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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미영 sopia Dec 10. 2024

시 - 그 언덕길

신미영

칠순의 노모를 뵙고

돌아오는 언덕길

해묵은 억새가

바람에 나부낀다


자식들에게

빨릴 대로 빨려서 퇴화해 버린

어머니 젖무덤 같은

세월의 훈장 달고서


마디 굳은 손을

가로저으며 저으며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더 지켜 주어야 한다고

속 빈 억새는

마른기침을 삼킨다


알을 품은 어미새처럼

꿋꿋하게 어린싹을 지켜 내는 모성


세월의 바람에

몸이 다 사그라질 때까지

새 순이 자신의 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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