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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왼손잡이앤 Mar 08. 2022

정관수술을 했는데 임신테스트기 2줄이 나왔다.

어설픈 여자의 결혼이야기11

출산 후의 여자들의 삶이란 뭐 말해서 뭐할까?


초초초초예민한 우리의 첫째는 정말이지 누워서 잠을 자지 않는 아이였다.

뒤로 업거나 아기띠로 안고 있어야만 잠을 자는 소위 말하는 등 센서가 있는 아이였다.


출산하고 잠 한번 시원하게 못 자고 밥 한번 편하게 못 먹은 나는 지칠 대로 쳐 가던 날 결심했다.

다시는 출산을 하지 않겠다고 신랑에게 선언했다.


그래서 정관 수술하는 병원알아보고 예약을 다.

나의 성화에 신랑은  병원에 간다고 했다.

예약 날 아침에도 나는 간곡히 부탁했다.

"자기야... 나 진짜 너무 힘들어. 우리 한 명만 잘 키우자.

 제발 나를 생각한다면 꼭 꼭!!"

 

그렇게 내 인생의 임신과 출산은 다시는 없을 거라고 호언장담을 했다.


나는 순진하게도 그렇게 신랑을 믿었다.


출산 후 병원에서 마지막 진료를 보는 날 신랑이 조용히 의사 선생님에게 질문하던 걸 들었다.

"언제쯤 부부관계를 해도 아내가 안 아프나요?"

"아~~100일 지나고 하시면 가장 좋죠. 멋진 남편이시네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첫째의 100일 파티를 하던 날 밤,

그  남자가 나에게 신호를 보냈다.

나는 당연히 남자가 수술을 했다고 믿었기에 그 남자의 100일간의 기다림을 모른척할 수는 없었다.






출산 휴가를 끝내고 직장에 복직을 했다.

육아에서 벗어났다는 기쁨과 다시 일을 할 수 있다는

설렘에 나는 너무 행복한 날이었다.

그날 바로 우리 부서는 회식을 하러 갔다.

얼마 만에 회식인가~

회식의 분위기에 한껏 기쁨에 차 있었다.

나를 유난히 따르던 후배가 정성 들여 구워서

내 숟가락에 놓인 삼겹살을 먹으려는 찰나

갑자기 헛구역질이 나왔다.


엥? 뭐지?


나보다 더 당황한 후배는 삼겹살을 다시 주문하고서 굽기 시작했다.

두 번째 삼겹살이 노릇노릇 익어가는 그때 갑자기 또다시 헛구역질!!!


나는 직감적으로 불안했다.

설마...... 설마... 그 날밤....


나는 회식자리에서 조용히 빠져나와서 약국으로 갔다.

"임신테스트기 하나 주세요"




떨리는 손이 멈추질 않았다.  두줄이었다.


분명... 그는 정관수술을 했는데 왜?

그 남자에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었다.

바로 전화가 왔다.


"오빠 이게 왜 이럴까요?"

"어디야 지금?"

"병원 근처에서 회식하고 있어요."

"바로 갈게. 기다려"


그 남자를 정말 빠르게 나의 회식장소로 왔고 나는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인사를 하고 바로 나왔다.


그 남자의 얼굴은 기쁨이 가득했고

나의 얼굴은 화가 가득했다.

집에는 친정엄마와 첫째가 있으니 집으로 갈 수가 없었다.


우린 잠시 조용한 공원으로 갔다.  그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00아 미안해. 나는 아이가 좋아."

"무슨 뜻이에요?"

"수술하러 안 갔어"

"왜요? 내가 힘들다고 했잖아요."

  

내가 예약했던 곳에 그는 가지 않았던 것이다.


아이를 무척이나 좋아하던 그 남자

아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그렇게 우리는 처음으로 결혼 후 크게 싸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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