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중 Mar 15. 2022

오미크론의 일상화, 희망의 다른 이름

학교, 내일을 준비합니다.

확진자 10만 언저리를 돌면서 날마다 불안을 키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이제 30만을 훌쩍 넘어 대선 이후로는 40만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말로는 이제 코로나에 한 번이라도 걸린 사람이 국민의 4분의 일에 이르니 자연스러운 집단면역이 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확진자가 매일 30만을 넘어도 실제로 위험한 환자는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으며, 치명률은 계절 독감 수준이라고 하니 이 오미크론 광풍이 한번 휩쓸고 지나가면 5월쯤에는 마스크를 벗는 희망을 꿈꿔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진짜 학교에서 맞는 코로나 상황, 예전과 많이 달라요. 물론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방역, 소독, 예방의 물 샐 틈 없는 경계는 조금도 소홀함이 없지만 실제 확진 경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입니다. 예전에는 코로나 걸리면 그야말로 난리가 났었는데 이제는 사실 그러려니, 올 게 왔구나 그런 분위기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제는 안 걸리는 사람이 더 적을 지경이거든요. 한 반에 대여섯 명의 빈자리는 늘 있고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도 이제는 흔히 보는 경우에 지나지 않습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철저한 보안과 정보 보호로 긴장의 최고조였는데, 이제는 아무리 그렇게 해도 확진자가 누군지 다 알아버리고 알아도 별 상관없는 그런 지경에 이르렀어요. ‘누구 확진이래’가 자연스레 나오면 ‘아 그렇구나’ 그 정도지요. 예전에 감기나 독감 환자 일부러 감춘 적 없었던, 그런 분위기랑 비슷합니다.



전문가들 의견대로 온 국민이 거의 한 번쯤 걸리고 지나갈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게다가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백신 구경도 못해본 상태니 당연히 더 쉽게 걸리겠지요. 그래서 이제 학교는 어쩔 수 없이 우리 생활을 파고든 오미크론과의 공존, 불쾌하지만 불가결한 코로나와의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단적인 예로 확진자 본인 외에는 밀접접촉자든 가족이든 다 외출이 가능합니다. 


가족이나 형제가 확진이어도 개의치 않고 씩씩하게 학교에 갈 수 있거든요. 방역 당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아직은 꺼림칙해서 등교가 망설여지면 얼마든지 출석 인정 결석도 가능합니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니 부담도 적고 고민도 필요 없어요. 그렇게 경증이 대부분인 오미크론 시대를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물론 잠시도 마스크 벗지 않고 턱스크도 하지 않고 불편하고 긴장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변함없습니다. 손도 매시간 씻고, 책상도 소독하고 소독제와 방역 약품이 매 순간 함께 하지요. 요즘은 신속검사 키트도 제공해 집에서 스스로 검사하고 등교하도록 합니다. 스스로 코를 찌르는 고통과 괴로움이 따르지만 모두를 위해 다들 협조 잘해주고 있습니다. 


최초 발생 때부터 지금까지 학교 방역에는 조금도 느슨함이 없었습니다. 혹시나 잘못될까 봐 매 순간이 노심초사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공을 들여도 걸릴 사람은 걸리더군요. 사람의 손발을 묶어놓지 않는 이상, 정상적인 사람이 집에서만 틀어박혀 아무도 만나지 않고 어떻게 살 수 있나요. 그래서 이제 사실상 전파나 확진은 불가항력입니다.



확진의 가파른 곡선은 그래서 불안과 동시에 희망의 빛줄기입니다. 계속 걸려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더 이상 바이러스가 갈 데도 없어 더 걸릴 사람도 없을 때가 오겠지요. 완만하나마 확진자 곡선이 조금씩 줄고 있다는 것이 그 방증입니다. 


그저 우리 아이들이 최대한 걸리지 않고 이 험난한 가시밭길을 지나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순간 사라졌다가 7일 후에 돌아오는 학생들도 예전과 별다를 바 없음의 반복에 마음이 놓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 확실히 이제는 별 것 아닌가 보구나.’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요, 유재석도 전현무도 BTS도 그렇게 대단한 사람들도 다 무사히 돌아오잖아요.



매일매일이 답답하고 싸늘하며 숨이 막혀 똑같은 것 같지만 사실 보이지 않게 우리에게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확진의 공포 속에서도 이제는 그것이 일상의 가벼운 위험임을 깨달았거든요. 이제는 누구나 걸리고 아무나 걸리며 사실 별 것도 아닌 게 오지게 까불던 이 바이러스, 곧 우리가 극복해낼 것이라는 희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학교에도 봄이 올 것 같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두 번째 학생작품집을 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