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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슈에뜨 La Chouette Jul 29. 2019

-6. 일단 묵을 곳부터 잡자!

부킹닷컴 vs 에어비앤비 vs 직접예약

우리는 상당히 기분파이지만 또한 상당히 실속파이다. 이 여행을 계획하면서 비용을 어디에 얼마나 쓸까를 고민했는데, 신혼여행이니 숙박은 편한 곳에 하되 너무 분위기 잡는다고 가격이 올라가지 않게 하자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비용에서 가장 어쩔 수 없는 부분은 비행기였다. 남편의 키가 190을 육박하다 보니, 무릎이 닿아서 이코노미석으로 긴 시간 이동하는 것은 무리이다. 따라서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예약하면서 다른 부분들이 긴축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부킹닷컴 먼저 시도

숙소는 두 군데에서 집중적으로 알아봤다. 우선 부킹닷컴은 여러 가지로 융통성이 있어서 좋았다. 요새는  비슷한 회사들도 참 많던데 다른 곳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어서 그냥 예전에 사용해봤던 이곳을 이용했다.


날짜와 장소, 숙박 인원수를 넣고 검색을 하면 이렇게 여러 호텔이 줄줄이 뜬다. 나는 남편과 함께 볼 수 있도록 보통 영어로 보지만, 한글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되어있다.

검색 결과 예시

아침식사 포함이라던지 하는 좋은 조건이 겉에 표시되기도 하고, 무료 취소 가능이라고 유혹하는 곳들도 많다. 당장 결재 안 하고 예약만 했다가 나중에 숙소에서 직접 결재하는 방식인데, 나는 되도록이면 그런 곳으로 선택했다. 사실, 쓰라린 경험이 있다. 작년에 딸과 유럽을 돌 때, 시칠리아에서 파리로 가는 비행기 티켓이 취소되었다. 공항 파업이 이유였고, 우리는 속수무책이었다. 아무 보험 같은 것도 따로 들지 않았고 저가항공이었기에, 비행기표는 환불되었지만, 파리에 3박으로 예약해뒀던 숙소비용을 고스란히 날렸다. 당시에 급하게 예약하느라 환불불가로 제법 비싼 숙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기에 얼마나 속이 쓰렸던지! 그래서 무료 취소 가능한 옵션이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그걸 보험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선택한다.


사실, 부킹닷컴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무료 취소이다. 따라서 좋아 보이면 일단 예약하고 나서, 다른 곳을 더 둘러볼 수 있다. 그리고 더블 부킹이 되면 알림이 뜨니까 한 곳을 취소하면 된다.


위 스크린 캡처에서 오른쪽 위를 보면 지도로 보기 선택 버튼이 있는데, 그걸 누르면 다음처럼 지도로 뜬다. 

왼쪽에 가격이나 조건들을 필터로 넣어서 검색할 수도 있다.


가운데 있는 호텔 리스트를 둘러보다가 맘에 드는 곳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오른쪽 지도의 마크가 커지면서 움직이기 때문에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아니면 반대로 오른쪽 지도에서 원하는 위치의 호텔에 마우스를 클릭하면 네모상자 안에 상세정보가 뜬다. 지도를 보면서 역 가까이, 또는 바다 가까이... 이런 식으로 선택을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빨갛게 동그라미가 있는 곳은 이미 누군가 예약했다는 의미이므로 굳이 눌러볼 필요가 없다. 속만 쓰리다.


예약을 하고 나면 나의 예약 페이지에서 상세 내용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상단 쪽에 나의 검색과 예약 현황을 한눈에 보여준다는 것이다. 검색을 안 한 기간에는 추천 여행지를 써주기도 한다.


즉, 아래처럼, 르아브르는 검색 중이고, 바이외는 예약 완료상태이다. 8/8~8/10은 아무 검색을 안 했더니 저렇게 니스에 가라고 추천을 해주었다. 즉, 내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사실 부킹닷컴은 사용하기 상당히 편리하고 유쾌한데, 가격이 좀 비싼 경우에 있어서 막상 우리는 이곳을 통해서 숙소를 잡지는 않았다. 몹시 미안하지만, 일단 예약을 여러 군데 다 했는데, 에어비앤비에서 더 좋은 조건의 숙소들을 찾아서 결국은 차례차례 취소를 하였다. 하지만 취소 과정 역시 순조로워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곳을 이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곳이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부킹닷컴 같은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호텔의 직영 웹사이트를 직접 가보면, 그쪽 가격이 훨씬 싼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건 미국 여행에서는 잘 생기지 않는 일인데, 유럽에서는 종종 볼 수 있다. 아래처럼 대놓고, 부킹닷컴, 익스페디아, 호텔닷컴에 제공하는 가격을 공식 웹사이트에 써놓고 광고하기도 한다. 수수료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듯.


로마의 한 호텔. 여행사와의 가격차이가 눈에 띈다.



사실 우리는 앞서 밝혔듯이 비행기표에 많은 돈을 사용했기에 숙박은 저렴하게 가기로 했다. 하루 평균 70€로 잡고, 지역에 따라서 적당히 위아래로 조정하였다. 예를 들면 르아브르 같은 곳은 많이 저렴하고, 타오르미나 라든가 베니스 같은 특급 관광지는 어쩔 수 없이 그 선을 넘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어쨌든 허니문이니까 한 군데 정도는 좀 럭셔리하고 의미 있는 곳으로 잡을 수도 있게 가격을 심사숙고하였다.


또한 숙소에서 직접 취사를 할 수 있으면 비용을 더 아낄 수 있기 때문에, 같은 값이라면 부엌이 딸린 곳으로 가고 싶었고, 그러자면 차라리 아파트나 숙소 전체를 우리끼리만 쓸 수 있는 공간이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운 여름에 욕실을 못 쓰고 기다리거나 하고 싶지는 않았고, 더구나 우리는 신혼이지 않은가! 하하!


에어비앤비로 더 저렴하게

따라서, 부킹닷컴보다는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 집 전체를 빌릴 수도 있는 에어비앤비로 검색을 시작했다. 일정이 거의 확정되었고, 교통수단에 대한 아이디어도 잡혔기 때문에 이제는 진짜 서둘러서 숙소를 확정해야 했다. 결혼 축하연으로 두 주일 가량 온 식구 집안 접대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었기 때문에, 그전에 확정을 짓고자 해서 마음이 급했다. 이때 며칠간 계속 새벽까지 검색하고 찜하고 그러느라 정신이 없었다.


에어비앤비를 파고들었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대신, 부킹닷컴에는 없는 엄격함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상 이 숙소를 더 안전하고 저렴하게 만들어주는 베이스가 되므로 다소 불편한 부분도 기꺼이 감수하게 된다. 


우선, 숙소를 선택할 때 환불정책을 체크해야 한다. 어떤 곳은 한 달 전까지 무료 취소이고, 어떤 곳은 하루 전에 취소해도 환불해주는 곳이 있다. 이것은 전적으로 호스트(집주인)에게 달려있다. 하지만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호스트가 유연환불 정책을 택했다 하더라도, 완전 무료 환불은 일 년에 딱 3번까지만 가능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에어비앤비에는 숙소 비용 외에 서비스 수수료를 따로 받기 때문이다. 이 비용은 에어비앤비가 가져가는 수수료이다. 즉, 사람이 실수도 할 수 있으니까 일 년에 세 번까지는 수수료를 환불해주겠지만, 습관적으로 숙소를 막 찜하거나 하면 수고비를 떼어가겠다는 거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더블 부킹, 즉 같은 날짜에 숙소 두 군데를 함께 예약할 경우, 그 기간의 취소는 역시 수수료를 떼고 나머지만 환불해준다.


그럼, 에어비앤비 검색을 함께 해보자. 검색을 하고, 오른쪽 위의 지도보기를 선택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면 오른쪽 지도에서 가격과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지정된 날짜에 가능한 숙소만 보인다. 왼쪽 리스트에서 마음에 드는 곳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지도에 녹색으로 진하게 표시가 되고, 반대로 지도의 가격을 클릭하면 숙소의 상세정보가 나온다. 검색할 때, 여러 가지 필터를 적용시킬 수 있다. 가격이나 인원수, 숙소 유형 등등이 가능하다.


원하는 숙소를 하나 선택해서 구경을 간단하게 해 보면, 이렇게 숙소 설명과 사진들이 나온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위에 보이는 가격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분명히 1박에  €40라고 쓰여있지만, 아래쪽 합계는 €58로 껑충 뛰었다. 청소비는 호스트에 따라 별도로 붙이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서비스 수수료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에어비앤비가 가져가는 몫이다. 그리고 또 하나, 유럽에는 도시세 또는 숙박세라고 불리는 세금이 있다. 지역별로 호텔별로 가격이 다른데 비싼 호텔의 경우는 더 올라가는 듯하다. 최소 1인당 €1부터 €10까지 될 수 있으니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숙소에 따라서 이렇게 미리 결재하는 곳이 있고, 숙소에서 직접 받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 쓰여있지 않다고 해서 안 받는 것이 아니므로 약간의 여유 현금을 챙기는 것이 좋다.


그리고 호스트 사진 옆에 훈장이 달려있다면, 슈퍼호스트임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숙소와 호스트를 좋아하면 그것이 쌓여서 슈퍼호스트가 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숙소를 원한다면 슈퍼호스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에어비앤비 페이지는 번역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어로 번역해서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좋다. 의외로 와이파이가 제공되지 않는 곳도 있고, 뜻밖에 세탁기가 있는 곳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참고해서 일정을 잡으면 편리하다. 한 여름에 묵으면서 에어컨이 없으면 초난감일 수 있다. 또한 호스트가 원하는 규정이 때로 무리스러울 수도 있으므로 그것도 잘 읽어봐서 난감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새벽 6시에 쓰레기를 직접 버리라는 호스트도 있었다!)


사람들의 리뷰도 중요하다. 집에 도착했는데 집주인이 연락이 되지 않아 고생했다는 후기가 빈번한 경우 아예 안 가는 게 나을 것이다. 또한 바퀴벌레가 나올 거 같은 집이라든가, 창문을 열면 심한 냄새가 올라온다든가 하면 곤란하다. 반대로, 집주인이 역까지 직접 픽업을 나왔다는 후기를 본다면 훨씬 마음이 놓일 것이다.


숙소를 이 상세 페이지에서 바로 예약 신청할 수도 있고 (숙소에 따라 호스트가 허락을 해야 예약이 되는 경우도 있고, 바로 예약되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예약 전에 호스트에게 궁금한 것을 먼저 질문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호스트가 예약을 원하면 게스트에게 답변을 하면서 1일간 우선권을 줄 수 있다. 고민해보고 우리 숙소에 오라는 뜻이다. 즉, 예약을 할까 말까 고민이 된다면 무엇이든지 질문을 보내서 하루를 벌어보자. 은근슬쩍 찜하는 방법이다.


에어비앤비 웹사이트나 앱에는 호스트와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오른쪽 상단의 메시지를 선택하면, 주고받은 메시지를 모두 볼 수 있다. 또한 만일 호스트가 우선권을 줬다면 아래처럼 예약 가능 시간이 뜬다. 


에어비앤비의 숙소 위치는, 예약 전까지는 대략의 위치만 뜨고, 예약을 해야 주소를 볼 수 있다. 그렇게 예약이 차곡차곡 쌓이면 아래처럼 한눈에 볼 수 있는 페이지가 뜬다.



부킹닷컴과는 스타일이 다르지만 역시 편리하게 나의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각각의 장소를 클릭하면 상세정보를 볼 수 있다. 주소 호스트 전화번호, 체크인/체크아웃 시간, 집안 이용규정, 환불정책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숙소마다 체크인 시간이 다르므로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함께 여행하는 사람도 에어비앤비 멤버라면 그를 이 일정에 초대할 수 있고, 그러면 그의 페이지에도 똑같은 일정이 뜬다. 그래서 남편도 내 초대에 따라 에어비앤비 멤버가 되었다. 이렇게 초대하면, 상대방에게 할인쿠폰이 가게 되고, 그가 예약하고 숙박까지 완료하면 내게 역시 약간의 돈이 적립되기 때문에 굳이 안 할 이유는 없었다. (결국 나중에 여정 실수가 발견되고, 초기 여행지를 새로 예약하게 되면서 남편이 내 쿠폰을 사용하는 이득을 활용하게 되었다!)




결국 며칠을 밤새고 애를 쓴 덕분에 식구들이 도착하기 전에 거의 모든 숙소를 예약했고, 두 주일 간은 가족행사로 정신없이 보냈다. 우리 집에서 양쪽 식구 9명이 함께 지냈으니 얼마나 분주했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두 국적의 가족들이 말이다. 그동안  허니문에 관한 생각은 하나도 못 했다.


다 가고 난 후, 다시 검토를 하면서 모든 곳이 제대로 되어있는지를 확인하고, 교통편을 확인하다 보니, 뭔가 허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까지 숙소 결정을 전적으로 내게 맡기던 남편이 갑자기 말했다.


이건 불공평한 것 같아.


그냥 쉽게 호텔을 예약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너무 애쓰고 있고 자기가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사실 내가 전적으로 준비하긴 했지만, 그러느라 내가 분주해하고 있으면 모든 집안일을 다 맡아서 해줬고, 간간히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있으면 함께 숙소를 구경하기도 했으므로 그리 불공평한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결정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남편이 적극 투입된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결국 우리의 계획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숙소를 몇 군데 다시 변경하게 되었는데, 이때, 남편이 에어비앤비에 새로이 투입되면서 우리의 환불규정이 1년에 3번에서 6번으로 늘어났기에 그것도 유용했다! 


예를 들어, 부엌 도구가 다 있다고 되어있던 숙소에서, 막상 예약 후 자세히 읽어보니, 집안에서 음식을 먹을 수 없다고 단호히 쓰여있었고, 아침식사를 원할 경우 1인당 €6을 주고 사 먹어야 한다고 되어있었다. 마음이 상한 우리는 바로 예약 취소하고 새로운 곳을 다시 선택해야 했다. 


결국은 이런 종류의 숙소 선택도, 예약하는 사람이 얼마나 꼼꼼히 챙기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차근차근 준비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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