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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Nov 05. 2021

영화 리뷰 -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일본 2013년 /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 121분

※ 영화 결말 포함 스포일러 주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작품으로 가족영화이다. 영화를 소설로 바꾸어 책도 유명해졌다. 료타는 대기업에 다니는 능력 있는 상류층이다.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 배우)는 미도리(오노 마치코 배우) 아내와 6살 아들 케이타(니노미아 케이타 배우)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 단란한 가정의 케이타는 사립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인터뷰를 했다.  

케이타 입학 인터뷰

그런데 이게 무슨 날 락인가. 물건도 아닌 아이가 병원에서 바뀌었다고 했다. 다른 아이가 학교 입학으로 혈액을 검사하다 제소해 온 것이다. 검사 결과 케이타도 친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료타는 시골병원에서 낳은  미도리를 질책하고 미도리는 바빴던 료타를 했다. 케이타와 유세이의 양가 부모가 만났다. 변호사는 료타 부부에게 유세이를 아들로 받아들이는 결정을 하라고 했다. 다른 부모는 작은 전파사 상인이다.


료타는 회사일로 바쁘다. 사정을 알고 있는 회사 부장은 둘 다 키우는 걸 제안한다. 유다이 부부는 아이가 셋이라 바쁘고 정신없다. 유다이(릴리 프랭키 배우)는 병원에서 위자료를 얼마 받을지 궁금하다. 변호사는 료타의 지인이 맡기로 했다. 유카리(마키 요코 배우)는 유세이(황 쇼겐 배우)가 안 닮아 바람피웠냐는 소릴 들었다면서 이럴 줄 몰랐다고 했다. 료타는 친구 변호사에게 둘 다 키울 방법을 의논한다. 서로를 알기 위해 네 번의 만남을 갖고 나서 숙박 단계는 어떠냐고 제안해본다. 그러나 유다이 부부는 서두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아이들은 마냥 즐겁다. 료타는 케이타에게 유세이 집에서 자고 오라며 강해지는 미션이라고 했다. 서로 바꿔서 재워보기로 한다. 료타는 유다이의 좁은 전파상과 허름한 차림새를 보고 실망한다.


유다이 집은 식구가 많아 만두를 빨리 먹지 않으면 못 먹는다. 료타 가족은 느긋하게 소고기를 먹는다. 빈부의 격차가 있다. 케이타는 유세이 가족과 같이 기도했다. 유다이는 장난감도 잘 고친다. 유세이가 놀다가 혼자 전파상 집으로 갔다. 케이타가 놀다 손을 다쳤는데 미안함이 없어 기분 상했다. 미도리는 엄마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속상하다. 케이타는 목욕탕도 좁고 불편하지만 유세이 집에 가고 싶어 한다. 유다이는 료타 집을 유세이가 호텔 같았다면서 부러워했다. 벚꽃이 핀 날 케이타가 입학했다. 이제 6개월이 되었다. 유다이는 료타에게 아이에게 관심 좀 가져달라고 한다. 료타는 회사일로 바쁘다고 했다. 유다이는 아버지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료타는 돈을 주고 아이를 데려오고 싶어 한다. 유다이 부부는 무조건 돈으로 해결하려는데 화가 났다.

유다이와 료타


가족이 법정에 섰다. 검사는 자신의 아기는 직감으로 알 수 있지 않냐고 묻는다. 미도리는 산후 출혈로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유카리는 아이를 바꾼 후에도 문제는 계속되고 힘들 거 같다고 했다. 당시 간호사를 불러 심문했다. 간호사는 료타 부부가 행복해 보여 그랬다고 증언했다. 이유는 재혼 육아 스트레스가 많아서였다. 연신 사과와 용서를 청했다. 그런데 시효가 지났기에 더 화가 났다. 료타는 재혼해서 살고 있는 아버지 댁에 갔다. 일부러 아버지가 아프다고 연락해 연차를 내고 간 것이다. 혈육이 중요하다는 그의 아버지는 료타를 닮아갈 거라 했다. 료타는 케이타가 로봇을 고쳐 춘 유다이에게 종이꽃을 준다고 해서 섭섭하다. 칭찬했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유다이와 즐겁게 지내는 아이들을 보며 유카리와 료타는 이런 대화를 한다.

유카리
그냥 이대로 살면 안 될까요?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료타
앞으로 점점 케이타는 사이키 가족을 닮아 가겠죠.
반대로 류세이는 점점 우라는 닮을 테고요.
그런데도 피가 연결돼 있지 않은 아이를 똑같이 사랑할 수 있어요?

유카리
당연히 사랑할 수 있죠!
아이랑 연결돼 있는 느낌이 없는 남자뿐이죠.

료타
시간을 끌면 끌수록 더 괴로워질 뿐이에요.
우리도 아이들도


유다이 부부는 케이타에게 나중에 불꽃놀이도 하자고 한다. 미도리는 통화 중이고 유세이는 목욕 중이다. 료타는 유세이를 위해 시간을 낼 거라고 했다. 미도리는 유카리에게 정보를 얻는 게 도움이 될 거라 하지만 료타는 거리를 두라고 한다. 케이타가 피아노 연주회에 나갔다. 연습은 아주 많이 하는데 소질이 없다. 다른 아이들과 실력도 차이 난다. 잘 치는 것에 분한 마음이 없는 건 결국 할 필요가 없다고 료타는 말했다. 미도리는 열심해도 못하는 사람이 있는 거라며 케이타를 감싸준다. 케이타를 보내기로 한 거에 미도리는 화가 났다. 케이타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료타는 역시라고 했다. 당신처럼 우수하지 못한 아이여서 그랬냐고 따져 물었다. 미도리는 '역시'는 평생 잊지 않을 거라고 했다. 료토는 케이타에게 카메라를 준다. 그 집에 가면 아빠 엄마하고 부르라면서 울거나 전화하지 말기 미션을 준다. 10년이 지나면 이해 줄 거라고 했다. 전날 케이타의 짐을 싸면서 미도리는 가슴이 아프다.

두 가족 단체 사진

두 집이 강가로 낚시를 갔다  유세이 아버지는 예전에 아버지가 연을 만들어 주었던 경험을 말한다. 료타에게 그렇게 해 줄 것을 당부하자, 자신의 아버지는 안 그랬다고 말한다. 유세이가 겁이 많아 혼자 밤에는 화장실을 못 간다고 했다. 미도리는 케이타가 남동생을 원하지만 낳을 수 없다. 그래서 형제가 생겨서 좋다고 했다. 미도리와 유카리는 서로 껴안고 위로한다. 추억하기 위해 재미는 없지만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료타는 유세이에게 규칙을 만들어 주며 아빠라고 부르라 했다. 유세이는 왜냐고 묻고 료타는 그냥이라고 했으나 난감하다. 케이타는 신체접촉을 통해 친엄마를 알아간다. 료타는 그동안 가속페달만 밟아왔다. 부장님은 가족 옆에 있으라고 당부한다.


료타 말투가 사무적이라 유세이가 주눅이 든다. 피아노 치는 것도 그만하라고 소리친다. 고장 난 장난감도 유다이 아빠에게 고칠 거라고 하자 다시 고쳐본다. 유세이에게 전에 집은 못 간다고 했다. 료타는 소송에 이겼다는 친구 얘기에도 기쁨이 없다. 간호사에게 당신 때문에 엉망진창이 되었다면서 돈을 돌려준다. 료타는 차 안에서 아버지께 사과드리는 전화를 했다. 료타는 머리도 식힐 겸 인공 숲에 갔다. 매미 유충이 땅에서 나와 부화하기까지 설명을 듣는다. 15년의 세월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을 한다. 유세이가 미도리가 잠든 사이 유다이 집으로 갔다. 료타는 다시 유세이를 데려가면서 아빠라고 안 불러도 된다고 했다. 유다이는 좁은 욕조에서 케이타와 물장난을 한다. 미도리는 자는 유세이를 만지며 당신과 똑같다고 한다. 료타는 자신도 어려서 엄마가 보고 싶어 가출한 적이 있다고 고백한다.


유세이와도 총싸움도 하면서 친밀해져 간다. 료타가 쓰러지자 아빠가 괜찮은지 묻는다. 옷 입는 것도 시합하고 집 캠핑 낚시 던지기로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별자리를 보면서 자신의 부모에게 돌아가고 싶은 유세이의 진심을 알아챈다. 그럴 때 야단치지 않고 괜찮다고 쓰다듬어 주었다. 미도리는 유세이가 사랑스럽지만 케이타에게 미안해진다. 배신하는 것 같아서다. 카메라를 보던 중 사진을 보며 케이타 생각으로 마음이 아프다. 전에 케이타가 자신이 잘 때 찍어 놓은 사진들을 본다. 료타가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전파상으로 간다. 케이타가 부모를 보자 도망간다. 돌아보지 않고 계속 간다. 료타는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갈라져 왔던 길에서 료타와 케이타는 만나서 등을 쓰다듬고 껴안는다. 온 가족은 전기 상회 안으로 들어가며 영화는 끝난다.

료타
미안해 너무 보고 싶어서 약속을 깨고 보러 왔어~
 
케이타
아빠는 아빠가 아냐~

료타
그렇지?
그렇치만 그래도 6년간은 아빠였어.
제대로 해 주진 못했어도 아빠였어  
 네가 준 장미, 잃어버려서 미안해
카메라에 아빠 사진도 많이 찍어 줬지
아빠도 피아노 하다 그만뒀어
미션 같은 건 이제 끝났어.


자신들이 낳은 아이라고 키웠는데 느닷없이 아이가 바뀌었다면 어떨까? 정말 끔찍한 일이다. 가족 모두에게는 당황스러움을 넘어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아이가 바뀌는 문제는 흔한 일은 아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가부장제도가 강한 우리나라나 일본은 그 아픔이 더욱 클 것이다. 명문대 출신에 대기업 다니던 료타에게는 돈을 주고서라도 다른 아이를 데려오길 원한다. 그렇치만 그건 일방적인 생각이다. 유다이 부부에게 아이가 둘이 더 있더라도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기이거나 성숙한 어른이라면 문제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영화 제목이 그렇게 아버지가 되어간다는 료타를 두고 한 말일 것이다. 료타는 어려서 술을 좋아하고 새어머니를 들인 아버지와의 관계가 깨지면서 혼자 독립적으로 컸다. 다행히 머리가 좋았던 료타는 공부를 잘했고 일류 대학교와 대기업에 입사를 했다. 그리고 예쁜 아내와도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 전혀 부러울 거 없는 삶이었다. 그런 그에게 아이의 바뀜은 마른하늘의 날벼락이었다. 그래서 돈을 주고서라도 둘 다 키워 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진 것이다.


료타는 자신감을 넘어 교만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남을 판단했다. 아이가 바뀌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역시 그랬군'하며 자신의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머리가 나쁘다는 것을 내비쳤다. 그리고 유다이 부부 의사와는 상관없이 둘 다 키우려고 했다. 유세이가 혼자 집을 찾아갈 때 전철을 탈 때도 다른 어른을 쫓아가 탄 것은 자신의 머리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가 유세이를 받아들이고 한계에 직면하자 일중독에서 가정을 돌보기로 한다. 아이에게 더 관심을 갖고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유다이가 가진 것은 없어도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 성충이 매미가 되기까지 15년의 세월을 견디는 인내를 료타가 이해하기로 한 것이다. 영화 엔딩 부분에 료타 부부가 케이타가 보고 싶어 찾아갔을 때 아이는 달아났다. 아들을 쫓아가며 케이타와 대화를 나눌 때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결국은 둘이 만나 안아 주고 다독여 줄 때 아버지의 사랑이 충만해짐을 느꼈다. 아버지는 자신을 내어주고 받아들여 주면서 그렇게 되어가는 것이다. 큰 상처와 아픔을 통해 료타는 그렇게 아버지가 되어간다.


https://youtu.be/zUwBc5pN5P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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