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어버이날에 선물 받은 작가 김정현 <아버지의 편지 >입니다. 당시읽고 나서 적은 글이 있어 올려 봅니다.
평소 엄마가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지 어버이날에 아이들이 용돈을 모아 책을 선물했다.두 권 중에 한 권이 "아버지의 편지"다.아이들이 서점에 가서 얼마나 고민하고 들여다봐서 고른 책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저 사랑스럽고 고맙다. 가로길이가 다른 책 보다 길고 약간은 빛바랜 느낌이어서부모로부터 받은 편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버지의 편지>를 쓴 작가 김정현은 본인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자식들에게 들려준다. 몇 년 전에 경제위기를 겪을 때 김정현의 "아버지"는사회적인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그런 이미지 때문이었는지 작가는 <아버지의 편지>를 선보였다.우리 부모를 대신하여 한 권에 책에 꼭꼭 눌러 담아 선물처럼 들려주는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어버이날에 받은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아이들에게해 주고 싶은 말들이 그곳에 빼곡히 적혀 있었다.역설적으로 아이들은 그런 바람으로로 이 책을 골랐던 것일까?매일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잔소리는 싫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저런 사소한 잔소리가 아닌 가슴이 따뜻한 이야기가 듣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아버지는 가난한 시절에 사느라고 바빠서 삶의 무게를 이기느라자녀들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할 줄 몰랐다. 어찌 아비 가슴에 자식 사랑의 마음이 없었으랴.사회적인 환경이 그들을 억압했으며삶의 질곡이 그렇게 만들었던 것이다.윗세대 아버지로부터 받은 표현 없는 사랑이 그들에게도 학습되었을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아버지들은 많이 달라지고 변화하고 있지만 대화의 단절은 계속되고 있다.
아침에 일찍 출근했다가 밤늦게 돌아오는 아버지와 마주하기란쉽지 않다. 자녀들은 공부에 시달리느라 학교와 학원에서거의 시간을 보내므로 같이 마음을 터 놓고 대화하기가 어렵다.길들여진 세월 속에 아이들은 훌쩍 커 버리고 함께 공유할 멋진 추억도 없이 유년시절을 그렇게 넘기고 만다. 사실아이들과 놀고 마주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잘 모르며 지나치게 마련이다.
작가도 예외는 아니어서 살아가며 못해준 이야기들을이미 커버린 자녀들에게 편지를 통해서 하고 있다. 아비랍시고 아들을 끓어 앉혀 놓고 훈계를 늘어놓으려는 것이 아니다. 지나온 삶의 흔적들을 되밟아 가며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를기억 속에서 찾아냈노라고 작가는 말한다.머리 숙여 가르침을 받았던 이들로부터 얻은 지혜를 미약한 거름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소망으로 말이다.그리고 머뭇거리는 모든 아비와 아들 딸들에게소통의 고리가 되었으면 하는 심정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척 바쁘다.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의사의 소통이되지 않는다면 가족의 행복은 없으며 자녀들의 미래도 불투명해진다.이해와 사랑의 마음으로 살아가려면 의사소통이 중요한 것이다.
아들아, 딸아. 숲을 보는 길, 나무를 보는 길, 그 모두가 저마다 소중한 삶의 길이다. 힘이 다소
들겠지만 마음먹은 네 길을 걷는 틈틈이 다른 길에도 조금은 눈길을 주었으면 싶구나. 그것은 결코 욕심이 아니다. 마음먹은 네 길을 걷는 데 편협하지 않고, 되돌아보는 여백을 가지며, 깊이 들어갈수록 멀어지게 되는 다른 것을 채워 주거나 붙잡기 위함이다. 책 99page
난 작가가 하고 있는 이야기를 빌려서라도 자녀들한테 들려주고 싶다. 아니 내가 다 읽고 나서 아이들한테 읽어보라고 권할 것이다.그리고 아이들한테 가끔씩이라도 사랑의 마음을 담은메일이라도 보내면서 지내야겠다.마음을 담은 편지를 아이들이 본다면좀 더 부모를 이해하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작은 행복이라도 느끼지 않을까?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가 아닌 마음을 열어 심정을 고백하고 고민과 고충을 얘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의 상황을 물어보며 들어주고 함께 모색해가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서 함께 놀아주고 추억을 만들어간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데 좋지 않을까? 이런 부모와 자식으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행복한 삶일까 생각해 본다. 그런 시간이 우리들에게 너무나 소중한데 평소에 그냥 무덤덤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좀 더 아이들과 마주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