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치 않은 일이 있었다. 장애 아이가 일반학교에 적응하는 것이 이렇게 어렵구나 싶었다. 아이도 그곳의 사람들도.
이슈는 방과 후 교실에서 터졌다. 체육 수업이었는데 첫날 DH가 공에 얼굴을 맞았었다. 그 이후 수업에 계속 참여하지 않고 앉아만 있었더랬다. 나는 아이가 천천히 참여할 것이라 믿었다. 겁이 많은 아이. 그래도 그 수업에 들어가고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제 할 일을 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걸 기다려주시지 못했다. 그리고 아이에게 "이렇게 할 거면 다음부터 오지 마"라는 말을 던졌다. 다른 아이들도 모두 함께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중에 통화를 하게 된 체육 선생님은 나에게 이 수업을 어떤 목적으로 보내시는지 묻고는 운동 강도가 높은 수업이니 DH의 참여를 제고해 보라고 하셨다. 나는 아이가 적응이 느리니 조금 기다려주십사 부탁드렸지만 냉혹했다.
혹 내가 미리 아이가 장애가 있다고 밝혀서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도 누구든 어떠한 수업이라 할지라도 선택해서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거절당하는 상황에 화가 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국은 학교의 중재가 있었다. 체육 선생님의 과오로 결론이 났지만 나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DH는 그 수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이미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아이는 그 수업에서 한 번도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했다. 친구들은 DH에 대해 어떻게 기억할까? 선생님한테 계속 주의를 듣고 혼나던 애 일 것 같다.
이 같은 이벤트를 주위 어머님들께 이야기했더니 그래도 DH학교는 방과 후를 받아주는 것이 대단하다며 본인들 학교 선생님은 아예 거부하셨다는 이야기도 했다. 현실의 벽이 느껴졌다. 학교라는 울타리만은 무조건 아이들을 보호하고 그 안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마주하게 될 사회는 얼마나 냉혹한가. 그래서 학교에서 만큼은.. 하는 마음이었다.
DH에게 "체육 수업 이제는 안 가도 돼"라고 말하니 마음 아프게도 아이가 너무 좋아했다. 그 모습에 장난이 올라와 "아니야 내일 하루만 쉬는 거야!"라고 말했더니 안 하겠다며 울먹이기까지 했다. 아이의 마음은 다 알 수는 없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아이를 꼭 안아주는 것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