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 파울로 코엘로 / 341page
그는 에필로그에 내 앞에 펼쳐진 단조로운 풍경과, 이런 황량한 평원에 대체 어디서 솟아났는지 모를 바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내 안내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뒤를 봐도 똑같은 풍경이었다. 다른 것이라고는, 걸을 때마다 흙먼지를 날리며 찍힌 내 발자국이 남아 있다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나마도 덧없을 것이었다. 밤이 내리기도 전에 바람에 다 지워져 버릴 테니까. 눈앞의 모든 건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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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에는, 지루한 데다 이해할 수도 없는 순례길을 걷고 있다는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쉬어갈 만한 곳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팩스도 휴대전화도 없었으므로~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