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비오면 머리 아픈 이유. 저기압두통 평생 가나?

두통진료실에서 건네는 조언 12화

by 지월
비만 오면 머리가 깨질 것 같아요
날씨만 흐리면 컨디션이 무너집니다.


이렇듯

흐리거나 비가 오면 꼭 머리가 아파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기압 두통.


날이 궂으면 기압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저기압이 모든 사람에게 두통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유독 이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기압 두통은 단순히 기압이 낮아져서 생긴다기보다는,

기압 변화에 대해 신경계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와 관련이 있습니다.

= 저기압 두통은 기압 변화 → 신경계 감지 → 자율신경·혈관·통증계 반응 → 두통 발생으로 이어지는 다층적 생리 반응입니다.



기압 변화의 증상들


날궂이라고 하죠.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면 몸 여기저기가 아파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몸이 무거워지고 여기저기 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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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센(=나프록센).

두통 환자들이 자주 드시는 약이지만

원래는 신경통 관절통에 쓰는 약인데,

저기압 때 몸이 쑤시는 이유와 비슷한 기전이기 때문입니다.


기압이 낮아지면 평소에 몸을 눌러 감싸주던 효과가 약해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조직이 느슨해지고 관절이 헐거워지게 됩니다. 그래서 통증이 오게 되죠.



저기압에서 두통은 왜 생길까?


기압변화는 관절이나 근육뿐만 아니라 혈관계와 신경계에도 영향을 줍니다.


혈관의 긴장도가 변하고,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또한 압력변화에 민감한 전정기관이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두통과 밀접한 삼차신경계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잘 오나?


평소 두통이 없는 분에게는 별 이벤트가 되지 않지만

신경계가 민감하거나 일부 편두통 환자에게는

두통의 유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늘 유지하던 조절시스템이

기압 변화로 인해 쉽게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문제가 되나?


Homeostasis

몸은 늘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외부 또는 내부의 변화에 대응하고 적응하죠.


대응과 적응의 과정에서

몸이 어떤 변화를 잘 수용하고 견딜 수 있을 때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렇지 못하면?

탈이 나게 되죠.

저기압 두통은 하필 그 기압차를 못 버티는 분에게서 나타나게 됩니다.



저기압 두통은 평생 안 낫는 건가?


흐릴 때마다 머리 아프고

비가 오면 머리 아픈데,

그러면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압차를 못 버틸 때 두통이 생긴다는 말은

잘 대응할 수 있다면 괜찮다는 말입니다.

= 기압이 떨어지면 → 내이와 부비동의 압력 감지 시스템이 반응하고 → 이 신호가 삼차신경으로 전달됩니다 → 이후 혈관 확장과 신경 염증 반응이 활성화되고 → 자율신경이 흔들리면서 → 통증을 억제하던 뇌의 기능이 약해집니다

이 흐름은 인체의 대응력이 부족할 때 생기게 됩니다.

어느 단계에서라도 대응할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어느 심한 저기압 두통


근래에 진료해 드렸던 분 중에

저기압두통이 가장 심한 분의 경우입니다.


1달에 15일 이상이 두통이고,

심한 달에는 매일 두통이어서

참고 참아도 알모그란을 1달에 10번은 드셔야 하는...


3시간동안 정밀 진료하고

1시간반을 분석한 결과

여러 유발요인 중에

유독 날씨에 민감한 분이셨습니다.


기상청 자료로 1월의 날씨를 분석해 봤더니

조금이라도 흐린 날(운량 5초과)이 8일

비가 온 날은 5일입니다.

둘 모두를 고려하면 10일입니다.


저기압두통 1월 지월한의원.PNG 26년 1월 날씨 : 기상청 날씨누리 참조 https://www.weather.go.kr

그럼 10일은 저기압두통일 수 있고

나머지는 다른 이유일 수 있겠죠?


그런데

기압변화에 민감한 분들은

흐릴 때 두통이 생기지만,

날이 개일 때도 영향을 받습니다.

저기압 → 고기압


결국 이 분의 두통은

거의가 기압변화라는 유발요인의 영향이 큰 것입니다.


이런 경우 치료의 주안점은

유발요인의 제거가 아니라

통증 조절기능의 복원에 있습니다.

그러면 기압변화 자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게 되죠.




올 3,4월은 유난히 흐린 날도 많고 비도 잦습니다.

35일간, 비가 오거나 흐린날이 13일이었습니다.

그 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제도 비가 왔고,

오늘도 흐리다 개다 하고 있습니다.


저기압두통 지월한의원.jpg 26년 3월 날씨 : 기상청 날씨누리 참조 https://www.weather.go.kr




체하는 음식은 피하면 되고,

잠이 부족하면 더 자면 됩니다.


하지만

날씨는 피할 수 없습니다.


기압에 민감한 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약간 쳐지거나 기분이 가라앉을 순 있죠.

하지만

흐리거나 비가 온다고 누구나 두통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결국 저기압 두통은

기압 변화를 신경이 버티느냐 못 버티느냐의 문제입니다.


무너진 통증조절기능을 회복시키고 신경계를 안정시키면 흐린 날도 비오는 날도 남들처럼 막걸리에 파전으로 즐거울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또 비가 오네요.

벚꽃 다 떨어지겠습니다~

저기압두통 벚꽃 지월한의원.jpg 비오는 지월 창가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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