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내성 : 두통약 자주 먹으면 효과 없나요?

내성이 아니라 신호일지도...

by 지월

진통제를 오래 먹으면 잘 듣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흔히 내성이 생긴 것으로 알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내성의 문제는 아닙니다. 약에 대한 내성이 아니라 평소와는 다른 두통이거나 중추감작ㆍ통증 조절기능 약화나 약물과용두통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진통제는 내성이 생기지 않나요?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적인 진통제는 내성이 생기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내성은 항생제나 마약성진통제 등 특정 약물에서 발생합니다.

- 항생제 : 세균의 내성,
- 마약성 진통제 : 인체의 약물 내성

트립탄 종류도 내성은 거의 생기지 않습니다.

부연하자면, 고전적 의미의 내성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반응은 줄어들게 됩니다.



그럼 약이 잘 안 듣는 건 뭐죠?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평소와 다른 두통일 때입니다.


두통은 매번 똑같은 유형만 되풀이되지는 않습니다.

바뀔 수 있죠.

긴장형 두통 → 편두통
편두통 → 긴장형 두통


두통이 달라지면 약도 달라져야 합니다.



2) 편두통약은 센 약이니까 무조건 듣는다?


아닙니다.

긴장형두통에 이미그란 조믹 나라믹 같은 편두통약은 잘 듣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편두통에 타이레놀 게보린 애드빌 같은 진통제는 잘 듣지 않습니다.


약물이 작용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전이 다르면 효과도 다릅니다.



3) 같은 유형의 두통인데 왜 안 듣죠?


두통이 자주 생기다보면

우리몸의 통증경로가 다중화되기 때문입니다.

통증의 경로는 프로스타글란딘, CGRP 이외에도 글루타메이트 NO 등 다른 통증회로도 있습니다.
통증이 반복되면 삼차신경핵과 시상의 흥분이 증가해서 한 가지 경로만 차단해서는 충분히 억제되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진통제만으로는 부족한 단계일 수 있습니다.

두통 관리 전략을 바꿔야 합니다.



카페인 함유약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게보린 펜잘 등 카페인이 들어있는 약들이 있습니다.


이런 복합진통제는

자주 먹으면 카페인의존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카페인을 반복적으로 복용하면 아데노신 수용체가 증가하게 됩니다. 카페인 금단으로 인한 두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약효가 떨어질 즈음에

반동성 두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끔이 아니라 자주 드실 때입니다.



약을 너무 자주 먹으면?


진통제를 1달에 10~15일 이상, 3달 이상 복용하면

뇌의 통증억제 시스템이 약해지게 됩니다.

중추감작이라고 하는데,
통증 인식 신경회로가 과활성화되고
이 때문에 통증 역치가 낮아져서 통증 억제기능이 약해지게 됩니다.


그 결과 가벼운 자극에도 두통이 생기게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약물과용두통이라고 부릅니다.



그럼 진통제는 안 먹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진통제는 너무도 고마운 존재입니다.

다만 너무 의존하는 것이 문제일 뿐입니다.


약을 드시는 시간을 조금 당겨 보십시오.

두통이 시작할 즈음에 바로 드시는 겁니다.


진통제는 본래 아플 때

아픔을 덜어주려고 먹는 약이지만,

이미 두통이 심할 때 먹으면

진통효과가 많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두통이 잦은 분들에게서 주로 그러합니다.



약이 잘 안 듣는 일이 잦으면?


잔두통이 오래가고 있는 것입니다.

두통은 일거에 확 사라지기보다

조금씩 줄어들며 사라집니다.


아주 심한 통증 이후의 두통을

임상적으로 잔두통이라고 표현합니다.

기저통증(baseline pain)이나 배경두통(background headache)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두통이 심하지는 않은데

완전히 말끔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두통은 심한 통증도 문제지만

어쩌면 이런 잔두통이 훨씬 더 성가시고 괴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잔두통을 없애는 것이

두통의 중기 치료에서 몹시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잔두통은 진통제만으로는 약합니다


진통제만으로 충분히 정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통제는 통증을 잡아줄 수는 있지만

몸의 회복을 도와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진통제는 통증 신호를 억제할 수는 있지만, 통증 조절 시스템 자체를 회복시키지는 못합니다.


두통이 완전히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생기가 도는 것이 회복의 시점입니다.


그 회복의 과정까지 끝나야 두통이 정말 끝났구나~하고 느끼죠.




진통제가 점점 안 듣는다면

용량을 늘릴 시점이 아니라

두통의 유형과 빈도, 복용 횟수를 다시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내성이 아니라

뇌가 보내는 신호일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두통은 단순한 염증 문제가 아니라, 뇌의 통증 조절 시스템이 지쳐가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진통제 내성 약물과용두통 지월한의원.jpg Image by Myriams-Fotos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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