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진 Jan 27. 2020

명절의 끝

떡국 그리고 변한다는 것

 연휴의 끝에서 혼자 카페에 앉아 가만히 있으니 미뤄뒀던 복잡한 생각들이 밀려온다.


이제는 떡국의 의미마저 피하고 싶을 만큼 나이가 먹었고, 어른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지도 제법 됐고.


글을 끄적인다는   의미가 아니지만 끄적인 글들을 내가 아닌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글의 질이 뛰어나야 한다는 압박감보다는 나라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려운 것에서 오는 마음이랄까.


언제부터고 글을 나누게 된다면,  글이 충분히 다듬어지고 자신 있을 만큼 예뻐졌을 때였으면 했다.


서른 중반의 요즘 드는 생각은,

그런 때라는  원래 오지 않는 거구나.


어렸을  원하는  원하는 대로 먹고사는 어른이 부러웠고, 스무 살엔 원하는  원하는 대로 먹고살  있는 여력에 가정을 꾸린 서른을 꿈꿨으며, 그렇게 살고 있을  알았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글이란  나눠봐야겠다.  생각을 했던  같다.

나의 파란만장한 삶을 내가 어떻게 멋지게 헤쳐나갔으며 지금 얼마나 원하는 대로 바라는 대로 살아갈  있었는지에 대한 글을.


.

다시 말하자면 지금의 나는 가정을 꾸리지도 못했으며 여전히 원하는  많지만 정해진 예산 내에서 한정된 소비를 해야 하며, 아주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 드는 생각은,

십 년 뒤가 된다고 해서  생각이 아주 크게 변할  같지는 않다는 거다.


근데  신기한 , 지금의 내가 어렸을 , 스무 살에 꿈꾸던 모습이 아니라고 해서 아주 실망스럽지도 않다는 거다. 그저 그때 품었던 생각들과 마음들이  그때 했으면 하는 마음들인  같아 뭔가 귀엽다.


그때도 지금의 나처럼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이 흘러도 크게 변하지 않고 달라지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살았다면 너무 슬펐을  같다.


나는 이렇게  떡국 값을 하나보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가 한 치 앞도 볼 수 없다는 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