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시간을 대하는 태도
2016년에 아이를 낳았다. 지난 십 년 동안 육아에 최선을 다했다. 아쉬움이 1도 없을 정도로 아이와의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 그 10년 중 7년은 나를 위한 책도 많이 읽었고 서평단 활동도 열심히 했다. 그림책 관련된 이런저런 공부도 하고 자격증도 여러 개 따고 무엇보다 단독저서 한 권도 냈다. 아이만 키우지 않고 나를 위해서도 살았다. 2016년 이전의 10~15년도 통역사로 열심히 살았다. 생각해 보니, 나는 학창 시절보다 사회에 나온 후에 오히려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것 같다. 내가 해야 하는 것들에 늘 '진심'이었다. 그게 내 강점이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니, 내가 애쓴 건 모두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다는 말이 이해된다. 내가 경험한 것들, 애쓰고 노력한 것들이 모두 내 안에 있다. 그 모든 것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경험은 다른 분야에 가서도 분명히 도움이 된다. 새로운 분야에서 초보라고 주눅 들 필요 없다.
《세바시 인생 질문》에서 박신양 화가(배우)와 송길영 작가의 대화를 들었다. 배우가 아닌 화가로서의 10년을 보낸 박신양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무엇을 하든 십 년은 꾸준히 파 보아야 한다. 그 시간을 충실하게 보내야 한다. 10년이라는 시간은 긴 것 같아도 새로운 분야를 시작한 거라면 겨우 감잡고 러프 스케치 정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상태일 것이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고 그다음 단계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 필요한 건, 어떤 단계에 도달하기 위한 시간을 보낼 각오이다. 그것을 박신양은 '시간을 대하는 태도'라 한 것이다.
자기 안에 녹아든 것이 많아야 그로부터 창의적인 것이 나온다는 말을 좋아한다. 앞으로 더욱 내 안에 녹아든 것이 많았으면 좋겠다. 빈 바구니가 아닌 지금까지 담은 것들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하게 되는 건 신나는 일이다. 내가 가진 것들과 어떻게 융합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기 안에 녹아든 것이 많으려면 마땅히 보내야 할 시간을 묵묵히 대하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버틴 시간이 주는 선물은 꼭 있다. 앞으로의 십 년은 또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알겠다. 삶은 태도가 전부다.
ON 문장: 지나온 10년은 숨길 수 없다.
OWN 문장: 버틴 시간이 주는 선물은 꼭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