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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생각만 하면 뭐해, 왜 글로 적지 않았을까?

정리가 되어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정리된다

by 지혜로운보라

“머릿속으로는 백 번쯤 생각했어.”

“아, 이건 꼭 써야지.”

“이 감정은 잊기 전에 정리해야지.”

근데, 정작

나는 아무것도 적지 않았다.

적지 않았고,

그 생각들은 사라졌다.


‘글로 적지 않는 생각’은 쉽게 사라진다

나도 그런 적 많다.

책을 읽다가, 길을 걷다가, 아이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마음속에서 반짝이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거다’ 싶은 통찰이었는데,

잠시 뒤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왜일까?

생각은 순간이고, 감정은 흐름이기 때문이다.

적지 않으면 그 순간은 그냥 흘러가고 만다.

그리고 나는 다시

‘왜 나는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걸까?’

‘왜 나답게 산다는 게 이렇게 어려울까?’

묻고 또 묻게 된다.


왜 나는 그 순간 적지 못했을까?

나는 생각했다.

왜 글을 안 썼을까?

귀찮아서?

시간이 없어서?

아니다.

진짜 이유는…

정리되지 않아서’ 였다.

‘이걸 써도 될까?’

‘이건 너무 감정적이지 않을까?’

‘남들이 보면 어쩌지?’


생각이 흐르기 전에,

이미 내 안의 검열관이 출동해 있었다.

“이건 아직 아니야.”

“좀 더 완성되면 써.”

“지금 적기엔 부족해.”

그렇게 나는,

생각을 글로 옮기지 못한 채,

마음속에서 잊어버리기를 반복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적어야 한다

어느 날,

why노트를 펴고 그냥 적기 시작했다.

정리도 안 되고, 결론도 없는

그저 마음속 흘러가는 생각을 그대로 적었다.


그리고 알게 됐다.

글은 쓰면서 정리되는 거구나.

정리되니까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정리되는 거였다.


“나는 왜 이렇게 머릿속이 복잡할까?”

“왜 나는 나 자신에게 너무 박할까?”

“왜 지금 이 말에 눈물이 나는 걸까?”

하나하나 적으면서,

나는 내 마음을 비워냈고

감정을 마주할 용기를 조금씩 얻었다.


기록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이 있다.

그 감정이 어디서 왔는지조차 모르고

나는 그냥 살아낸다.

하지만 글로 적는 순간,

그 감정은 단서가 된다.

지나가는 생각이 아니라

‘의미 있는 메시지’로 변한다.


나는 알게 됐다.

글로 적지 않은 감정은 금세 사라지고,

적은 감정은 나를 변화시킨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why노트를 편다

왜 같은 생각만 반복하고 있는지,

왜 감정에 휘둘리는지,

왜 똑같은 문제에 매번 아파하는지

답을 찾고 싶다면,

일단 적어야 한다.


문장이 엉켜도,

감정이 흐릿해도,

생각이 정리가 안 돼도

그냥 적어본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오늘, 그냥 적어보자.

정리되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 떠오른 그 생각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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