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가지 말자고
다짐하고 다짐했건만
또 오고 말았다
이렇게 사는 건
인생에서 지는 거라고
참고 견뎌야 한다고
맹세하고 맹세했건만
또 오고 말았다
사람이 인간인 한
누구나 외로운 존재라고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을 때
진정한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되뇌고 되뇌었건만
망설이다 망설이다
또 오고 말았다
뜻대로만 되는 인생이
어디 있겠느냐고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젠장맞을 아픔이
비 오는 날의 무지개처럼 불시에 출몰함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끄덕이며 끄덕이며
미소 지었건만
또 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