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알려 주지 않아도 꿈을 접는 건 쉬워

『종이접기』 , 이소현

by 착한별

작년에 나에게 처음 동시의 세계를 알려준 동시요정이 며칠 전, 톡방에 너튜브 링크를 공유했다. 레마(Rema) 채널에 올라온 신곡이었다. 대중가요는 대부분 이미 만들어진 데모곡(샘플 음원)을 듣고 작사가가 가사를 쓴다. 그와 반대로 레마 채널은 좋은 (동)시에 멜로디를 입힌다.

https://youtu.be/iLWyVbNNX_Y?si=SIXWz5G18IIyNz5h

누가 알려 주지 않아도 꿈을 접는 건 쉬워

노래로 만들어진 동시는 이소현 시인의 <종이접기>다. 첫 소절만 들었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덤덤한 목소리로 시작하지만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도입부였다. 해당 동시가 수록된 『충주작가 제6호』 를 찾아 읽으며 다시 노래를 들었다. 왜 내가 첫 소절에 울컥했을까 알고 싶었다.


시인은 동사 '접다'를 이중적 의미로 사용했다. 동시 제목은 '종이접기'이지만 내용은 꿈을 접고 또 접고 접어본 누군가의 이야기다. 접은 종이를 펼치면 금이 나 있는 건 당연한데 꿈을 펼치면 금이 나있다는 부분에서는 마음 한편이 저려왔다. 종이 접기처럼 내가 원하는 꿈을 만들어 가는 것을 '접기'로 표현한 것 같기도 하고. 자꾸만 자신이 없어져서 꿈꾸는 것을 멈칫한 것을 '접기'로 표현했을 수도 있다. 꿈은 지울 수 없는 것이기에 꿈을 접을수록 금은 선명해지는 걸 테다. 그렇다면 '금'은 꿈을 위해 '내가 쌓아온 시간'일 것이다. 끝내는 펼치게 될 꿈을 위해 다들 오늘도 꿈을 접는 거다. 보면 볼수록 펼치고 싶은 종이접기 같은 꿈. 내가 펼치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고 보니 '펼치다'도 이중적 의미다. 시인의 언어적 센스가 돋보이는 동시다.


어리고 젊었을 적에는 꿈이 명사인 줄 알았다. 되고 싶은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게는 꿈이 없었나 보다. 마흔이 넘어서 꿈은 동사라는 걸 알았다. 지금 내 꿈은 죽는 날까지 '쓰는' 사람으로 사는 것이다. 다양한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 읽고 쓰다 보면 또 다른 꿈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내가 어떤 꿈을 갖던지 꿈을 여러 번 접어야 할 거라는 것을 안다. 접으면서 생기는 금이 선명해질 거란 것도 안다. 한 번에 잘 접기 어렵다는 것도 접어놓고 오랫동안 펼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나는 접을 수 있는 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금'을 만들어가는 지금이 참 좋다. 지금은 '금(gold)'을 만드는 시간이다.

ON 문장: 누가 알려 주지 않아도 꿈을 접는 건 쉬워
OWN 문장: 내가 원하는 만큼 꿈을 접고 접어서 끝내 펼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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