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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갈치 Nov 20. 2020

망하는 병원을 보고 망하지 않는 방법을 터득하라

      예전과 다르게 이제는 병원이 망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어느 병원이 폐업해서 없어졌다더라, 의사가 바뀌었다더라, 어디는 사기치고 날랐다더라, 심지어 어디는 경영난으로 자살했다더라 등 이런 비극적인 시대에 원장들은 제각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개원하는 병원의 절반 정도만 살아남는 시대다. 병원의 운영비와 인건비 등의 고정비용은 지속적으로 오르는데 반해, 진료수가의 상승률은 물가상승률조차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니, 평균적으로 병원의 경영상태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원장들이 임대료를 내며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임대료 역시 높아지는 상황에서, 그들은 점점 삶이 각박하다고 느끼며 행복을 잊은 지 오래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켜볼 수만은 없지 않은가. 요즘과 같은 불황일수록 병원이 망하는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고, 생존을 넘어 번영하는 자기만의 방법을 터득해 볼 필요가 있겠다.        

  



1) 병원이 망하는 이유생각보다 복잡하다

     개원자체가 성공을 보장하는 시대는 지났다. 병원도 이젠 마냥 수익성이 큰 사업은 아니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대비하며, 병원의 경쟁력을 갖춰서 고객들에게 선택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병원의 미래는 점점 어두워질 것이다. 한국이 초고령화 시대의 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구조의 변화, 밀집되는 개원가, 대형병원의 독점 등으로 특히 동네병원은 점점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병원의 수가 점차 늘어나며 수도권은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했다. 지방은 수도권과는 좀 다르게 인력이 문제다. 직원이 퇴사하면 다시 구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기 때문이다. 병원 경영이 점점 힘들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매출이 줄고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진료수가를 보면 거의 20년 동안 차이가 없다. 오히려, 치과의 임플란트는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시술가격이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비보험수가는 경쟁이 심화되며 낮아졌고, 보험급여수가는 심지어 물가상승률조차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 와중에 재료비용은 당연히 올랐다. 치과보철물에 주로 사용되는 금은 20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다섯 배 이상 올랐다. 임대료와 인건비도 역시 10년 동안 배는 올랐다. 설상가상으로 고객들은 더 쾌적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요구하기에, 직원이 더 필요하게 되었고, 직원들 역시 복지와 후생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올라가며, 원장의 지갑을 점점 얇아지게 하고 있다.      


     병원이 망하는 이유로 심화된 경쟁, 고객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는데 실패, 직원관리의 실패, 경영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 등이 있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금의 유동성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 들어올 때와 나갈 때가 다른데, 반드시 필요할 때 돈이 들어오지 못하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고객들이 비교적 몰리지 않는 비수기에 과징금이나 의료사고 등 계획에 없던 일들로 직격탄을 맞으면 갑자기 경영이 어려워 질 수 있다. 대출이자를 못 내게 될 수도 있고, 큰 악재가 설상가상으로 겹치면 심지어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2) 병원의 실패는 원장의 실패다

     원장들이 개원을 하거나 확장 및 이전을 할 때 누구나 대출을 통해 빚을 지게 된다. 그런데 이 빚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리스크를 객관적으로 잘 평가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사실, 그러한 원장이 거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은 항상 학문적이고 임상적인 진료 분야에만 관심을 두고 공부해왔지, 경제와 경영 등은 잘 모르기 십상이다. 자기자본이 없다면 신중해야 한다. 특히,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 지금의 잘못된 투자로 신용을 한 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병원의 시설 관련 투자를 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 설비에 맞는 병원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경기도 안 좋고, 주위에 경쟁병원 또한 많다면 상황은 더더욱 안 좋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그 어떤 기기라도  순이익이 이자비용도 커버하지 못한다면, 구매시기와 무관하게 빨리 팔아야 한다. 제값을 못 받더라도, 심지어 반값이라도 빨리 손절하는 것이 좋다.     

 

     임대료, 직원월급, 의료기기 리스비용 등의 고정비용은 증가했는데 매출이 감소하고, 확보된 현금이 없다면? 추가대출을 하려고 보니, 경기 탓에 신용대출 한도가 줄고, 주택담보대출 역시 집값의 하락으로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것이 개원한 당신의 상황이라면 눈앞이 깜깜하고 숨 막히지 않을까? 따라서 병원은 항상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는 경영을 해야 한다. 점점 고령화시대가 되어가는 만큼 그 트렌드에 맞는 아이템을 찾아 현명하게 투자해보는 것이 병원의 10-20년 앞을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과거의 성공경험이 그들의 현실자각을 방해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일부는 예전의 경영방식만을 고수하거나, 경영의 중요성을 하찮게 여기기도 한다. 그런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조언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 자신이 가장 많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을 인정하지 않고, 강한 자존심은 자신의 어려움을 남들 앞에서 자꾸 숨기게 된다. 심지어, 어떤 원장은 진료기구를 집어 던지고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하기도 한다. 직원들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이런 구시대적인 경영방법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병원의 실패는 결국 원장의 실패에서 기인되는 것이다.      

 

3) 생존을 넘어 병원의 번영을 이끄는 리더가 되자

     병원의 경영은 더 이상 옵션이 아닌,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요소다. 아직도 원장들이 경영실패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찾고 있다면, 오만한 것이다. 오만한 병원을 들여다보면 우리병원은 크고 훌륭한 의료진으로 가득하니 절대 망할 수 없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다. 그러나, 그러한 병원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힘을 가진 요소는 바로 고객이다. 그들이 내원하지 않는다고 탓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병원경영을 되돌아보고 성찰해야 한다. 우선,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힘써야 하고, 고객보다 우리가 항상 많이 알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필요가 있다. 그래야, 비로소 귀가 열리고 고객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서서히 수면위로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차별화된 경영으로 살아남고자 한다면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수술을 앞둔 고객들의 마음은 항상 불안하다. 그들의 위안을 위해, 세브란스병원에서는 모든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낼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평화의 기도를 해준다고 한다. 이러한 서비스가 고객들에게는 새로운 희망과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 유수의 병원들은 더 이상 의료서비스에만 시선을 국한시키지 않는다. 헬스캐어에만 머무르지 않고 생각과 시선을 휴먼캐어까지 옮겨가고 있다.      


     100년 이상 존경을 받으며 격을 유지해 온 기업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매출과 이익? 천만의 말씀. 답은 초심, 한 우물파기,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기였다고 한다. 병원도 생존을 넘어 번영을 위해서는 이러한 리더의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한 자세가 병원의 격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200년이 넘은 이탈리아의 수제 아이스크림 회사도, 1300년이 넘은 세월에서 가장 오래된 일본의 호텔 역시 리더의 자세에 방점을 두고 있었다.      

     


     

      요즘은 신도시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주거공간이 자주 변함에 따라 상권이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 그렇기에, 한 곳에서 지긋이 병원을 운영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잠재고객들이 수시로 해당 지역을 빠져나가며 내원고객이 줄고, 수익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게다가 외국에서는 수백만원의 진료가 한국에서는 본인 부담금 겨우 몇 만원이면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보니, 고객은 웃지만 원장들은 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다보니 비보험진료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고, 망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때론 과잉진료도 해야 하는 원장들의 현실이 딱하기만 하다. 그런데, 아직도 일각에서는 의료에 상업성을 부가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니, 어떻게 경영을 해나가야 하는지 막막할 수밖에 없다. 원장이라면 이러한 냉혹한 현실을 명백하게 직시하고, 노후된 시스템, 시설, 생각을 탈피해 경영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병원을 꾸려나가야 할 것이다.          

  

★작은 실천팁★                    

1. 되도록 유동성 자산인 현금을 보유할 수 있게끔 경영해야 한다. 

2. 어떠한 의료기기라도 순이익이 기기의 이자액보다도 낮다면 즉시 손절해야 한다. 

3. 초심, 한 우물파기,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기를 갖춘 리더의 격을 갖춘 병원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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