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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회사원H Oct 12. 2021

먹는 것에 진심인 편.

밥은 진심이다.

나에게는 듣기만 해도 마음 한구석이 찌르르해지는 이 있다.


부모님께서 안부전화 첫마디로도 자주 하시는 말씀 중에 "먹었니?"이다. 


대학시절 후배들에게 밥을 잘 사주던 선배가 서울에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사회초년생이던 내게 오랜만에 안부를 물으며, "밥은 먹고 다니냐"였다.


선배의 그 말이 꼭 어려운 객지 생활에 밥은 먹고 사느?라고 들려서 순간 나를 울컥하게 했다.


식사는 하셨습니까? 밥은 먹었어?


밥은 나에게는 그랬다.

한 끼를 먹더라도 밥은 가장 편하고 좋은 사람과 함께.


먹는 것은 나에게는 늘 진심이 담겼다.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먹는 것을 좋아한다.


가벼운 군것질 거리라도 주변에 좋은 들과 나누어 먹곤 한다.


그에 반해 싫어하는 사람이 던져준 간식은 먹지 않고 두는 버릇이 있다.(벌세우고 있는 중)


그건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불편한 상급자가 쏘는 거한 한 끼 식사보단, 밥 식구들과 마음 편히 대화를 나누며 먹는 소박한 밥 한 끼가 좋다.


나는 밥을 함께 먹는 그들을 회사 밥 식구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인사치레로 쉽게 하는 말 "밥은 먹었니?" 식사는 하셨어요?"다음에 밥 한 끼 해요."지만 나는 인사치레 빈말로 하는 밥 한 끼 하자는 말은 쉽게 건네지 않는다.


불편한 사람과는 밥을 함께하고 싶지 않고 궁금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코로나로 외부에 나가 음식을 먹지 말라고 한다.


배달 주문이 픽업을 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점심을 먹기 시작 한지 벌써 두 달이 되어간다.


점심시간이 나름 밥 식구들과의 소중한 소통시간이었는데, 그것마저도 할  없게 되었다.


자리에서 식사를 하다 보니 자연히 일을 병행하게 되어 개인 시간이 구별되지 않는다.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이란 하루 중 제일 기다려지는 시간인데, 그 시간이 사라진 것이다.


밥 식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날은 언제나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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