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가 되어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정리된다
“머릿속으로는 백 번쯤 생각했어.”
“아, 이건 꼭 써야지.”
“이 감정은 잊기 전에 정리해야지.”
근데, 정작
나는 아무것도 적지 않았다.
적지 않았고,
그 생각들은 사라졌다.
‘글로 적지 않는 생각’은 쉽게 사라진다
나도 그런 적 많다.
책을 읽다가, 길을 걷다가, 아이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마음속에서 반짝이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거다’ 싶은 통찰이었는데,
잠시 뒤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왜일까?
생각은 순간이고, 감정은 흐름이기 때문이다.
적지 않으면 그 순간은 그냥 흘러가고 만다.
그리고 나는 다시
‘왜 나는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걸까?’
‘왜 나답게 산다는 게 이렇게 어려울까?’
묻고 또 묻게 된다.
왜 나는 그 순간 적지 못했을까?
나는 생각했다.
왜 글을 안 썼을까?
귀찮아서?
시간이 없어서?
아니다.
진짜 이유는…
‘정리되지 않아서’ 였다.
‘이걸 써도 될까?’
‘이건 너무 감정적이지 않을까?’
‘남들이 보면 어쩌지?’
생각이 흐르기 전에,
이미 내 안의 검열관이 출동해 있었다.
“이건 아직 아니야.”
“좀 더 완성되면 써.”
“지금 적기엔 부족해.”
그렇게 나는,
생각을 글로 옮기지 못한 채,
마음속에서 잊어버리기를 반복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적어야 한다
어느 날,
why노트를 펴고 그냥 적기 시작했다.
정리도 안 되고, 결론도 없는
그저 마음속 흘러가는 생각을 그대로 적었다.
그리고 알게 됐다.
글은 쓰면서 정리되는 거구나.
정리되니까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정리되는 거였다.
“나는 왜 이렇게 머릿속이 복잡할까?”
“왜 나는 나 자신에게 너무 박할까?”
“왜 지금 이 말에 눈물이 나는 걸까?”
하나하나 적으면서,
나는 내 마음을 비워냈고
감정을 마주할 용기를 조금씩 얻었다.
기록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이 있다.
그 감정이 어디서 왔는지조차 모르고
나는 그냥 살아낸다.
하지만 글로 적는 순간,
그 감정은 단서가 된다.
지나가는 생각이 아니라
‘의미 있는 메시지’로 변한다.
나는 알게 됐다.
글로 적지 않은 감정은 금세 사라지고,
적은 감정은 나를 변화시킨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why노트를 편다
왜 같은 생각만 반복하고 있는지,
왜 감정에 휘둘리는지,
왜 똑같은 문제에 매번 아파하는지
답을 찾고 싶다면,
일단 적어야 한다.
문장이 엉켜도,
감정이 흐릿해도,
생각이 정리가 안 돼도
그냥 적어본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오늘, 그냥 적어보자.
정리되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 떠오른 그 생각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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