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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효정 Apr 01. 2024

달콤한 창작의 공간

나의 카페 이야기 1

아침햇살이 눈부신 2024년 4월 1일 아침입니다. 오늘부터 새로운 책을 연재합니다.
카페와 창작에 대한 이야기예요.

저의 경우 창작의  순간은 상반된 두 개의 이미지로 정리됩니다. 어떤 순간은 엄청난 몰입으로 우주 안에 홀로 있으나 나 하나로 이 우주가 가득 차는 그런 느낌, 충만한 기분이 느껴집니다. 잘 설명하기는 어려운데요, 무언가 근원을 알 수 없는 행복감, 펜과 내가 하나 되는 그런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노트북 자판과 내가 하나 된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떤 순간에는 쓰는 행위가 도저히 엄두가 안나는  고독한 순간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달콤한 케이크와 음료, 즐거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카페에 사람들이 모입니다. 그곳은 혼자 있지만 함께 있는 기분을 함께 느낄 수 있고, 나의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남의 공간을 엿볼 수 있지요.


동네에 새롭게 문을 연 카페는 케이크가 맛있기로 유명한 프랜차이즈 카페입니다.

산책을 하다가 커피 생각이 나서 들어온 부부, 과제를 하면서 샌드위치를 먹는 학생, 혼자 책을 읽는 중년의 아주머니, 학원에 가기 전에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여고생들, 할아버지 생신 장소로 이동하던 중에 생신 케이크를 사러 온 가족, 강아지 산책을 시키다가 아빠는 강아지와 밖에 있고 엄마와 아이는 음료를 사러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고개를 들어 사람들을 보다가 가만히 노트북을 엽니다.

커서가 깜박입니다. 저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턱을 괴고 이야기를 기다리는 친구의 눈동자 같이 보입니다.

'이제 써야지.'

생각이 조금씩 차오릅니다. 손가락은 차오른 생각과 감정을 경험과 버무려 써 내려갑니다.

저는 글에는 힘이 있어서 진심을 다해 정성껏 쓴 책은 언젠가 사람들을 찾아간다고 믿습니다.


익숙한 동네의 카페에서 차분히 앉아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은 즐거우며 자유로움조차 느껴집니다.

때로는 낯선 동네에 갔다가도 마음에 드는 카페가 있으면 꼭 들어가서 차를 한 잔 마시고 글을 씁니다. 어떤 날은 주인아주머니와 이야기가 잘 통해서 한 참 이야기를 나누고 온 적도 있습니다.


2년 전에는 출장길에 낯선 동네 외딴 골목 끝에 자리 잡은 작은 카페의 커피가 맛이 있어서 원두를 200그램 정도 사가지고 집에 돌아온 적도 있어요.  또 한옥의 정취가 아름다운 카페에서 교육을 진행한 적도 있습니다. 혜화동에 있는 그 카페는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한옥의 자태가 그대로 느껴지고 주인장의 수제 케이크가 아주 별미입니다. 저는 그 한옥 카페의 쑥 향 가득한  쑥케이크를 진한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는 것을 제일 좋아합니다.


새로운 장소는 저의 삶과 생각과 감정을 새롭게 불러일으킵니다.

’ 나의 카페 이야기‘는 카페라는 공간과 그 안에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창작의 소중함에 대해 써 볼 예정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골목을 두 발로 걷고 그 안에 자리 잡은 사람 냄새나는 작은 카페를 만나고 글을 쓰는 일.


그것은 결국 문장을 통해 자신을 만나는 여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24년 4월 1일 아침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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