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취미중 꽤 오래된 취미가 있는데 콘솔게임 즐기기다. 국민학교 시절 친구집에서 재믹스를 접해본 이후로 나는 콘솔게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결국 재믹스는 사지 못했지만 그 이후 패미컴(국내에선 통상 패밀리 게임기로 불리던)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 게임기는 대부분 카트리지 방식이었고, 동네의 게임샵에서 불법복제 카트리지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여튼 그렇게 콘솔 게임기에 입문하여 메가드라이브(국내에는 삼성에서 수퍼 겜보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를 손에 쥐며 전성기를 맞이 하는 듯 했으나, 슈퍼패미컴이 콘솔게임기 시장을 장악하면서 콘솔게임기에 서서히 손을 때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자연스럽게 PC게임으로 넘어가게 되었고 PS1, 세가새턴, 닌텐도64 등등의 콘솔장비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가 대학교에 가서 알바한 돈으로 PS2를 구매하면서 다시 콘솔게임의 세계로 접어드는 듯 했으나 PS2의 황혼기에 게임기를 사버린 관계로 많이 즐기지는 못했다. 대학교 졸업이후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잠시 게임기와 거리를 두고 살다가 PS3를 구매하게 되었는데, 게임은 10개도 즐기지 못했다. PS3를 사기전에 잠시 XBOX 360 을 거쳐가긴 했는데 그건 정말 몇 개월 하고 바로 처분해버렸었다.
그리고 또 한동안 콘솔게임을 잊고 사는 듯 했는데 기회는 정말 우연하게 다가왔다. 아내가 임신했던 시기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게임기를 사주겠다고 하여 PS4를 들여놓게 되었고, 그것이 나의 제2의 콘솔게임 인생을 열어주었다. 그 이후 탄력(?)을 받아 PS4 Pro로 옆그래이드를 했고, 작년 연말에 드디어 PS5를 영입하게 되었다.
그 동안 콘솔게임기를 산 역사를 주절주절 썼는데 진짜 중요한 부분은 이것이다. 나이먹고 콘솔게임을 한다고 하면 한심하게 보는 시선이 많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같은 OTT 보는 것과 별반 다를 것도 없다. 그리고 골프나 다른 취미에 비해 가성비가 월등하다. 요즘은 게임시장에도 구독형 서비스가 있어서 OTT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독서비스를 신청하면 100~200가지 이상의 게임을 언제든 즐길 수 있다. 게임 타이틀 할인도 생각보다 자주하기 때문에 출시할 때 꼭 해야하는 게 아니라면 정가대비 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게임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그런게 나쁜게 아니라는 말이다. 담배피우고 술먹는 것보다 훨씬 건전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