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드뷔시(Debussy)를 들어 보려고 합니다.
최근, '나 혼자 산다'라는 방송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정확히는 하석진 씨가 출연했던 편으로 가장 마지막에 했던 그 말이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생활에 대한 노하우만 쌓여가는 그런 삶."
아직도 '혼자인 삶이 좋은가요?'라고 물어보는 질문에 하석진 씨가 이런 대답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이런 생각이 찾아왔습니다.
"나도 생활에 대한 노하우만 가득하게 쌓여가는, 그런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일상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그리고 다양한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이런 노하우는 정말 필요한 부분입니다. 어쩌면, 오히려 돈을 지불하면서 배워야 하는 삶의 지혜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듯 우리는 하루하루 다른 일상을 경험하고 묵묵히 그 시간을 통과하면서 '나만의 처리 방법'을 서서히 익혀나가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아주 적당하게, 때로는 아주 적절하게 그 방법은 차곡차곡 우리의 어딘가에 쌓여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노하우만을 쌓아가는 일상을 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늦은 밤에 하석진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런 생각을 했어요. 참 재미있기도 했지만 생각도 많았던 그런 방송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늦은 밤의 TV를 끄고 나서 침대에 누웠습니다. 한동안 잠이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불면증과 같은 불편함은 아니고 뭐랄까, 지금 이 시간 '사색을 해보고 싶다'라는 정도의 뒤척임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불현듯,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들어야겠어."
"그 첫 시작은, 드뷔시(Debussy)야."
■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 삶의 의미.
갑자기, 이게 무슨 말인가? 싶으시겠지만 정말 저는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듣는 것을 하나의 방법으로 선택했습니다.
이 곡은 어느 시대의 음악으로써, 작곡가는 누구이며 등등 이런 부분으로의 공부가 아닌 자연의 소리에 가까운 음악을 듣는 것이 바로 그 목적입니다.
개인적으로 노래, 음악을 참 좋아하는데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음악은 기계음이 가득하게 들어간 곡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자연, 그 자체적인 소리를 자주 듣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100%에 가까운 자연의 소리를 들으려면 산속에 찾아가 바람이 불어오는, 구름이 움직이는,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습니다. (매일 등산을 갈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다음으로 생각한 것이 악기를 연주하는 그런 음악인, 클래식을 생각했습니다. 현을 울리고 혹은 건반을 치면서 나오는 소리를 전달하는 그런 클래식 음악이 그나마 가장 자연에 가깝지 않을까? 했던 것입니다.
물론 App을 통해 듣기 때문에 '그것도 기계가 만든 전자음 아니에요?'라고 하신다면, 드릴 말씀이 없지만요.
조용히 산책을 할 때에도, 주말에 가볍게 등산을 갈 때에도 그리고 한적한 카페에 앉아 책을 읽을 때에도 클래식 음악을 들으려고 합니다.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에,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이 무슨 상관이람? 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저만의 기준이 담긴 행동을 하고 싶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생활의 노하우가 아닌 저만의 인생 혹은 그 일상을 위한 행동을 하나하나 정하고 노력해가는 것. 그 점입니다.
가사가 없는 그리고 자연에 그나마 가까운 소리를 들으며 사색에 잠기는 상상은 언제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단순히 '기분이 좋다'만으로는 부족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그 사색이 끝난 뒤에 엄청난 무언가를 깨닫겠지? 라고 생각하지도 바라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 시간을 온전히 보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드뷔시 컬렉션(Debussy collections)을 다 들으면 그다음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 나왔던 음악들을 들어볼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꽤 긴 시간이 걸리겠죠? 그래도 오랜 시간을 들여서 하나하나 쌓아가고 싶습니다. 그러면 미래의 언젠가, 클래식 음악을 듣는 저의 모습이 꽤 자연스러워질 것 같아요.
그리고 '드뷔시'와 함께 해야 할 것을 하나 더 정하고 이렇게 글을 마칩니다.
"어디에 가든, 항상 한 손에는 책 한 권을 챙겨서 가는 것"
때로는 일찍 도착을 해서 책을 읽거나, 때로는 한 시간 전에 미리 도착을 해서 한가로이 책을 읽을 줄 아는 여유를 갖는 것, 그런 사람이 되는 것.
그게 중요할 것 같아요. 지금의 저에게도 그리고 미래의 저에게도 모두.
PS. 이 글을 마지막으로 '하찮은 질문과 괜찮은 대답' 을 마칩니다. 무엇보다 에세이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을 '에세이 3부작'에서 중간을 차지하고 있는 이 편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어떻게 잘 와 닿았을까? 하는 생각에 멋쩍은 마음도 들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하나하나를 정리했다는 마음에서는 나름 기분이 좋기도 합니다. 저만의 즐거움 혹은 저만의 정리로 멈추지 않기를 바라며,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