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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Jun 02. 2021

영화 리뷰-《 1999 인생은 아름다워 》

1999년 이탈리아, 2016년(재)/감독 배우 로베르토 베니니/116분

높은 평점 4.6 기대감으로 본 영화


주로 올레 TV에서 영화를 고를 때 평점으로 보게 된다. 3.9 정도가 보통인데 이영화는 평점이 4.6 아주 다. 이탈리아 주인공의 말이 어찌나 빠르고 황당한 내용인지 초반엔 괜히 봤다는 후회가 됐다. 그래도 유료 영화이고 평점에 대한 기대감으로 보게 되었다. 결론은 끝가지 보길 잘했다는 것이다. 앞부분은 코미디 같은 내용이었는데 후반부에 가서는 나치 수용소의 이야기였다. 뒷부분을 위한 밑 작업이었나 보다. 전반부는 주인공 귀도 오레피체의 에피소드와 사랑하는 연인 도라를 만난 인연 이야기다. 도라를 연기한 니콜레타 브라스 키는 이작품의 감독이며 귀도를 연기한 실제 인물 로베르토 베니니의 아내라고 한다. 이영화는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 주연상을 받았고  칸 영화제에서도 그랑프리를 차지하는 등 세계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이탈리아의 찰리 채플린으로 불리는 로베르토 베니니의 주연이며 감독 작품이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라는 소재를 밝고 유머러스하게 제작하여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수용소의 잔인함과 아픔을 귀도아들을 위해 게임으로 가장한 것이다. 전반부는 로맨틱 코미디로, 멍청하지만 매력적인 귀도 오레피체(베니니)와 초등학교 교사인 도라(니콜레타 브라스 키) 사이의 연애와 사랑 그리고 결혼 이야기다. 후반부는 5년을 건너뛰어 유대인 귀도와 아들 조슈아(조르지오 칸타리니), 자진해서 도라가 나치 강제 수용소에 갇힌 상황이다. 귀도는 아들에게 게임이라는 그럴싸한 이야기로 수용소의 잔인한 상황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보호한다. 게임에서 이기면 탱크를 얻을 수 있다고 말이다. 나치 수용소에서의 순수하고 어린 아들에게 게임으로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무한사랑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주인공 귀도의 적극적인 애정공세에 도라가 반하다.


<인생은 아름다워 >는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순하지만 말하기 쉽지 않다. 동화처럼 슬플 때도 있고 행복하고 기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조슈아를 통해 본 아빠 모습은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다. 아빠나 엄마한테 들었던 이야기를 나름 코믹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루치오와 함께 로마로 가던 중 브레이크 고장으로 왕대접을 받는 것과 도라를 처음 만나는 모습도 코믹하다. 도라에게는 공주라 부르고 자신은 귀도 왕자라고 소개한다. 귀도 삼촌은 레스토랑 수석 웨이터를 하고 계신다. 귀도는 그곳에서 홀써빙을 배우게 된다. 그는 시인 친구에게 체면 술을 익혔다. 마음속으로 같은 말을 반복하다 보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갖는다.

주인공 귀도와 도라

귀도는 손님으로 온 장학사를 대신하여 도라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에 나타난다. 도라와 약속을 잡으려 하지만 극장에서 오페라를 볼 거라며 거절한다. 진짜 장학사가 오는 것을 눈치채고 재빨리 베네치아에서 보자며  황급히 사라진다. 극장 위층에 앉은 도라를 보느라 옆으로 앉았다. 그만큼 도라에게 빠져있다. 끝나고 도라의 남자 친구는 장관과 저녁식사 스케줄을 잡는다. 그러면서 도라를 극장 입구에 두고 차를 가지러 간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귀도는 친구의 차를 가지고 와서 도라를 태우게 된다. 도라는 남자 친구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다. 귀도인 줄 모르고 탔다가 깜짝 놀란다. 재치 있는 귀도 모습에 도라는 웃고 다시 극장으로 가려고 했으나 차가 고장 났다.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도라에게 진한 사랑을 고백한다.

도라의 역혼자(좌) 귀도와 도라(우)

케이크에 '사랑하는 공주'라고 쓰여있는 걸 보고 도라가 놀란다. 이 자리에서 춤을 추고 난 후 남친은 돌아와 결혼을 발표한다. 도라는 일방적인 남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귀도가 과자를 쏟고 줍는 척하며 테이블 밑에서 둘이 키스한다. 귀도는 도라를 흰 말에 태워 밖으로 나간다. 꽃 가게 들어갔다 나오는 사이 5년의 시간이 흘렀다. 둘은 결혼하여 조슈아를 낳아 5살이다. 똑똑한 조슈아가 왜 개와 유대인은 가게에 들어갈 수 없느냐고 묻는다. 그의 가족도 유대인이다. 서점을 차려 운영한다. 조슈아 생일날 도라가 엄마를 마중 간 사이 귀도와 조슈아는 붙잡혀간다. 귀도는 조슈아에게 깜짝 생일선물이라고 둘러댄다. 유대인이 아닌 도라가 그들과 함께 간다.

귀도와 조슈아


나치 수용소생활을 아들 조슈아에게 게임으로 설명하다.


삼엄한 경비 속에 기차 타고 나치 막사 수용소에 왔다. 조슈아에게 게임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의를 준다. 일등해야 탱크 받을 수 있다고 덧붙인다. 귀도는 이곳에서도 엉뚱 발랄하다. 군인이 수용소의 규칙에 대해 설명을 하지만 전혀 다른 게임 규칙을 말한다. 그 안에서 무거운 것을 들고 힘이 다 빠져도 아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웃고 떠든다. 지금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조슈아가 와서 아빠 뭐하느냐고 묻는다. 상을 줄 탱크를 만든다고 둘러댄다. 삼촌도 가스실에서 죽음을 당했다. 죽어간 사람들이 산더미처럼 벗어놓고 간 옷을 여자들이 정리한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귀도는 작업을 하다가 틈 사이에 방송으로 도라에게 자신과 조슈아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조슈아가 이곳이 싫다고 집에 가자고 할 때 무조건 안된다고 하지 않고 들어준다. 그리고 조슈아가 포기하도록 한다. 파티가 끝날 때 귀도는 확성기에 오페라를 틀어주자 도라가 듣고서 눈물을 흘린다. 귀도는 밤중에 조슈아를 데리고 탈출하려다 간 곳이 사람들을 죽여 만든 창고여서 깜짝 놀라 돌아온다. 밖은 분주하고 기관총 소리가 몇 시간째 들린다. 수용소 안에서 다들 전쟁이 끝났음을 말했다. 일단 조슈아를 궤짝 안에 두고 절대 나오지 말라고 당부하고 도라를 찾으러 간다. 개가 조슈아 앞에서 짖어대자 체면 술로 간절하게 유인한다. 조슈아는 살고 귀도는 결국 발각이 되어 총살을 당하게 된다. 조슈아가 나중에 궤짝에서 나오고 탱크가 들어온다. 조슈아는 게임에서 이기면 탱크가 온다는 말을 정말로 받아들였다.

     포로 수용소

탱크에 올라타고 가던 조슈아는 유대인 행렬 속에서 엄마를 발견한다. 조수아는 엄마에게 게임에서 이겼고, 그 놀이에서 아빠가 웃겨서 배꼽 빠지는 줄 알았다고 말한다. 이 영화 속에서 잔인한 전쟁과 해맑은 장면이 교차할 때마다 입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착잡했다. 총살당하러 가는 와중에도 아들에게 병정놀이처럼 행동하는 귀도의 모습은 아버지의 큰 사랑이다. 귀도는 영화 속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암울한 상황이지만 조슈아 앞에서는 밝고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일관한다. 끔찍한 죽음의 수용소를 하나의 놀이터로 만든 귀도는 결국 죽게 되지만 아들을 위해 웃어 보인다. 베니니는 이렇게 오열하지 않으면서 관객들을 심금을 울리는 것이다. 암울하고 힘든 시간일지라도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그 시간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나치 강제 수용소의 잔인한 모습들


간간히 영화 중간에 나치즘의 잔악상을 고발한다. 일할 수 없는 어린이나 노인은 샤워하러 간다고 하고서는 가스실에 집어넣고 죽게 만드는 것이다. 그들이 벗어 놓고 간 옷더미가 산더미 같은 거 봐서 죽은 이들이 엄청나게 많음을 보여준다.  조슈아는 어린이들을 용광로나 화덕에 태워서 비누를 만든다는 말을 아빠에게 한다. 그리고 밤에 조슈아를 안고 탈출을 시도하다 들어간 곳이 사람들의 시체 창고를 보게 된다. 사람은 대체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가? 전쟁 중이라고는 하지만 같은 생명을 가진 인간으로서 이 같은 행태가 어찌 일어날 수 있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든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다시는 없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란다.


제목이 <인생은 아름다워>이다. 사실 인생이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듯하다. 유대인으로 가장 학대받고 가정을 이루고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귀도는 총살을 당했다. 얼마나 귀도가 도라를 얻기 위해 혼신의 마음을 주었던가? 둘이 낳은 조슈아는 아주 귀엽고 영특하다. 말을 하는 걸 보면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똑똑하고 사랑스럽다. 가족이 어울려 살지 못하고  나치 수용소에서 힘겹게 시간을 보내고 전쟁이 끝나갈 무렵 귀도는 죽었다. 만약에 귀도가 살아서 다시 가정을 꾸렸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영화이지만 마음이 무척 아프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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