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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Mar 29. 2021

영화 리뷰  《 나의 산티아고  》 2015년

2015년 독일 영화 / 엔터 테이너 케르켈링 하페 / 92분

영화 <나의 산티아고>는
2016년 7월 국내에서 상영된 독일 영화로 이제는 올레 TV 영화보기에서 볼 수 있다.


엔터 테이너 케르켈링 하페의  "나의 야고보 길 여행" 이 원작이다. 독일 유명한 코미디언으로 활약하던 화폐는 과로와 번아웃 증후군으로 쓰러지고 만다. 3개월 무조건 쉬라는 의사의 말을 무시하고,  자신을 찾기 위해, 그리고 신을 만나기 위해 산티아고 길을 선택한다. 800km  42일간의 긴 여정이다.

나는 누구인가?
신은 정말 존재하는가?
이런 물음으로 산티아고에 간다. 하페는 산티아고 여정에서 카미노 길에서 죽은 딸을 잊지 못하는 스텔라와 작업 거는 남자들로부터 시달림을 받는 기자 레나를 만나게 된다. 스텔라로부터 목표에 도달하려면 혼자 가야 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발이 부르트고 넘어지고, 불편한 잠자리에 지독한 외로움과 마주한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차츰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깨달음을 얻고자 한다면 최악의 상황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각자의 어두운 밤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말이다.

하페가 놀랐던 것은 이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이 길의 힘과 위대한 존재와 이 세상에 미치는 놀라운 능력을 철석같이 믿는다는 사실이다. 어느 날 오래된 마을에서 자신의 어린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깨닫게 된다. 참 자신을 만나게 되고  신의 존재를 깨닫게 된다.


요 아투, 나와 너, 나와 당신 하페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신을 만났다. 그는 미노를 걸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이 길은 무안한 가능성을 지닌 수천 개의 길 중에 하나라고 말한다. "나는 누구인가?" 되뇌며 혼자 그 길을 걸으며 자신과 만나길 당부한다. 하페는 독일 인기 코미디언 유명인이라서 온전히 걷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걷기도 했지만 버스와 택시를 타고 갔고 또 멋진 호텔에서 묵기도 했다.


 남편과 2019년 여름 32일 동안 800km를 온전히 걸어 보았다. 정말 쉽지 않은 길이었다. 더구나 짧은 기간에 맞추어 걷기 위해서는 무리해서 걸어야 다. 우린 차를 타는 것은 아예 배제했다. 되도록이면 원래의 길과 험한 길을 선택해서 걸었다. 스페인의 뜨거운 여름에 걸었으니 얼마나 더 힘들었겠는가? 당시엔 '내가 왜 여기를 와서 이 고생을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모든 것을 체험한 것이 자신감과 살아갈 힘을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국인들을 우연히 만나서 즐겁게 걸었던 추억이 너무 좋았다. 200km에 이르는 부르고스에서 레온을 걸었던 메세타 고원은 죽을 것같이 힘들었다. 그런데 가장 기억에 남으며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어느 누구라도 이코스는 힘들더라도 꼭 걸어보길 추천한다. 두고두고 기억해도 기분이 좋고, 산티아고 까미노를 다녀온 분들이나 앞으로 갈 분들과 이야기도 끊임없이 즐겁다. 우리는 3년 후 다시 스페인 프랑스 길을 걷기로 했다.

매일 순례는 시작된다. 우리의 목표는 각자가 다르다. 그 목표를 이룰 때까지 묵묵히 그 길을 가야 한다. 골짜기가 깊으면 산이 높듯이 온전히 나를 만난다는 것은 밑바닥까지 흔들리는 것일 게다. 깊은 어둠을 통과하는 것일 게다. 그 두려움 속에서 나를 만나고 성찰하며 통찰할 때 더욱 단단한 자신의 모습이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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