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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Apr 28. 2020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을 돕고 있다

이지니 산문집 <삶을 돌아보는 산문집>



사명이라 여기며 시작했지만, 2017년 3월에 출간된 첫 책에는 큰 의미가 없었다. 누군가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지금보다 작았음을 고백한다. 그저 누군가 읽어주면 고마운 정도, 그게 다였다. 하지만 두 번째 책을 준비하면서 내 마음은 밤에서 낮이 된 것처럼 완전히 달라졌다. 첫 책을 읽은 독자분들에게 받은 메시지 때문이다. 책을 반드시 써야만 하는 뚜렷한 목적이 생긴 것이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꿈이 되고 위로가 된다고 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뭐라고, 내 글이 뭐라고.     



작가라면 응당 글을 잘 써야 한다. 그렇다면 내 글은? 글이 쉬워 가독성이 높긴 해도, 이렇다 할 기막힌 문체는 찾기 어렵다.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것은 하나다. 어둡고 차가워 우울함이 밀려오는 글 말고, 착하고 따스한 글, 희망이 보이는 글을 쓰고 싶다. 설령 시작이 좀 어둡다 해도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해피엔딩을 원한다.     



인지도 있는 작가의 글도, 베스트셀러 도서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귀한 시간을 내어 읽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사실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부정과 작별하고, 꿈을 찾고, 희망을 얻고, 무언가에 도전했다는 말들을 들으니 더욱 기쁘다. 처음으로 돈을 보지 않고 온 길. 끈기를 갖고 오래오래 가고픈 길. 그래서인지 그분들의 따스한 언어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누군가의 인생을 돕는다는 것은 특별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타인을 돕고 있다. 눈으로 일일이 확인할 수 없을 뿐, 상대의 인생에 전환점이 되어 줄 다리를 놓아주고,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가 돼준다는 사실이다. 여하튼, 앞으로 더욱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 나도 잘 안다. 나약한 인간이라서 어려운 일 앞에 쉽게 넘어질 테지만, 그럼에도 툭툭 털고 다시 일어서겠다고. 시간을 먹을수록 따스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나를 채우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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