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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밸류어블 Aug 23. 2019

슬기로운 회사생활 2 - 부러워도 괜찮아

부러운 게 많은 것은 절대 지는 게 아니야!

부러우면 지는 거래~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그 넓디넓은 지구 상의 아주 작은 나라, 그것도 반토막이 나버린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나는 참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내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며 내 한번뿐인 인생이 가치 없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남들과는 차별화된 나만의 가치가 있는 삶을 살고 싶어서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전 세계에서 107위 (네이버 국가정보)의 작은 땅덩어리에 5천만 명이 넘는 인구(인구 순위 27위)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대한민국에서 나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된 자랑스러운 이 나라의 경제활동인구 중 한 명으로 열심히 살았지만 이 작은 나라에서조차 나의 존재감은 참으로 보잘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정치인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들, 영재의 머리를 유전자로 물려받은 수많은 학자들, 의사, 변호사들, 신이 주신 미모를 타고난 연예인들, 듣기만 해도 사랑에 빠질 듯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들, 타고난 끼와 재능으로 성공하는 각 분야의 뛰어난 사람들을 접할 때마다 참 나는 먼지 같은 존재인가 싶어 슬퍼지기까지 한다.

나는 솔직히 부럽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얘기는 세계 107위 작은 땅 대한민국 안에서의 느낌이었지만, 이제는 얘기가 다르다. 나는 지금 미국 뉴저지에 살고 있다. 세계 1위 경제대국이면 세계 3위의 면적(남한의 100배)과 3위의 인구수를 가지고 있는 미국은 어마어마하게 큰 나라이다. 이곳에 살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참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평생 누려보지 못하는 것들은 이곳에서는 너무 당연한 듯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너무 넓은 땅덩어리가 있어 굳이 건물을 높이 지을 필요가 없다. 그러다 보니 시야가 탁 트이고 공기도 너무 맑고 하늘과 자연이 너무 아름답다. 너무나 많은 신이 주신 선물을 이미 갖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 가까운 곳에 알파인(Alpine)이라는 타운이 있다. 미국 전역에서 부자동네로 이름이 나있는 곳으로 '저기가 진짜 집인가?' 싶은 어마어마한 곳들로 가득하다. 할로윈데이가 되면 근처 동네의 아이들이 좋은 초콜릿과 선물을 받기 위해 알파인으로 몰려든다. 전해오는 전설 같은 이야기에는 아이들에게 아이패드나 기프트카드를 나눠주기도 했다고 한다.

나는 솔직히 부럽다.


태어나는 나라를 정할 수도, 부모를 선택할 수도, 나의 재능을 선택할 수도 없는 인간은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나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으며, 척박한 아프리카에서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가슴 아픈 아이들로 태어나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게 맞지만, 이성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려고 하지만, 솔직히, 아주 솔직히 나보다 잘난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난 자주 누군가가 부럽다.

미국에 오기 전 다니던 회사는 대기업이었다. 그 안엔 정말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중 누군가의 엄청난 스펙이 부러웠고, 누군가의 넘치는 당당함이 부러웠고 누군가의 유창한 영어실력이 부러웠고, 누군가의 빠른 승진이 부러웠고, 누군가의 친화력이 부러웠다. 내가 갖고 있지 않은, 혹은 내가 나의 단점이라고 여기는, 혹은 내가 되고 싶은 그 무엇을 갖고 있는 사람을 보면 부러웠다.

그래서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게 부끄럽지 않은 나는 자주 부러움을 표현하는 편이다.

"저 사람, 진짜 대단하다. 쩝! 부럽다. 어쩜 저렇게 다 가졌을까?"
그럴 때 어김없이 흥분한 누군가가 얘기한다.
"부러우면 지는 거야"
거기서 끝이 아니다.
"뭐가 부러워! 저 사람도 분명 단점이 있을 거야. 난 저 사람 ~~ 이런 점이 너무 싫더라"


부러우면 지는 거야

이 말은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데서 시작된 말인 것 같다. 누군가를 부러워한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신이 아닌 이상 ~

누군가에게 나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나에게 누군가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나는 회사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부러워했지만, 또한 나는 많은 후배, 동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은 그것을 향한 부러움으로, 내가 갖은것에 대한 자신감은 누군가에게 작은 부러움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부러우면 지는 거야'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사람들은 부러움의 감정을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감추거나 부럽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거짓 감정을 강요하게 된 것 같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고 정의하는 순간
그 사람은 현실을 부정하게 된다.
팩트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스스로를 속이게 된다
그리고 남을 깎아내려 부러운 요소를
다른 단점으로 덮어버리려고 한다.

예전 회사 선배 중에 항상 부정적이고 불만이 가득한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의 입에서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칭찬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 내가 그 선배 앞에서 누군가를 칭찬하고 부러워하면 어김없이 그 선배는 그 사람을 깎아내렸다. 구체적인 증거나 사실도 없이 버릇처럼 이렇게 얘기했다

"에이~걔가 뭐가 부러워? 걔 일도 제대로 못하고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면서 아는 척하는 거야. 아휴~ 걔를 왜 스카우트했는지 회사가 이해가 안 된다. 연봉은 왜 그렇게 많이 주는지... 돈이 아깝다. "

그 선배의 이런 반응을 들을 때마다 그 선배가 한없이 작아 보이고 한심해 보였다. 열등감에서 비롯된 소심한 자기 방어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회사에 부러운 사람이 있다면 부러워해도 된다. 단, 그냥 부러움으로 끝내지 말고 대상의 장점을 자세히 관찰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노력하여 조금이라도 닮아가도록 도전해보면 어떨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줄 아고 현실을 인정하고 부러움을 긍정적인 발전의 기회로 삼는 것이 더욱 현명한 것이다.


부러워도 괜찮아
부러우면 부럽다고 말해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나를 부러워할 수 있는
나만의 무기를 만들어 봐
너도 부러움의 대상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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