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다는 마음
그는 요즘 복잡다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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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일상은 사실 매우 단순했다. 단순한 만큼 아주 사소한 것도 제대로 이룰 수 없는 삶이라 그는 포기하는 삶을 택해왔다. 누구에게도 관심을 받지 않은 것에 무감해졌고 주머니에 적당히 죽지 않을 정도의 돈에 안심했고 외출 뒤 내리는 갑작스런 비에 자신의 불운을 확신했다. 불행의 예감은 단단했고 간단했다. 그래서 그는 어떤 것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언제든지 브레이크가 고장난 트럭을 받아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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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그가 요즘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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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생각에도 삶은 여전히 단순했다. 그는 약간 들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또 다른 불행의 예감을 불러왔고 그는 완벽한 포물선을 그리며 바닥에 곤두박질 칠 순간을 상상했다. 그럴 때면 그는 걷다가도 움찔거렸고 복잡한 머릿속 생각을 풀고자 잰 걸음으로 도로를 걸어다니다 툭, 튀어나온 돌부리에도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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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복잡함을 인정했다. 그때부터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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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불행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도로를 달리는 차를 보면 몸을 웅크렸고 갑자기 튀어 나온 사람의 모습에 화들짝 놀랐고, 누군가의 호의에 웃다가 후에 심하게 울었고 기대감에 부풀었다가 스스로 그것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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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은 복잡한 생각처럼 뒤엉켰고 자신의 복잡한 생각을 풀 수 없다고 확신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고장나버렸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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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풀린 신발끈이 하느작거리는 걸 멍하니 바라보며 걸었고 그것을 밟고 넘어질 뻔하다가 우두커니 서서 신발끈을 묶으려 몸을 숙였고 그대로 무너져내렸다.
그는 아주 오랫동안 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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