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공부』 , 김익한
외로움이란 무엇일까? 나는 언제 외로움을 느낄까? 다른 사람들이 내가 외로워 보인다고 생각했을 때 진짜로 나는 외로웠을까?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외로웠을까?
어릴 적에 나는 외롭다기보다는 심심했던 것 같다. 호기심 많고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내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아주 오랫동안 나는 혼자 생각 놀이를 했다. 상상이라기보다는 그냥 생각이었다. 나는 나의 생각 나라에 살았다. 가끔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면 생각을 꺼내기도 했지만 마음속 빈 공간은 늘 있었다.
30대 초반, 친구들이 거의 다 결혼하고 남은 친구들마저 연애중일 때 문득 외롭다는 생각을 처음 했다. 어느 날인가 퇴근 후에 길을 걷는데 바람이 불었다. 마음에 구멍이 나서 바람이 나를 통과하는 것 같았다. 통역하는 일에 지쳐 있었고 옆에 기댈 사람도 없었으니 그럴만했다. 모래사막 위를 걷는 마음으로 집에 왔던 기억이 난다.
만약 그때 내가 지금처럼 독서를 했다면, 집중해서 배우고 있는 분야가 있었다면, 꿈이 있었다면, 외로울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퇴근 후에 운동도 하고 새로운 것도 배우면 좋았을 텐데 그땐 나를 어떻게 돌보아야 하는지 몰랐다.
내가 지금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다른 사람과 함께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나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로움은 내가 나를 외롭게 두었을 때
생기는 감정이다.
따라서, 외로움은 외부로 향하던 관심을
나의 내면으로 돌려 나를 더 보살피라는
일종의 신호라고 할 수 있다.
- 『거인의 공부』 , 김익한 -
김익한 교수는 《거인의 공부》에서 '외로움은 내가 나를 외롭게 두었을 때 생기는 감정'이라고 했다. 나를 외롭게 둔다는 건 '나를 보살피지 않는다'는 뜻이다. 외로움은 타인의 관심이나 사랑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나를 돌볼 때, 내가 나에게 집중하며 나를 위해 에너지를 쓸 때 외로움은 나와 멀어진다.
나를 사랑하고 보살필 줄 알게 된 지금의 나는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다. 오히려 타인의 방해 없이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더 많다. 읽어야 할 책이, 배울 것이, 해야 할 일이 많으니 하루가 모자라다. 외로울 틈이 없다. 나의 일을 하나씩 해낼 때마다 마음이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할 때이다. 몰입하는 나와 함께일 때 나는 외롭지 않다.
ON 문장: 외로움은 내가 나를 외롭게 두었을 때 생기는 감정이다.
OWN 문장: 외로움은 내가 몰입하고 있는 일이 없을 때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