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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_2. 몽생미셸, 보고 또 보고

창 밖으로 몽생미셸이 보이는 방에서 완전 새로운 프랑스 가정 체험을 하다

by 라슈에뜨 La Chouette

숙소와 약속했던 시각이 4시에서 5시 사이였는데 6시가 넘어서야 그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에어비앤비의 나쁜 점은, 예약하기 전까지는 숙소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대략 20~30분 걸리는 줄 알았던 숙소는 자그마치 40분이나 걸렸다. 사실 이 숙소를 선택한 이유는 방에서 몽생미셸이 보이는 멋진 집이라는 것이었고, 가격은 우리 전체 일정 중 가장 비싼 편에 들어가는 곳이었다. 그래서 기대 반, 우려 반의 마음으로 숙소에 도착했다.


관광지와는 완전히 동 떨어진 한적한 시골 마을의 한 집에 도착했다. 집 안으로 들어가 주차를 하니 주인아주머니가 나와서 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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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가니 모든 것들이 오래된 것들이었고, 집은 지은 지 200년이 되었다고 했다. 이 큰 집에 욕실은 하나였고,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커튼도 없는 구식 욕실이 너무나 고풍스러웠다. 그리고 화장실은 현관 입구에 따로 있었다.


03-26.jpg 근사한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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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방은 2층이었고, 계단을 올라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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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들어서면 침대와 예쁜 가구, 레이스 등등이 보이고, 창가로 다가갔더니...
오 마이 갓! 실제로 이것이 창밖으로 보였다!


정말 창밖으로 몽생미셸이 보이는 집이었다. 가까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뒷마당과 우리가 묵는 방에서 몽생미셸이 정통으로 보였다. 집 전체를 구경한 후, 우리는 저녁을 안 먹었다고 했더니 주인아주머니가 식당을 소개해 주셨다. 차로 한 5분 정도 가니, 정말로 조용한 마을이 나타났고, 우리는 이곳에서 식사를 했다.


03-30.jpg LE PETIT NAVIRE 61 Gr Grande Rue, 50530 Genêts, France


귀여운 이 작은 레스토랑에 들어섰더니 안에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잘 찾아왔나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주차 어디다 하느냐 물었더니 길 건너에 세우라고 했다. 거기가 자기 주차장이라고. 그리고 테라스에서 먹겠냐고 해서 그러자고 했더니, 가게 안쪽으로 안쪽으로 들어가서 예쁜 정원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빈 집이 아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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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안 마당, 사람들이 가고 난 후에 찍음


우리는 일단 음료로 애플 사이다를 주문했다. 노르망디 지역은 이 애플 사이다가 주된 음료이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쉽게 애플 사이다를 만날 수 있다. 시원하게 제공하기 위해서 얼음물에 담가서 나오곤 하는데, 이 집에서는 이렇게 귀여운 비닐 쇼핑백에 담아 나왔다. 나는 오늘의 요리인 돼지고기를 주문했고 남편은 고민하다가 Bucher's piece(정육점 주인의 조각, 그때 그때 다른 고기 덩어리 메뉴)를 골랐는데, 둘 다 맛있었다. 그리고 프랑스에 왔으니 디저트는 치즈로... 종합 치즈 세트와 에스프레소로 확실하게 마무리했다! 식사 중에 비가 왔지만, 우리는 저 파라솔 안에 있어서 안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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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었으니 집에서 푹 자면 좋겠지만, 몽생미셸 야경이 좋다고 하니 가서 또 봐줘야지? 그러나 이 집은 밤늦게 샤워가 금지이다. 10시가 넘으면 모든 소리를 차단하는 것이 규칙이기 때문에 우리는 식후에 집으로 다시 가서 샤워를 미리 하고, 이도 미리 닦았다. 잘 준비 완료하고 다시 놀러 나가다니!


생각보다 멀어서 약간의 후회는 있었으나 서두르기로 했다. 그래도 좀 늦긴 했다. 해지기 직전의 그 푸른빛에 함께 담고 싶었는데, 숙소가 너무 멀어서 가는 길에 그냥 밤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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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잠시 들렀던 농가에 들어가서 몇 장의 사진을 남기고... (사실 그러느라 시간을 좀 초과로 많이 사용했다)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촉박해지고 말았다. 몽생미셸은 1시까지 오픈한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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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둥지둥 다시 몽생미셸 주차장으로 갔더니 참으로 한가하구나. 셔틀버스는 모두 내리기만 하고, 아무도 타지 않아서 우리는 텅 빈 버스에 우리 둘만 함께 갔다. 음, 이러다가 못 나오는 거 아니야? 그래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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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1.jpg 셔틀 저편으로 몽생미셸이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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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후에 보니,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줄이 징하게 서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꿋꿋하게 내려서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의외로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았다. 삼각대를 안 챙겼던 것이다. 에효. 다 흔들려서 나중에 참 속상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며 위로를 했다.


그리고 차분히 줄을 서서, 거의 마지막 셔틀을 타고 주차장으로 고고. 다시 집으로! 쥐 죽은 듯 조용한 집 계단을 살금살금 올라가서 곧장 기절했다. 너무 피곤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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