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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헌 Aug 21. 2024

내 인생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나도 몰랐던 마음 설계도

 


 내 인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제 생각과 감정과 행동의 관계를 알았다면, 감정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갈 차례다. 이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면 내 인생이 어떻게 되는지도 명확히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시작해 보자. 모든 것의 중심에는 감정이 있다.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우선 정보가 들어오면 우리는 감정 뇌가 먼저 안전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감정에 의해 판단되고, 의미가 부여된 정보는 생각과 행동에 상호 영향을 미친다.     


감정이 생각을 만들고, 생각이 감정을 만든다. 

감정이 행동을 만들고 행동이 감정을 만든다.      


  그렇게 감정의 필터링을 거치면 우리는 대상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된다. 다시 말해 나의 가치관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가치관은 대상에 대해 가지는 근본적 태도나 관점이다. 그래서 가치관은 무언가를 평가할 때의 근본 방향을 형성하고, 문제의 본질을 규정한다. 따라서 감정의 개입에 의해 형성된 가치관은 이성을 통해서는 바꿀 수 없으며, 오직 감정의 변화를 동반하는 경험을 통해서만 바꿀 수 있다. 가치관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가치관과 반대되는 경험을 하는 것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각을 한다고 가치관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대로부터 올바른 말을 들었다고 해도 감정이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로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정치 토론이 설득이 안 되고 진영의 말싸움으로 끝나는 것이나 아무리 도덕적이나 상식적인 말을 해도 잘 먹히지 않는 것은 모두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치관이 형성되면 어지간해서는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치관은 인간 행동의 밑바탕을 형성한다.    

  

  감정이 나의 정체성을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치관을 믿게 되면 세상을 이해하는 사고의 틀이 만들어진다. 보통 프레임이나 세계관이라는 것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여기에서 신념이 나온다. 그리고 이것이 나를 규정하는 정체성을 만들게 되고, 내 존재의 본질이 된다. 이것은 뇌의 고정된 패턴으로 자리 잡고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이렇게 정체성이 생기면 세상에 대한 생각과 행동양식 그리고 판단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는 자유와 혁신에 대한 믿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사회주의는 공유와 평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사유화나 국유화에 대한 경제 시스템이나 다당제, 일당제 등 정치제도 등에 대한 사고의 틀이 달라진다. 이에 따라 상대에 대해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문화들이 만들어진다.



  조선시대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은 왕을 투표로 뽑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하거나 노비제도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찬가지로 종교인이라면 종교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으며, 세상은 신의 작품이고, 사람의 신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가지게 된다. 반면 무교나 무신론자라면 인간은 물질일 뿐이며,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어떤 현상에 대한 해석이 정반대로 달라진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 가치판단과 의미부여를 하는 감정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논리적인 설명이나 과학적인 근거를 들이대로 상대는 설득되지 못한다. 이성적으로 아무리 논리적이어도 감정이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정치적, 종교적 차이를 좁히기 어려운 이유이며, 세대갈등, 젠더갈등을 비롯한 모든 인간관계의 갈등 원인이기도 하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국가에 따라, 지역에 따라, 개인의 환경에 따라 크고 작은 수많은 차이점을 만들어 내고 그것들이 모여 나만의 정체성이 된다.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은 감정이다. 감정은 가치관을 만들고, 가치관은 세계관을 만들고, 세계관은 정체성을 만들고,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자신이 가치 없다는 감정을 느끼면 우리의 뇌는 그런 상태를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반대로 자신이 소중하고 행복하다는 감정의 믿음은 다른 화학적 상태를 만들게 된다. 


  결국 이러한 정체성에 따라 삶의 과정이 만들어지고, 과정에 따른 결과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반복되면서 뇌의 일정한 패턴을 만들게 되고 이는 습관이 된다. 그것이 굳어지면 바뀌지 않는 나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현상을 유지하려는 보수화가 되거나 바뀌지 않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우리의 인생은 이렇게 돌아간다. 이것은 내 인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인생에 변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작동원리다. 그래서 좋은 인생을 만들려면, 좋은 느낌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감정을 내버려 두면, 인생을 내버려 두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감정의 동물이 감정을 소홀히 대하면 인생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정체성이 만드는 인생의 미션과 목적


  정체성은 존재의 본질이다. 내가 누가인지를 알려주는 이름표다. 정체성은 나에 대한 느낌이며, 나에 대한 감정이다. 따라서 정체성이 나의 생각을 만들고 나의 행동을 만든다.


  정체성에 미션이 있고, 목적이 있다. 미션은 존재의 의미, 삶의 철학이다. 목적은 우리가 나아갈 방향성이고 존재의 이유다. 그리고 미션에 따라 비전을 설정하며, 목적에 따라 목표를 설정한다. 


  따라서 자신의 정체성이 미션과 목적에 맞지 않는다면 우리는 실천하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잘못된 목표이며, 열망을 만들 수 없다. 열정이 식고 끈기가 사라진다.


  열정은 정체성 안에 있다. 정체성은 내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결정한다. 우리가 어떤 목표를 세우더라도 꾸준히 열심히 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는 건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에 몰입하지 못하고, 열정적인 힘을 내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정체성을 올바로 설정하는 것이 올바른 감정을 만드는 방법이며 열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세상의 모든 성공하는 방법은 여기에서 나온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그릿>의 저자인 앤절라 더크워스도 정체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의 열정과 끈기는 냉철하고 계산적인 분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를 규정한 모습이 힘이 된다고 강조한다. 정체성이 성공을 만드는 끈기의 힘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해내는 힘은 다른 어떤 요인보다 우리의 정체성에 의해 좌우된다.


  그러니 자신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정체성을 바꿔야 인생을 진정으로 바꿀 수 있다. 그것은 결국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바꾸는 것이며, 결국은 자신의 감정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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