기에 30분, 글쓰기에 20분, 나머지 50분은 사색하기에 쏟는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듣고 헉! 했어요. ‘과연, 나는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 얼마의 시간을 사색하기에 투자했나.’ 싶어서요. 무릎까지도 안 닿을 법한 얕은 생각으로 글을 쓴 나 자신이 마음에 찔리더라고요. 내공이 느껴지는 글은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었어요. 생각 역시 노력입니다. 그러니, 재능이 없다고 한숨 쉬거나 지레 겁먹지 않기로 약속해요! 제 책 『말 안 하면 노는 줄 알아요』에 적힌 구절로 마무리합니다.   


  

램프의 요정 지니는 무엇이든 꾸준히 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선물한다. 이 글을 쓰는 나도 또 한 번 다짐한다. “재능이 없다고 서러워 말자. 뭐든 꾸준히 한다면 실력은 자동으로 따라올 테니까. 파이팅!”     







2.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자주 틀려요     



“글 쓸 때마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자주 틀려서 스트레스받아요. 아예 쓰기 싫어집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 영역은 망망대해와도 같지 않나요? 어느 누가 이 영역을 자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오죽하면 십수 년째 방영하는 <우리말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이 다 있겠어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려고 1~2년 이상은 기본으로 공부다는데, 그럼에도 스튜디오에 나와서 문제를 풀면 다 맞추지 못하잖아요. 그만큼 광활한 범주가 바로 맞춤법과 띄어쓰기입니다. 저는 이렇게 해요. 틀릴 때마다, 맞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생각나지 않을 때마다 수시로 사전을 들춥니다. 초반에는 매번 사전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귀찮았어요. 그런데 습관이란 게 수십 번 검색하다 보니 어느새 내 몸에 배어서 하루에 20번, 30번 넘게 사전 앱을 열어 검색해도 전혀 귀찮지가 않더라고요. 가족이나 지인들은 “매번 그렇게 찾는 거, 안 귀찮아?”라고 하는데, 이미 습관이 돼서 몸에 뱄으니 ‘그때마다 검색 안 하는 게 더 스트레스’ 더라고요. (하하) 자주 틀리는 글자는 노트에 따로 정리해도 좋고요, 학창 시절, 잘 외워지지 않는 영어 단어는 포스트잇에 써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었잖아요. 그렇게 하셔도 되고요. 아니면 저처럼 완전히 체화될 때까지 검색하셔도 좋습니다. 별것 아닌 일에 괜히 스트레스받아서 마음에 병을 들이지 말자고요.











3. 나이가 적어요 / 나이가 많아요    

 


강의할 때 학우분들에게 종종 듣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나이가 어려서 혹은 많아서 글을 쓰기가 꺼려진다는 거예요. 아직 20대밖에 안 된 내 글을 누가 진지하게 읽어주겠느냐, 노인네가 쓴 글을 누가 흥미롭게 읽겠느냐,라고 하시면서요. 여기에 대한 답변을 김은영 작가님이 미리 해놓으셨네요. (인용 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나이가 어리면 또래와 소통할 수 있는 글을 쓰면 됩니다. 또래가 품고 있을 만한 고민이나 공감할 만한 것들을 주제로 자신이 그것들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를 쓰면 되지요. 그리고 또래를 독자층으로 두면 독자들이 무엇을 좋아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의 고민’이 ‘너의 고민’인 경우가 많으니 독자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며 그 나이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작가가 되기에 너무 나이가 많다고 느낀다면 젊은 친구들에게 멋진 선배가 되어주면 됩니다. (중략) 자신의 나이를 단점이라 생각하지 말고 지금까지 해온 수많은 시행착오와 그 덕에 쌓은 지혜를 젊은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는 것입니다. 단, 잔소리 같지 않게요. _ 김은경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4. 내 글을 오픈하기가 두려워요

     


“글 쓰는 자체는 뭐 괜찮은데, 내 글을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공개하는 건 좀 꺼려져요.”     



물론 이해합니다. 뭐든 생각의 한 끗 차이라고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의 문을 열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억지로 열 필요는 없습니다. 뭐든 ‘자기의 때(타이밍)’가 있는 법이니까요. 특히 자신의 글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컴퓨터 ‘내 문서’ 안에 쓴 글을 차곡차곡 잘 쌓는다면 굳이, 억지로 글을 오픈하라고는 더욱 얘기 안 해요. 나만 보는 글을 쓰려는 사람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있어서, 이놈의 ‘작심삼일’을 방지하고자 약간의 강제성이 있는 ‘오픈형 글쓰기’를 권유하는 겁니다. 은유 작가님이 쓴 『글쓰기의 최전선』에 보면 이런 글귀가 있어요.      



혼자 쓰고 혼자 읽고 혼자 덮는 것은 일기다. 글쓰기가 아니다. 비밀이 한 사람에게라도 발언할 때 생겨나는 것이듯 글쓰기라는 것에는 어차피 ‘공적’ 글쓰기라는 괄호가 쳐 있다. 그래서 글쓰기는 곧 남들에게 보이는 삶, 해석당하는 삶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버리는 일이다.      



혼자 쓰고 혼자 읽고 혼자 덮는 건, 글쓰기가 아니래요. 충격인가요? ‘글쓰기’라는 글자 앞에 보이지 않는 두 글자 ‘공적’이란 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결국에는 글이란, 나 혼자만 쓰고 보려는 게 아니라 단 한 사람에게라도 보이게 되는 거란 걸. 이왕 위 글귀를 만났으니, 마음을 열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래, 까짓 거 내 글을 오픈해 보자!’



팁 : 처음부터 내 이야기를 오픈하기가 꺼려진다면, 책이나 영화 리뷰는 어때요? 내가 읽은 책에서 마음에 닿는 글귀를 적고, 내 느낌을 한두 줄 덧붙이는 거죠. 이 정도라면 공적 글쓰기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을 것 같아요.





5. 가족, 지인 이야기라서 그들이 볼까 봐요



위 네 번째 이유와 비슷할 수 있겠네요. 가족이나 지인들의 이야기를 쓸 건데, 그들이 볼까 봐 글쓰기가 꺼려진다는 분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없는 일이 아닌, '있었던 일'을 쓰는 에세이라서 조심스러워하세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렇다고 쓰기 자체를 포기하기엔 비겁(?)해요. 그럼에도 쓰기를 멈추지 않는 정신! 일단 가족이나 지인들이 자신이 쓴 글을 볼까 두렵다면 굳이 글을 공개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내 컴퓨터 속 '파일'에 차곡차곡 모아도 좋아요. 추후 글을 공개해도 된다고 여겨질 때 그때 보여주세요. 아니다! 그럼에도 글을 공개하고 싶다!라고 한다면, 가공하셔도 좋습니다. 엥? 가공이라뇨? 소설이 아닌데요? 네, 우리는 지금 소설이 아닌, 에세이를 얘기하고 있어요. 에세이도 어느 정도 가공이 필요합니다. 무조건은 아니고요, 필요에 따라 말이죠. 내가 한 말이나, 상대가 한 말을 곧이곧대로 쓰지 않죠. 좀 더 맛깔스럽게 가공합니다. 또한 지인들 이야기를 써야 할 때, 다 오픈하기 꺼려질 때 가공을 택하죠. 글에 나오는 성별, 나이, 직업군 등을 바꾸면 돼요. 어떻게? 아~무도 모르게.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글쓰기에 딱히 두려움이 없는 분이라면, 오늘! 당장! ㅎㅎㅎ 글 한 편 써서 글쓰기 플랫폼(블로그, 인스타그램, 브런치 등)에 올려 보세요~!


따뜻한 차 한 잔과 글쓰기, 어때요? ^^

                                                                                                                                              



여러분이 주시는 좋아요, 댓글, 응원하기가 다음 수업을 준비하는데에 큰 힘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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