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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외경'이라...

입은 거짓을 말해도, 마음은 거짓에 걸려 넘어진다.

by culturing me

늘 그렇듯, 새해 첫 일출은 놓치고 싶지 않다.

새로 시작하고 싶은 욕구 이리라. ‘인간은 결국 혼자'라고 하지만, 뭔가를 시작할 때 혼자서는 힘을 내기 쉽지 않다. 그래서 떠오르는 일출에라도 의지해 새 마음으로 시작해 보려 함일 것이다.

'새해 첫 일출을 꿀꺽 삼키고, 내 안을 밝은 빛으로 가득 채워야지'를 다짐하며 동해로 향했다.


동해의 바다내음은 머리를 정화시켰다. 멀리 수평선 넘어 붉은빛이 올라오는가 싶더니 20분도 채 되지 않아 이글거리는 태양이 수면 위에 올라앉았다.

'저 빛이 내 안에 들어오면 어두움, 두려움, 혼돈과 공허도 녹아 없어지겠구나...'


마음속이 밝으면 생각이 밝아지고, 생각이 밝아지면, 외모가 밝아지고, 외모가 밝아지면, 행동이 밝아지고, 행동이 밝아지면 삶의 관점이 밝아지고, 삶의 관점이 밝아지면 인생이 밝아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마음 상태가 밖으로 드러난다는 '내심 외경'일 것이다.


중년이 된 시점에서 뒤돌아보면 믿어지지 않는 세월이었다. 앞으로의 삶이 지나간 시간을 잘 편집한 매끄러운 스토리의 영화 같이 펼쳐진다면 미래에 대해 두려울 게 뭐가 있을까? 하지만 미래는 그렇게 되지는 않는 법이다. 우리는 어리석게도 좋은 것만 담고 싶어 하면서 인생에서 밀쳐 내버리고 싶은 것 들에 휩쓸려 마음의 평온을 빼앗긴다. 불안하고, 우울하고, 자신감 없고, 자신의 정체성에 혼돈을 갖는다.


밀쳐 내버린 것들이란, 자신의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습, 정체성, 원치 않은 상황들을 내 것이 아닌 양 덮어버리고, 외면하고, 도망쳐 버린 것 들일 것이다. 완벽하게 숨기고 도망쳤다고 생각했으나 이는 착각일 뿐.

아뿔싸!! 이내 제자리에 와있음을 발견한다


결국, 못 고친 습관, 자기부정, 교만 등이 중년의 무게만큼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음과 그것들이 인생의 중턱에서 자신을 걸어 넘어뜨림을 경험한다. 해결되지 않은 인생의 숙제는 되돌아온다. 외면한다고, 도망친다고 묻히지 않는다. 받아들이기 위한 숙고의 시간을 거쳐 내 것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고, 자신을 직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인생의 뿌리가 조금씩 내려지고 단단해질 것이다.


단단한 뿌리를 내리지 못한 소나무가 제 아무리 미송이라 뽐낸 들, 그 소나무가 건강히 자랄 수도 솔향기를 풍겨 낼 수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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