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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아이들은 왜 부모의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 할까?

존재로서의 나를 확인받고 싶은 마음, 세상을 살아가는 힘

by 지혜로운보라

"엄마, 나 사랑해?"

"엄마! 누구를 제일 사랑해?"

"엄마! 언니가 좋아? 내가 좋아?"


아이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내게 '나를 가장 사랑하지?'를 물었다. 그때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인가 하고 가볍게 치부했다.

"사랑하니까 키우지!"

"너를 제일 사랑하지."

라고 답을 하곤 했다.


아이의 전부는 '엄마 사랑'이라는 걸 몰랐다.

존재 자체로, 있는 그대로 자신이 사랑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었다.


사랑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왜 아이들은 이렇게 자꾸 확인받고 싶을까?

심리학에서는 애착 욕구라고 설명한다.


아이는 부모의 표정, 말투, 태도를 통해 세상을 배운다.

부모가 웃으면 세상은 안전하고,

부모가 무심하면 세상은 차가웠다.


그래서 아이는 세상이 안전한지, 자신이 존재 자체로 사랑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나는 있는 그대로 충분히 사랑받을만한 사람이야."

"내가 있는 세상은 안전해."


세상은 안전하고, 무얼 해도 사랑받을 수 있으니 무엇이든 도전해 본다. 자신을 증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조건 없는 사랑이 주는 힘

볼비의 애착이론은 말한다.

부모의 사랑은 아이에게 심리적 안전기지가 된다.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기지가 있다는 확신은,

아이가 세상으로 나가서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한다.


아이의 질문은 신호였다.

아이가 마음속으로 불안이 느껴지면,

"엄마, 나 이대로도 괜찮아?"라고 묻는 것이다.


<배려 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라는 책을 읽고, 아이를 키우면서

화를 내거나 혼을 낼 때면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담아, 담이도 '엄마 미워!'하고 말할 때 있잖아. 그런데 엄마를 사랑하지? 밉다고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닌 것처럼, 네가 한 행동을 혼낸다고 너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야."


행동은 미워해도, 존재를 사랑한다는 걸 자주 말해 주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화를 내거나 혼낼 때면 아이는 항상 나에게 와서 이렇게 묻었다.

"엄마~ 내 행동이 미운 거지? 그래도 담이는 사랑하지?"

"그럼! 담이를 사랑하지!"


사랑을 확인받지 못한 아이의 마음

만약 사랑을 확인받지 못하면 어떨까?

칭찬 대신 비교,

격려 대신 비난.


그 순간 아이는 배운다.

"나는 잘해야만 사랑받을 수 있어."

"나는 있는 그대로는 부족한 사람이야."


조건적 사랑은 불안정한 애착을 남기고,

아이들은 평생 누군가에게 사랑받기 위해 애쓰는 삶을 살게 된다.

부모의 눈빛에만 맞춘 채 자신이 부모의 삶을 대신 살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

가슴 깊이 공허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부모의 사랑은 곧 아이의 자기 확신

조건 없는, 배려 깊은 사랑을 받은 아이들은 다르다.

'나는 사랑받는 존재야.'라는 믿음은 자존감의 뿌리가 된다.


그래서 아이들은 머어져도 다시 일어난다.

도전하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믿는다.

엄마 아빠가 지켜보고 있다는 확신이 있으니까.

마치 신을 믿는 사람이 신을 믿고 무엇이든 도전하는 것처럼.


부모에게 던지는 질문

나는 아이에게 어떤 사랑을 주고 있을까?

내가 받은 사랑은 조건 없는 사랑이었나?

조건 있는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배려 깊은 사랑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의 "나 사랑해?"라는 질문에 나는 어떤 답을 보여주고 있을까?


부모의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었다.

부모의 사랑은 아이가 세상 속에서 자기를 믿고 살아갈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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