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릿했다. 언젠지는 몰라도 손톱과 손가락 사이에 염증이 난 게 분명했다. 이런 건 꽤나 불편한 상황을 연출할 텐데. 아니나 다를까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몇몇 자판을 칠 때마다 손가락 끝이 아렸다. 작은 상처들은 늘 이런 식으로 치명적인 아픔을 유발하곤 했다. 손가락 마디에 조그만 자상이 생겼을 때도. 손목 쪽에 화상을 입었을 때도. 마음에 아주 조금씩 금을 그었던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잠은 잘 잤어? 오늘은 어땠어? 밥은 먹었어? 그녀는 내 물음에 피곤해, 라는 동문서답을 남겼다. 그러니까 이 질문들은 아직도 대답을 듣지 못한 것들이었다. 그녀는 종종 그런 것들이 왜 궁금하냐면서 나를 쏘아붙였다. 그러다 피곤하니 이따가 다시 전화할게, 했다. 나는 잠에 들기 전까지 손톱을 물어뜯었고, 아침이 오기 전에 연락이 돌아온 적은 없었다.
그녀와는 이별조차 물음으로 끝났다. 내게 말도 하지 않고 별안간에 번호를 바꿔버린 거였다. 대체 왜? 요즘 부쩍 피곤하다는 말에 무게감이 실려있더라니. 잠수 이별을 이런 방식으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뭐, 그러고 보면 영 갑작스러웠던 것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들은 문장에는 다시 연락하겠다는 말이 없었으니까. 라고 곱씹으면서 스스로를 다독였다. 마침 그녀가 나를 대하는 모습에 상처가 제법 쌓인 참이었으니 잘된 일일 수도 있다, 고 생각했다.
몇 달을 울었다. 길 가면서 울고, 그녀의 플레이 리스트를 들으며 울고, 누군가 그녀를 봤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울었다. 아주 조금씩 생긴 금은 눈 쪽에 잔뜩 몰려있었던 거라고. 이제야 눈물 댐을 터뜨린 거라고 여겼다. 그녀가 새로 일하게 됐다는 일터를 먼발치에서 멍하니 바라본 적도 있다.(집에 가는 길에 자리한 곳이었으므로,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알던 무심한 모습과 동료와 웃고있는 그녀가 머릿속에서 스파크를 일으켰다. 사랑. 그 두 자를 치는 데에만 두 번의 통증을 느꼈다. 그건 고통을 가장 선연하게 실감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