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약한 인간이여, 도구를 이용하라!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게 아무리 별 거 아닌 행동일지라도.
예를 들면, '눈 뜨자마자 이부자리 정리 후 물 마시기' 같은 거... 별로 어렵거나 힘든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걸 매일 아침 하기란 쉽지 않다. '하루 30분 독서하기'나 '일주일에 3번 운동하기' 정도는 꾸준히 하기에 굉장히 어려운 습관에 속한다.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게, 왜 우리는 '토익 점수 100점 올리기'와 같은 어려운 목표에는 용감하게 도전하면서, 비교적 달성하기 쉬운 '영양제 챙겨 먹기'와 같은 간단하고 행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데에는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까?
1) 너무 사소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습관들은 사소하다. 7시에 기상하기, 하루에 물 2L 마시기, 하루에 3000보 이상 걷기, 자기 전에 10분 스트레칭하기 등등...
반대로 거창한 것들은 '습관'이 될 수가 없다. 내가 지금 70kg인데, '몸무게 5kg 빼기'를 습관으로 만들 수는 없다. 매주 혹은 매달 몸무게가 5kg씩 빠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몸무게 5kg 빼기'는 습관이 아니라 '목표'가 되어야 한다.
'목표'에 비해 '습관'들은 너무 작고 사소하기 때문에 자꾸 잊혀지고 생각이 나더라도 미루게 된다.
2) 결과가 단기간에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좋은 습관들이 만들어 내는 변화는 측정하기가 어려울뿐더러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한 달 동안 영양제를 꾸준히 챙겨 먹었는데, 몸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느끼면 영양제를 챙겨 먹는 습관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일기 쓰기'란 습관도 분명 좋은 습관이란 건 아는데, 사실 어떤 면에서 내 삶을 더 나아지게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느끼면 잠들기 전 일기를 쓰기보단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된다.
당장 효용이 느껴지지 않는데도 그 행위를 지속하는 것은 웬만큼 독한 사람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다.
다행히 이렇게 나약한 우리 인간들에게는 습관 형성을 도와주는 다양한 도구들이 있다.
마이 루틴, 루티너리, 챌린저스와 같은 앱을 활용할 수 있다. 습관 트래킹 하기가 매우 편리하고 혹여나 내가 까먹더라도 푸시 알림이 나를 푸시한다. 심지어는 피 같은 돈을 걸고 습관을 만들 수도 있다. 나는 마이 루틴 앱을 두어 달 이용했었는데, 좋은 습관들을 추천하는 기능과 다른 사람들의 루틴과 루틴 이행 정도를 훔쳐보는 기능이 매우 유용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점은 루틴을 체크하기 위해 폰을 보는 횟수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접속 횟수가 늘었다. (이건 마치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는...)
그래서 결국 나는 아날로그를 택했다. 영풍문고에 갔다가 우연히 해빗 트래커라는 것을 발견해서 갖고 싶은 좋은 습관을 손으로 적고 스티커를 붙여가며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고 있다. 트래킹 주기는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은 한 달로 했는데 좀 더 자신 있는 분들은 100일짜리 해빗 트래커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나약한 인간이라 한 달 이상은 어렵다...
내가 도전하고 있는 루틴들은 아래와 같다.
미라클 모닝 (몇 시에 일어났는지와 아침에 뭘 했는지를 기록)
영양제 & 해독주스
자기 확언
골프 연습 (연습 및 레슨, 스크린 골프, 라운딩, 퍼팅 연습 등 골프 관련 활동을 기록)
주 3회 이상 운동
생산적인 시간 (회사 업무 외에 개인적으로 유용하게 쓴 시간과 내용을 기록, 주로 독서나 스터디)
대부분은 다소 뻔한(?) 습관들인데, 차차 고난이도 습관들을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예를 들면, '하루에 스페인어 단어 10개 외우기' 같은 거... 할 수 있겠지..?
이상으로 갓생을 살기 위한 나의 작은 몸부림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