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비극적인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의 사회적 기록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7분에 삼풍 백화점 붕괴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백화점 전체가 무너져내리는 초유의 사건 앞에서 모든 사람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요. 당시에 삼풍 백화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살고 있었던지라 놀라움과 충격은 더 컸습니다. 대구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 사고 이후 2개월만의 일이라 더욱 충격은 컸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한 사상자의 규모는 컸습니다. 약 1500명 정도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는 스무살에 삼풍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백화점 붕괴사고를 경험하게 된 저자가 사고 이후 겪었던 일에 대해 기록한 글입니다. '비극적인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의 사회적 기록'이라는 부제에서 알수 있듯이 사고 후 겪어야만 했던 고통과 그 이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 노력한 내용들이 상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저자는 세월호 사건 이후 딴지일보에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상품의 생존자가 말한다>를 썼고 이를 계기로 딴지일보에 <저는 삼풍의 생존자입니다>를 정식 연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회적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안전과 관련한 법이 하나씩 생겨나고 바뀌어나갑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모든 재난 피해자에게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빚에 대해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그들의 고통과 아픔에 대해 지겹다고 말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누군가의 어떠한 형식의 아픔에도 우리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어야 합니다.
내용 중 불행의 크기나 빈도는 고통에 비례하지만 가장 큰 고통은 어째서 이 불행이 나에게 일어났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게 될 때 가장 크다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불행에 대해 말하고 기록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감추어져있던 고통의 경험을 바깥으로 끄집어내야하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좀 더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으며, 자신이 글을 더 생생하게 잘 쓴다면 사회가 더 안전해질거라는 말에 가슴 아프면서도 공감이 갔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도의적인 차원에서 여전히 타인의 불행과 비극을 가볍게 여기고 조롱하면 안되며 악몽 같은 사회적 비극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이 조금이라도 안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상처를 끄집어내서, 용기내어 글을 써주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