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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슈에뜨 La Chouette Aug 12. 2019

4_1. 몽생미셸 바이바이

영화속 한 장면 같은 로맨틱한 아침식사

아침에 눈을 뜨니 햇빛이 창으로 들어온다. 창 밖을 내다보니 정원에 우리 차가 얌전히 세워져 있었고, 반대쪽 창문으로 내다보니 아침식사용 테이블이 이미 세팅되어있었다. 아래 사진엔 보이지 않지만 몽생미셸도 멀리서 보이고... 이 로맨틱한 아침이라니!



주섬주섬 챙겨 입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열린 창문이 우리 방이다. 우리 방에서는 앞마당과 뒷마당이 동시에 내다보인다. 



우리를 본 주인아주머니께서 크롸상과 버터, 햄, 요거트, 집에서 만든 잼을 챙겨주셨다. 그리고 남편이 글루텐을 못 먹는다 했더니, 맞다 그랬지! 하시며 그러면 다른 것을 뭘 주면 좋겠느냐고 묻더니 달걀 괜찮으냐고 하고는 오믈렛을 해주셨다. 진짜 프랑스 가정에서 프렌치 오믈렛이라니! 우리는 이런 너무나 프랑스 가정식인 아침식사를 몽생미셸을 바라보며 할 수 있었다. 이건 무슨 영화 속 한 장면 같지 않은가?


완숙이 아닌 반숙으로 제대로 익힌 프렌치 오믈렛에 남편이 뿅 갔다!


나는 원래 저탄고지 식단을 하기때문에 빵을 안 먹는데, 어찌 프랑스에서 크롸상을 마다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 큼직한 크롸상을 결국 세 개나 먹어서 남편이 깜짝 놀랐다. 내가 음식 절제가 강한 편이라 이런 모습은 처음 보여줬다. 하하!


진정  이 프랑스의 크롸상의 자태를 보라! 어찌 거부할 수 있으랴!


식사를 마치고 나서 샤워하고 짐 싸고 작별을 하는데, 아주머니가 예쁜 정원에서 라벤더를 따서 차에 넣어주셨다. 아쉬움을 향기로 달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프랑스식으로 비주(bizoux, 볼끼리 맞대며 하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가는 길에 주유소를 물어봤더니, 우리가 원래 나가던 방향과 반대로 나가면 경치가 아름다우며, 또한 그 길이 주유소로 이어진다고 알려주셨다. 아주머니가 영어를 잘 못 하셨는데, 다행히 내 불어가 통해서 지내는 동안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다만 내가 자꾸 불어하려는 데 영어 나오고, 반대로 영어 하려면 불어가 나오고, 그러다나 한국말까지 튀어나오고 머릿속이 복잡해서 계속 헷갈리는 것만 빼고는 말이다!



주인아주머니가 알려주신 길은 아름다웠고, 우리는 한 군데 세우고 마지막으로 몽생미셸과 작별인사를 하였다. 그곳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면서 경치를 그릴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그러나 그들이 그리는 장면은 몽생미셸이 아니었고, 그냥 자연의 경치였다. 매일 보는 몽생미셸은 그들에게 특별한 것이 아니겠지.


바이 바이 몽생미셸! 베이유야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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