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왜 저한테 물으세요?)
글쎄요. (본인이 결정 하셔야죠)
칠해 보기 전까지 결과를 예측해 볼 수는 있지만 막상 결과가 예측과 맞아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제품을 만들 때에도 색을 결정하기 전에 샘플을 만들어 색상을 확인 한다. 실제와 상상 혹은 컴퓨터 속에서 여러 선택을 시도해 볼 수 있을지라도 스케치북의 종이의 종류에 따라 혹은 프린트했을 때, 다시 봤을 때 느낌이 달라지는 경우가 생긴다. 그것을 예측하는 것은 경험에서 쌓인 개인의 정보와 감각인 경우가 많기에 매번 칠해보고 확인하고 생각한 것과 다르더라도 아직 세상이 끝나지 않았다.
다른 종이에 다시 해 보면 된다. 또 아니면 또다시 하면서 요령이 생길 것이다.
이런 말을 쓰는 것이 어쩌면 실패하지 않기 위한 정보를 기대한 독자에게 실망을 줄 수도 있지만 창작의 세계에서 도제식 배우기를 이미 학교 등지에서 경험한 우리가 그래서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예술은 기술도 필요하지만 자신의 표현이기에 조금의 용기 망칠 용기 과감해질 용기 뭐 어때 이 정도면 괜찮은 데라고 말할 용기 등이 필요하다. 자기만의 시간 자기만의 방법이 생길 때까지 즐겁게 망치는 시간을 갖고 그 안에서 재미를 발견해보자. 자신만이 고유함 자신의 색이라 말하는 개성은 그렇게 이곳저곳에서 조금씩 스스로 쌓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나의 경우엔 확신을 가지고 선택하는 일보다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실수란 없다는 생각은 버리고 예측할 수도 예측 가능하지도 않은 매 순간 불완전한 선택의 과정을 즐기라는 말은 무책임해 보이지만 해보지 않으면 색을 눈으로 머리로 익히기 어렵다.
그림을 어떻게 이해했는지에 따라 색을 표현하는 방식도 달라지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무턱대고 슬슬 칠하거나 꽉꽉 눌러 칠했을 수도 있을 채색 붓질에 도 힘을 조절해 보자. 감정을 표현하기 수월해진다.
완벽한 조절을 원한다면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또는 시간과 노력으로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 시간과 훈련은 길고 지루할 것이다. 나 자신도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말이다.
영화 애나벨을 보고 단순히 공포영화이니 빨간색 배경을 넣으면 좋겠다는 1차원 적인 생각에서 빨강 바탕을 생각하기도 하고 순수의 상징 같은 인형이 소녀들과 가족에게 저지르는 잔혹한 이야기인 것을 감안해 배경을 거친 핑크로 만들고 튀겼던 핏 방울을 진 핑크로 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