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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Mar 10. 2024

내 스윙대로

골프가 재미있는 이유

1만 시간의 법칙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데


전문가까진 바라지도 않고,


운동신경이 나쁘지 않은 내가 10년 정도 쳤으면

최소 100타 이내의 점수는 나야 정상 아닌가...


골프 말이다.




그래서 이번엔 따져 봤다.


30년 지기 절친들하고만 일 년에 평균 3번 치는데

라운딩 하는데 최소 4시간 잡으면 12시간.


그때마다 사전에 받는 레슨과 연습 시간까지 합치면

양심적으로 한해 총 20시간은 투자하니까

10년이면 대략 200시간 훈련한 셈이다.


그렇다.

전문가가 되기엔 턱없이 모자라는 2%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한 번씩 제대로 맞아

쭉쭉 뻗어가는 드라이버 샷이 나올 때마다

한참 먼 거리인데도 귀신처럼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퍼팅 샷을 볼 때마다


뭔가 좀 더 노력하면

타이거 우즈 친구의 친구 정도 실력은 되지 않을까 싶어 이번 올해 첫 라운딩을 준비했다.

(시간을 더 투자했다기보다 마음의 준비 말이다)


전략적으로 10년 간 계속 들었던 단점 3가지를

집중해 고쳐 보기로 했는데


1. 힘 빼고

2. 머리 고정

3. 허리 완전히 돌는 스윙 하기


어제 올해 봄맞이 첫 라운딩에서 그 결과가 나왔다.


100타 이내 점수는 실패했지만

실수가 줄어 잃어버린 공이 3개뿐이었고

방향이 살짝 달랐지만 원하는 거리까지 공이 날아갔다. (제대로 맞는 순간의 짜릿함을 아는가)


무엇보다도

친구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보내는

이 멋진 시간을 즐길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슬슬 올라온

마지막 파 5홀에서 대미를 장식할 드라이버 샷을

날리려는 순간.


친구 녀석이 다가와

슬쩍 자세를 잡아주고 간다.

(지금까지 내 스윙대로 잘 쳐왔는데, 흐름이 끊겼다)


갑자기 알려 준 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잘 쳐야 한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탕!


내가 친 공이 하늘이 아닌 땅으로 튄다.


역시,

골프는 몸보다 마음을 단련하는 운동이구나...

제야 점점 재미가 붙기 시작한다.


https://brunch.co.kr/@jsbondkim/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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