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함께 사진을 찍으러 다닌 사람이 몇 명 있었다. 그 중에 은행의 지점장도 있었는데, 부러웠다. 생활에 여유가 있어 보였다. 평일에 일을 한다. 넉넉한 수입이 들어온다. 휴일이면 사진을 찍으러 다닌다. 그런 삶이면 좋겠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학원에서 강사 생활을 하며 근근이 먹고살았다. 교습소를 운영하며 지내면서도 여전히 그랬다. 그래서 자연스레 사진으로 돈을 버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진 공모전이 있으면, 응모 조건에 부합하는 사진이 있으면 줄곧 응모했다. 문화사진 공모전 입선, 포토스토리 사진공모전 입선, 생물다양성의 해 사진 공모전 동상, 유네스코 세계유산 기록 프로젝트 장려상, 길 사진 공모전 입선, 전주한옥마을 사진 공모전 입선, 산림문화 작품공모전 입선, 쌀문화 공모전 동상, 한식 사진 공모전 입선, 신한환경사진 공모전 입선, 국가하천 사진 공모전 장려상……. 상을 못 받은 적이 훨씬 더 많다. 상도 대부분 입선이나 장려상이다. 상금이 많을 경우엔 20만원, 대부분은 10만원, 적으면 5만원, 상장만 주는 곳도 있었다. 2012년에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실시한 문화원형 활용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경우가 가장 비중 있는 상을 받은 것이다. 상금은 100만원. 국토해양기술대전에서 은상, 곤충사진 공모전에서 은상을 받은 경우가 그 다음이다. 정확히 계산은 해보지 않았지만, 모두 합해서 250만 원가량 번 것 같다. 1년도 아니고 2년도 아니고 10년 넘는 동안의 실적이다. 그래도 글을 써서 번 돈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30년이 넘는 동안 글을 써서 번 돈은 180만원이 전부다.
문학 공모전에 비해 사진 공모전이 조금이나마 돈이 되는 이유는, 문학 공모전의 경우에는 대부분 당선작 한 편만을 뽑는 것에 비해 사진 공모전은 대상, 금상, 은상, 동상, 장려상, 입선 하는 식으로 많은 작품을 뽑기 때문이다.
사진 공모전 중에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인화해서 우편으로 보내야 하는 공모전이 꽤나 있다. 사진관이나 사진 인화 사이트 같은 곳에서 사진을 인화한 다음, 사진 제목과 이름과 주소 같은 것을 적은 종이를 프린트하고 사진 뒤에 오려붙여야 한다. 사진을 종이 상자에 넣은 다음 우체국으로 가서 등기로 보낸다. 물론 상을 받는다면야 그 모든 번잡한 수고로움이 보상을 받겠지만, 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이 얼마나 소모적인 절차란 말인가. 나도 처음엔 이런 공모전에 몇 번 응모해 보았지만, 한 번도 상을 받은 적이 없었고, 지금은 공모전 사이트나 전자우편으로 사진을 제출하는 공모전에만 응모하게 되었다.
문학 공모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작품을 프린트해서 우편으로 보내야 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주최 측의 편의를 위해서, 말고는 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2014년부터 스톡사진 판매 사이트에 사진을 올리고 있다. 스톡사진이란 판매를 목적으로 찍은 이미지 사진을 의미한다. 셔터스톡이나 어도비스톡 같은 외국 사이트, 크라우드픽, NAVER OGQ마켓 같은 국내 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사진을 업로드하고 제목과 키워드를 적으면 되는, 간단한 절차다. 품질이 미흡하다거나 초상권, 재산권 이용 동의서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반려되는 경우도 꽤 된다. 각 사이트마다 적용되는 기준이 달라서 어떤 사이트에서는 반려되는 사진이 다른 사이트에서는 등록되기도 한다. 외국 사이트의 경우, 영어를 못해도 큰 문제가 없다. 언어를 한국어로 설정하거나 ‘한국어로 번역’ 버튼을 누르면 된다.
문제는 돈이다. 버는 돈이 미미하다.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이곳저곳에 많은 사진을 올리고 있지만 모두 합하여 100만원 정도를 벌었다. 한 달도 아니고, 1년에 10만원 꼴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사진 판매 사이트인 셔터스톡의 경우 대부분의 구매자들이 사진을 ‘구독’으로 구매하는데, 사진 한 장당 판매자에게 돌아오는 돈이 0.1달러. 100원이 조금 넘는 돈이다. 1만 장이 팔려야 100만원을 벌 수 있다. 나의 경우도 ‘구독’으로 판매된 경우가 93%다. ‘주문형’은 1.88달러, ‘확장형’은 10달러 정도, ‘단일 및 기타’는 5달러부터 48달러까지 다양하다. ‘북 치는 소녀’ 사진이 48달러로 가장 비싸게 팔린 경우다.
비싼 카메라를 구입하지 않아도 휴대폰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이다 보니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좀 더 많이 팔리기 위해서는 ‘스톡이미지’에 적합한 사진을 찍어서 올려야 한다. 대부분의 구매자들은 디자이너들이고, 디자인의 재료로 쓸 사진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 배경이 깔끔하게 정리되고 주된 이미지만 도드라진 사진의 선택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자면 스튜디오 같은 공간을 마련하고 조명 장비도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스톡이미지’에 특화된 사진을 공들여 찍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아무거나 설렁설렁 찍은 사진을 1,000장 올리는 쪽보다 ‘스톡이미지’에 특화된 사진을 10장 올리는 쪽이 더 잘 팔린다. 뭐든 마찬가지지만 제대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가 되어야 한다. 이런 지당한 이치를 잘 알지만, 아마추어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