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아니고 연애만 하실래요?

비혼 주의 이야기 2

by 왼손잡이앤

프러포즈받은 날 그 남자와 헤어졌다. (brunch.co.kr)


그렇게 나는 나에게 프러포즈를 한 남자와 이별을 했다.

그 남자는 아주 많이 힘들어했고 나는 죄책감이 많아졌다.

하지만 나는 그가 고백할 때 분명하게 말해주었다.


"저는 비혼 주의자예요. 연애만 해도 괜찮으시다면 데이트 신청받을게요."


그도 오케이 한 거라 연애를 시작했던 거다.

그런 그는 나의 뜻깊은 생일날 프러포즈를 해서 기어이 나를 울려버렸다.


그 뒤로도 소개팅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나는 계속 요리저리 피해 다녔다.

또다시 이별을 하기도 사랑을 시작하기도 두렵고 버거웠다.


그러던 어느 날, 친한 언니가 자꾸만 한 번만 만나보라고 연락처를 주었다.

나는 전화번호를 받고도 연락하지 않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어느 날

낯선 번호로 전화 한 통이 왔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000입니다만 혹시 시간 괜찮으실까요?"

"아.... 누구세요? 저는 000님 모르는 사람인데요."

"아~ @@에게 소개받았습니다."


앗!! 이 언니가 내 번호를 그 남자에게 준 것이다.

'이런이런.....'

나는 이런저런 핑계로 그와의 만남을 피하고 피하고 미루었다.


그 언니의 성화에 등이 떠밀려서 그 남자를 만나기로 한 날이 되었다.

하늘 거리던 핑크색 원피스를 입고서 나는 대학교 정문에 도착했다.


전화벨이 울린다.

"혹시 지금 도착하셨어요?"

"아 네 방금요."

"알겠습니다."


나는 주위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조금 후에 나의 벤치 앞으로 누군가 걸어와서 걸음을 멈추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그 사람을 보았다.

눈이 굉장히 크고 덩치가 조금 있는 그는 흰색티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안녕하세요 000입니다."

그는 살짝 중저음에 굵은 목소리였다. 듣기가 아주 좋았다.


"안녕하세요."

나도 살짝 미소를 지으면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우리는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녁을 먹으러 가고 차도 한잔 마셨다.

그리고는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며 산책을 했다.


그는 소개팅에서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지 않은 여자가 처음이라고 나를 신기해했고

나는 결혼할 생각도 없으니 남자들의 조건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제가 비혼 주의자인 거 알고 나오신 거예요? 저는 결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나의 말에 그는 능청스럽게 대답을 했다.

"저도요 저도 결혼에는 관심 없습니다. 우리 그럼 연애만 할까요?"


그렇게 그 남자와의 연애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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