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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연 Jan 10. 2021

존 윌리엄스 「스토너」를 읽고 나서.(외로움)

인간 존재 외로움

존 윌리엄스, 스토너를 읽고 나서, 알에이치코리아



그는 친구와 적 모두 자신의 존재를 난처하게 여긴다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났다.
p.250


책의 내용

그의 이름은 스토너다. 한 사람이 거쳐 온 인생의 서사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는 동료와 아내와 자녀 그리고 사랑을 통해서도 채워지지 않는 인간적인 외로움을 느낀다. 스스로 채울 수 없는 외로움으로 인해 그는 자주 공허함을 느낀다.  삶 앞에서 무력한 자신을 깨달으면서 좌절과 허탈한 감정에 얽매이게 된다. 이상적인 모습과 현실 간의 괴리감으로 인해 외로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인간 존재의 내면적인 외로움에 관한 소설이다.


모든 사람은 외롭다.


독후감

모든 사람은 외롭다. 표면적으로 볼 때, 혹은 잠시 스쳐지나갈 때 외로움과 멀어보이는 사람이 있다.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건 나의 이야기인 것만 같고, 행복을 누리는 특권은 저 사람들에게 허락된 것 같다. 편집된 정보와 연출된 모습을 그 사람의 전부로 인식하고 외롭지 않을 거라 단정한다. 그건 개인의 주관적인 해석이고, 틀렸을 가능성이 높다. 내가 보았을 때 걱정 없어 보이는 사람들은 '보이는'것일 뿐, 실제인지 아닌지 나는 알 수 없다.


외로움을 어떻게 감당하며 살아 갈까.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책을 읽었지만 해석은 무수히 많다. 강점을 두는 곳도, 약점을 두는 곳도 그리고 그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까지 모두 다르다. 마찬가지로 외로움을 느낀다는 점에서 인간은 공통점을 가지지만, 그 반응과 대처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외로움을 잊으려는 사람도 있고, 혼자만의 시간에 갇혀 외로움을 수용하려는 사람도 있다.



옳고 그름에 따라 무엇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언젠가 나는 사람들 속에 있지만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다. 그래서 차라리 철저히 혼자인 채로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고 다짐했었다. 내가 선택한 방식은 고독을 건강하게 수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고립을 자처하는 방식이었다. 지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고립은 틀릴 가능성이 높으며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어떤 긍정적인 영향도 주지 못했다. 그건 극복이 아닌 회피에 가까웠다.


외로움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나 타인과 만나는 시간을 늘리면서 외로움을 떨치는 건 여전히 싫었다. 그것 또한 회피라는 점에서 고립과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람들과 있을 때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혼자 있어야만 행복을 느끼는 순간도 있다. 한가지 방법만 고집하여 극단으로 가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관계 속에서 피로하고 허무함을 느끼는 것도, 혼자일 때 나 없이 세상은 너무 잘 굴러간다며 괴로움을 느끼는 것도 인력으로 어쩔 수 없다.



다만 그대로 인정하고, 그것 또한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여야 덜 아프다고 생각한다. 바꿀 수 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을 늘리고, 또 외로워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외로움은 타인을 통해서도 채울 없고, 혼자만의 힘으로도 채울 없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행과 고가 반복되어 인생의 서사가 채워지듯 외로움은 과정 속에 있음을 인정한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책을 읽는다.


혼자 있는 시간을 늘리면서 나는 책을 읽는다. 특히 문학, 소설을 읽는다. 일상이나 현실이라면 외면했을 인물을 소설을 통해 만나고 그들의 심리를 따라간다. 내가 살지 못한 인생을 간접적으로 겪으며 서사에 흡수된다. 책을 읽을 때 밑줄을 치고 싶은 부분이 있고, 이건 왜 이럴까라는 부분도 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볍게 생각한 게 무엇인지 무의식이 의식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나의 내면을 이해하기 위해ㅡ특별해 보이지만 외로운ㅡ이야기에 빠져 든다. 이건 하루키 소설을 좋아한 이유 중의 하나이다.



#존윌리엄스

#스토너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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