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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팔이오 Nov 23. 2023

외과과장 정도는 돼야 지원할 수 있지

새댁 김 선생 편

  부산 해운대의 동물병원에서 외과과장으로 근무한다는 김 선생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지금 병원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는데 마취의 필요성에 대해서 절실히 느끼고 있고, 보다 나은 진료를 위해 공부를 더 하고 싶단다.  그러면 대학원 진학 전에 마취통증의학과 실습을 미리 한 번 해볼 것을 권장하였다.  그러나 마취통증의학과 실습을 위해 다니던 병원에서 원장님과 무급휴가까지 협의를 마친 상황에서 COVID-19의 영향으로 실습을 진행하지는 못 했다. 


  이후 김 선생이 대학원 지원을 하고 나자 동물병원에서 소문이 돌았다.   


  '지역병원 외과과장 3년 차 선생님이 마취통증의학과에 지원한데요.'  

  '마취통증의학과는 점점 더 들어가기 어려워지네요.  이제는 지역병원 과장 정도는 돼야 지원할 수 있게 되네요.'


  사회경제적인 발전에 따라 동물들도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질병이 많이 발생하고, 동반된 질환의 치료를 위한 마취와 통증관리의 필요와 중요도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더 많은 전문가가 필요하게 되고 대학원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게 대학원에 무작정 (?) 입학한 김 선생은 특유의 친화력과 임상경력에서 우러나오는 아우라로 마취통증의학과의 분위기를 바꾸어 놓았다.  적당히 조금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확연하게 탁월하게 다른 진료과와 차이가 나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획기적이고도 근본적인 변화였다. 


  '석박사통합과정 졸업을 위해서는 결혼해서 애가 있어야 한다'는 마취통증의학과만의 졸업기준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의 다른 표현임)을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더니 주례를 부탁해 왔다.  '그렇다면 예비신랑과 만나서 얘기를 해보고 주례사를 위한 자료준비도 필요하다'라고 했더니 저녁 약속이 잡혔다.  처음 만난 예비신랑은 '핸썸가이'에 서글서글한 성격이 마취통증의학과 구성원의 배우자로서 아주 적합해 보였다.  그렇게 두 번째 주례를 진행했다.


  새댁 김 선생은 결혼 이후, 동물병원 진료수의사를 마치고 연구원으로 학교에서 연구에 열중하고 있으며, '국경없는 수의사회' 봉사활동에는 부부가 같이 참여하는 적극성을 보여주고 있다.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일을 하고 있으니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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