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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Apr 17. 2024

나무

아파트 수목 지/전정 작업이 한창이다.


저층에 햇빛을 잘 들게 하고

나뭇잎의 벌레들도 없애고

궁극적으로 나무들이 더 건강하게 잘 자라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던데


막 꽃이 피고 푸른 잎들이 나기 시작한 가지들을

사정없이 싹둑 잘라낸 모습이

마치 신병 훈련소에서 머리를 빡빡 밀어버린

청춘들 같아 안쓰럽다.


한편으

화려한 가지와 잎들로 가려졌던 몸통이

화장발과 옷발로 포장된 우리네 맨살 드러난 것처럼

흉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인간 사회가 그렇듯


이 나무들 역시 이런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건강한 청년으로 성장하고

성숙한 어른으로 늙어갈 것이다.




그대 춤을 추는 나무 같아요.

그 안에 투박한 음악은 나예요.

네 곁에만 움츠린 두려움들도

애틋한 그림이 되겠죠...


카더가든 <나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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