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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교준 Aug 16. 2020

완벽을 강요하는 사람들

우리를 우울감에 빠뜨리는 원인 중 하나 : 완벽

“일을 같이 하거나 함께 어울릴 사람을 고를 때는 상대의 명성에 넋을 놓거나 그들이 보여주는 표면적 이미지에 넘어가지 마라. 상대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성격을 파악하는 훈련을 하라.” - 로버트 그린


혹시 주변에 같이 얘기하거나 일하다 보면 괜히 비교되고, 주눅 들고 자존감이 낮아지는 사람이 있진 않은가? 그 사람을 상사로서 겪어본 적은 없는가? 우리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제껏 만나보지 않았던 새로운 사람들을 수없이 많이 만나게 된다. 그중에서도 앞서 말한 사람들을 만났을 때 ‘사람이 문제다’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된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것밖에 못 했어?” “제대로 못 해?”와 같은 말을 듣게 만드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본인만의 기준이 무척 높기 때문에, 스스로도 스트레스를 쌓고, 그 화를 남들에게 푸는 경향이 있다.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작가와 <심리를 처방합니다>의 노우유어셀프 등 심리학자들이 이 같은 ‘완벽주의자’들의 특징들을 면밀히 탐구해놨다. 덕분에 우리는 우리를 힘들게 만들 수도 있는 그들을 미리 파악해서 대비할 수 있다. 오늘은 이들에 대해 한 번 이해해보고, 미리 상처 받지 않도록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공유해보려 한다.

 

완벽주의자가 되는 이유


하나부터 열까지 아무리 완벽한 사람이라도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하진 않았을 테다. 일반적으로도 ‘성격’은 유전적인 영향과 경험적인 영향으로부터 만들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잘 알다시피 유전적인 영향은 말 그대로 부모의 유전자로부터 가져온 거다. 아들은 엄마를 닮는다, 딸은 아빠를 닮는다는 말처럼 성격 또한 부모의 성격이 유사하게 물린다.


경험적인 영향으로는 유년기 시절에 부모님의 애착 유형이나, 친척, 친구들 등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하면서 만들어지는 경험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의 인생에 극도로 간섭하여 '높은 기준으로 자녀를 판단하면'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생긴다. 자녀 입장에서는 ‘이 정도로는 안 되는구나.’ ‘아직도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부모가 자녀를 보호한답시고 숙제나 준비물 등을 대신 준비해주는 것도 완벽주의자를 양성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이때 부모는 자녀가 좀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을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렇게 하나하나 자녀를 관리하고 모든 걸 간섭하게 되면, 자녀는 모든 걸 부모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럼 자녀가 나중에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때, 자신감이 없어서 시작을 미루게 될 수 있다. 또한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게 돼서 겨우 시작하더라도 하나하나를 지나치게 꼼꼼히 따지게 될 수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 국립 대학교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로 이 내용이 증명되었다. 해당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모에게서 간섭을 받을수록(침입적 교육이라고 한다.) 완벽주의 성향이 높았다. 또한, 이에 반비례하여 자존감이 낮게 측정되었다고 한다. 부모에게 의지하다 보니 자신의 결정력과 판단력을 믿지 못하게 된 것이다.

 

완벽주의자의 특징

 

완벽주의자가 되는 이유를 살펴보니 '마냥 그들이 좋아서 그렇게 된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함께 일하게 되면(정확히는 그들이 상사라면) 우리의 자존감은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그들을 사전에 구별해내고 그들의 행동을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하면 구별할 수 있을까?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슬라니는 이런 완벽주의자의 특징으로 ‘높은 기준’과 ‘부족감’ 2가지를 제시했다. - 인간 본성의 법칙 중


완벽주의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기준이 높고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는 점이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3가지 특징으로 분류해볼 수도 있다.


1. 타인의 잣대로 완벽을 추구하는 유형


이 유형의 사람들은 기준을 자신이 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는 인식 속에 기준이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 인정이나 칭찬을 받기 위해서 완벽을 추구한다. 덕분에 타인이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면 만족할 줄 안다. 따라서 다른 이들의 칭찬에 약하면서도 업무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있다면 이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보면, 미리 파악했을 때 상대하기 좋은 완벽주의자 유형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2. 자신의 기준을 타인이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형


이들은 스스로 매우 높은 기준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기준을 주변 사람들이 먼저 충족시켜야 자신도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높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열심히 작성한 보고서라도 그들 기준에 만족되지 않으면 안 쓰니만 못한 보고서가 된다. 이리 뛰고 저리 뛰어 성사시킨 계약이라도 그들 기준에 안 맞으면 안 하느니 못한 계약이 된다. 만약 지금 그들의 지시를 받고 일을 하고 있다면, 자나 깨나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한 것일 수 있다. (그들의 기준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높다는 특징도 있다.) 심지어 그들은 기준이 충족됐다고 해서 ‘잘했다’라는 말 한마디를 얄미울 정도로 해주지 않는다. 왜? 그들은 해당 기준을 맞추면 더 높은 기준을 생각해내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이들을 구별해내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우리가 흔히 ‘저 사람은 만족할 줄 몰라’라고 생각되는 사람. 혹은, 아무도 믿지 못하고 일이라면 반드시 본인을 거쳐야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매정하고 적대적이기 때문에 그룹 안에서 겉도는 경우가 많다.


3. 자신의 기준은 오직 자신에게만 강요하는 유형


이 유형은 몇몇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이상적인 완벽주의’라고 꼽힌다. 이들에게 높은 기준은 자기 자신에게만 제시된다. 따라서 스스로 높은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동시에 이들은 성취동기가 매우 높아서 강한 노력으로 일을 성취하고, 성취감을 즐겨 더 높은 목표를 잡고 다시 노력하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운동선수들이나 정치가 등이 이에 해당된다. 따라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취하려 하고 쉴 틈 없이 뭔가 해내려는 사람들은 이 유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완벽주의자라고 생각된다면?

 

여기까지 완벽주의자가 되는 원인과 특징에 대해 알아봤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3가지 유형으로 나뉘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휘둘리는 완벽주의자. 다른 사람들을 휘두르려는 완벽주의자.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완벽주의자. 이제 주변의 어떤 이들이 이에 속하는 지를 한 번 생각해보자. 그리고 자신에게도 대입시켜보자. 혹시 당신은 완벽주의자인가?


만약 자신이 완벽주의자라고 생각 든다면, 이를 어느 정도 완화시켜보고 싶다면, ‘세상에 100%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보자. 우리 인간은 태생부터 완벽하지 않다. 쓰지도 않는 꼬리뼈가 있는 것, 이족보행이 허리에 무리를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부터가 이를 증명해준다. 까짓꺼 조금 실수하더라고 그게 우리고, 우리는 그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존재다. 하물며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속담도 있다. 우리가 완벽한 존재였다면 1번만 찍어도 어떤 나무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추천 책 :

1. [인간 본성의 법칙] - 로버트 그린

2. [심리를 처방합니다] - 노우유어셀프


** 개인적인 사정으로 업로드가 조금 늦어졌습니다. 혹시 기다려주신 독자분이 계시다면 사과의 말씀 올리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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