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의 좌충우돌 캐나다 영주권 및 취업 도전기
2019년 11월 1일부터 단돈 $300 (?)에 방하나를 빌려 살기 시작했던 엘리제베스 할머니, 션 할아버지와의 거주는 처음 겪어보는 한칸 방 생활이었지만 최신식 아파트에 깨끗한 실내에서 생활하기에는 월세 $300은 공짜나 다름이 없었다. 모든 유틸리티와 인터넷이 포함되어 있었고, 화장실 또한 단독으로 사용할 수가 있었다. 캘거리에서 방을 구하고자 하면 최소한 5-600 불 이상 매월 지불해야 하며, 화장실도 대부분 같이 공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또한, 대부분의 방은 하우스 내의 반지하 방이며 조금 좋은 방을 구한다면 한달에 7-800불은 지불해야 했다.
침대와 침대 시트 모두 제공해 주셨으며, 냉장고 한 켠도 내 자리를 따로 마련하여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하였다. 아파트는 3층 건물 중 2층에 위치하고 있어 채광도 굉장히 잘 되는 아파트였다.
이 두 노부부는 딸이 에드먼튼 쪽에 살고 있어서 수시로 북쪽으로 여행을 다녀왔었다. 남편 션은 목수 일을 오래하고 은퇴하여 연금으로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노부부를 바라보면서 나도 머지 않아 이 분들 같이 아침에 눈을 뜨면 일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뭘 하고 시간을 보낼까? 하는 생활을 할 것은 상상을 해 보니 인생이 그 다지 재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가 이 아파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다른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아래 친구였다.
이제 태어난 지 6개월 밖에 안되었지만 제법 덩치가 큰 고양이었다. 눈도 동그랗고 한국말(?)은 전혀 못 알아 먹어서 영어로 늘 얘기했지만 내 영어도 잘 못 알아듣는 눈치다. 자기 이름 "샤샤"를 부르면 돌아보기는 하는데 자기 이름인 줄 아는지도 모르겠다. ㅎㅎ
이름은 샤샤 인데, 머리가 영리하고 장난도 무지 좋아한다. 내가 주인이 아니라서 그런지 내 품에는 절대 안기지 않는다. 나쁜... 그래도 이 녀석과 장난칠 때면 내가 어릴 때 키우던 집고양이 생각이 많이 났다.
하루는 밖에 나가보니 밤새 눈이 많이 왔는지 내 차가 온통 눈으로 뒤덮혀 있었다.
이제 12월이니 본격적인 겨울철이고 온도가 영상으로 절대 올라가지 않으니 길 거리의 눈도 녹을 틈이 없다. 눈 치우는 트럭들은 분주히 거리를 돌아다니며 눈을 길 가로 밀어내고 다니고 있었다.
눈이 오더라도 나는 집세라도 벌기 위하여 오늘도 Pop Aride를 켜서 밴프로 가고 또 다시 캘거리로 오고자 하는 카풀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었다. 하루는 할아버지가 자기도 차가 있는데 그거 하면 안되냐고 하길래,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눈도 많이 온 도로에 할아버지가 운전하면 그리 안전해 보이지 않아 푼돈 벌다가 사고가 나거나 혹시라도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안되니 그냥 추천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내심 아쉬운지 자기도 했으면 하는 표정이었다.
1년 넘게 일했던 레스토랑은 매주 화요일 만 일을 했었기에 주일 예배를 참석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자유의 몸이니 주일 날 예배를 드릴 수가 있었다. 캘거리에만 해도 한인교회가 꽤 많다. 큰 교회부터 작은 교회까지 약 20 여개의 교회가 있단다. 한인 수는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데 교회 숫자가 많은 게 좀 신기했었다.
오늘은 주일 날이었고 엘리자베스 할머니와 션 할아버지는 캐나다 교회로 아침 예배를 드리러 나갔고 나는 캘거리 제일장로교회라는 곳에 첫 예배를 드리러 갔다. 나름 규모도 커 보이는 교회였고 몇 부로 나누어 예배가 있었다. 이로써 캐나다에 온 이후로 처음으로 교회에 출석하여 예배를 드렸고, 끝나자 마자 나는 카풀 손님을 실으러 캘거리 시내로 차를 몰았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캘거리 다운타운이다. 가운데 보이는 탑이 캘거리 타워이고 캘거리 시의 상징이기도 하다.
손님들을 태우고 캔모어 쪽으로 차를 몰았다. Highway 1이 아닌 1A 지방 국도를 선택하였다. 왜냐하면 국도가 자연경관이 훨씬 아름답기 때문이다. 1A 도로는 코크란(Cochran) 이라는 도시를 관통하는 국도인데, 코크란부터 캔모어까지의 도로는 아름답다. 더군다나 온통 눈 밭이라 더더욱 경치가 예쁘다.
록키산들은 눈이 덮히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캔모어로 넘어가기 전 언덕에서 반가운 친구를 만났다. ㅎㅎ
이 산양들은 사람이 무섭지도 않은지 길가에 서 있다가 유유히 사라진다~
엘리자베스 할머니와 션 할아버지와의 짧았지만 즐거웠던 캐나다 생활도 두달이 채 되기 전에 막을 내리고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짐을 싸 들고 나왔다. 어디로 갔냐고? 가족들이 오면 지낼 타운하우스를 운 좋게 좋은 곳에 구하여 계약까지 하였다. 이제 정말 캐나다 생활이 시작되는가 보다....
가족들이 오면 꼭 할아버지 할머니 만나로 오란다~ 참 좋으신 분들이었고 오래 건강히 사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