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스쿨_학습일지 15
2024.03.26
서비스의 방향과 목적은 제작자가 아닌 사용자에 의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 듯하다.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선하는 프로세스에 관한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각 프로세스마다 사용자의 경험을 데이터로 확인하여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바꾸어가면 좋을까에 관한 대답을 조금씩 해나간다고 생각한다.
Case Study를 매주 진행하며, 실제로 내가 해당 서비스의 PM이라고 생각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고, 사업 현황과 사용자에 관하여 분석하고, 나아가 실제로 사용자가 화면을 통해 만나는 서비스를 경험해 보며, 사용자들이 불편할 만한 요소들을 찾아보려는 시각이 자연스럽게 생기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케이스 스터디를 회고하며 반복적으로 실수하는 부분은 '목적'과 '가치'와 같은 추상적 영역에 관한 고민이라고 생각 든다.
쉽게 말해, 서비스를 분석하는 이유와 불편사항을 '어떤 모양', '어떤 방향성'으로 개선해야 하는 지와 같은 부분에 관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서비스를 기획하는 PM으로써 '좋은' 프로덕트를 제공하고 싶어 하며, '좋은' 방향성으로 팀원들과 나아가고 싶었던 듯하다. 이때 '좋은'에 해당하는 가치 판단에 관한 부분이 명확한 기준으로 세워져 있지 않아, 분석의 방향과 해결책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다.
알라미는 딜라이트룸(DelightRoom)에서 출시한 알람시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덕트이다. 아침잠이 많아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지정한 시간에 일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능을 가졌는데, 특별히 '특정 미션'을 수행해야 설정한 알람을 끌 수 있기에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드는 것이 오히려 더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아침에 알람을 듣고 일어나길 원하지만, 알람을 듣고도 좀 더 자기 위해 알람을 끄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는 알람을 끈 행위를 기억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알라미는 이러한 사용자들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했고 예비 사용자들이 원하는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던 것이다. 먼저는 알람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고, 둘째로는 알람을 쉽게 해제할 수 없도록 미션을 부여하였다. 셋째로는 '일어나도록 한다'라는 목적을 정확히 수행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어뷰징 행위를 관찰하고 개선해 나갔다.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으로 동일하다. 생활의 형태나 업무 자체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24시간 중 일 혹은 공부를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 외에 시간 중 대부분은 또 잠을 자기 위해 사용한다. 이제 각자에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없으므로 개인이 온전히 스스로에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적다. 한편,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말한다. 아침 시간을 활용하여 개인의 시간을 만들어 스스로에게 투자하라고 말이다.
성공한 이들의 조언 때문일까? 아니면 개인의 삶이 사라진 채 사회적 삶만이 가득한 것에 불만을 느낌 사람들이 많아져서일까?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아침 시간을 바꾸고 싶어 한다. 안타까운 것은 습관과 기질적 이유로 인해 아침잠이 많은 사람들이다. 또는 게으름에 빠진 사람들이기도 하고, 또는 오히려 치밀한 사람들에 의해 알람이 제 기능을 못할 때가 있다.
알람을 쉽게 끌 수 없도록 미션 기능까지 제공했는데, 이를 회피하여 알람을 종료하는 사용자들은 서비스의 고객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기 쉽다. 나 역시도, 타겟층에서 벗어난 사람들이므로 해당 기능을 잘 사용하는 사름 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을 계속해서 고민했던 듯하다.
하지만 알라미가 생각하는 고객에 관한 조금 특별한 정의가 서비스의 방향과 미래를 다르게 했다는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다. 50% 이상의 평균 고객층과 1%의 특정 고객층 중 누구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서비스의 트래픽을 높이고자 하는 기획자적인 관점은 50% 이상의 평균 고객층이 사용할 수 있는 '균일한',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작하는데 관심이 쏟아진다.
서비스가 안정화된 이후, 보편성을 추구해야 하는 서비스가 아니라면 1%의 특정 고객을 개선하기 위한 자세를 꾸준히 가져야 한다. 일례로, 엘리베이터는 신체적 장애가 있는 특정 사람들을 위한 복지의 의미로 개발이 되었다. 선택적으로 타깃 화하여 적용한 사례이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모든 사람들이 층간 이동을 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 엘리베이터가 되었다. 심지어는 고층으로 초고층으로의 이동을 제공하기도 한다.
1%를 위한 개선이라는 것이 어쩌면 전체를 위한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지 모르겠다. 특정 부분에 관한 집요한 접근이 어떤 경우에는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필요한 기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겠다. 나아가서 누군가의 필요를 찾아내어 그 서비스를 집요하게 개선하여 궁극적으로는 모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