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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더키드 Mar 22. 2021

기록하라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올려라

목표를 정할 때는 되도록 종이에 펜을 움직여 쓰기를 권한다. 쓰기가 힘들다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기록을 남겨라. 앞에서 지적했듯이 우리가 평소 시간 관리에 실패하는 이유는 시간을 무의식적으로 흘러보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시간을 어떻게든 의식적으로 붙잡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머릿속에서만 생각만 해서는 도저히 시간 관리가 달성되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시간 관리의 한 축은 관리를 위한 물질적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다. 관념은 관념일 뿐 실천이 아니다. 시간 관리 실천을 위해서는 우리 정신의 물질적 토대인 몸을 움직여야 한다. 실제로 시간 관리에 성공한 사람들은 이런 도구를 적절하게 사용해 성공한 이들이었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학자 알렉산드로 알렉산드로비치 류비셰프(Aleksandr Aleksandrovich Lyubishev)는 자신의 전공인 곤충분류학, 해부학을 넘어 진화론, 수리생물학, 유전학, 진화론 등에서 방대한 저서를 남겼다고 전해진다. 그가 남긴 학술 서적이 70권, 논문은 1만 2,500여장에 달했다고 한다. 어떻게 그가 이렇게나 많은 업적을 남길 수 있었을까? 그 비밀은 꼼꼼한 시간 기록과 통계덕분이었다. 류비셰프는 평생을 자신의 시간을 관리하며 지냈다.


시간 관리의 물질적 토대를 마련하라


디지털 시대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기록을 손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내가 아날로그적 필기구를 고수하는 이유가 있다. 실제로는 둘 다 이용한다가 정확한 말일테지만. 매일 아침 해야 하는 루틴 중 하나는 하루 일과를 종이 다이어리에 계획하는 일이다. 오늘 해야 할 목표를 정하는 시간이다. 약간의 시간을 할애해 아침부터 저녁, 그리고 밤까지 스케줄을 적는다. 설령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캘린더에 몇 가지 중요한 업무를 기록했을지라도 이런 일상은 계속된다. 그 이유는 펜을 들어 쓸 때 훨씬 집중이 잘 되고 아이디어가 샘솟기 때문이다. 종이 다이어리와 함께 작은 연습장은 내가 항상 다닐 때 들고 다니는 애장품이다. 나는 틈만 나면 종이에 적는다. 문자든 그림이든 숫자든 자유롭게 여백을 채운다.



앞서 언급했듯 시간을 관리한다는 의미는 시간을 의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초시계에 맞춰 우리 생활을 재단할 필요까지야 없다. 당신이 100미터 달리기 선수가 아니라면. 이렇게 볼 때 각자가 자신에 맞는 시간의 리듬을 타야 한다.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린 시간에 맞추다보면 시간을 관리하기는 커녕 쉽게 지쳐 나자빠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신에게 맞는 시간의 리듬을 알 수 있을까? 바로 시간의 기록이다. 매일 되풀이되는 스케줄을 사는 이라면 대략적으로 자신의 하루 일과를 읊을 정도로 리듬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루, 한주, 일년 등의 시간을 찬찬히 따져보기위해서라도 적어볼 것을 권하겠다. 미쳐 깨닫지 못했던 시간의 누수도 확인하고 그 양에 비해 성과가 안 나는 시간도 점검할 수 있다.


내가 종이 다이어리를 고수하는 이유는?


이렇게 시간 관리를 위해서라도 다이어리 등에 적다보면 나중에 복기가 쉬워진다. 비교적 철저하게 시간을 사용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느슨하게 시간을 이용해 제대로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 이때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더라도 자책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의식적인 확인이다. 어제 잘 지키지 못했다면 앞으로 잘 지키면 그만이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무감각했던 시간을 감지하는 것이다. 시간이란 대상과 관계를 다시 설정하는 게 이 단계의 목표인 셈이다. 거기에다 계속 시간을 적고 확인하는 일이 몸에 배기면 그때부터 습관이 된다. 다짐만으로 성사되는 일은 없다. 마음에서 그치는 일이 얼마나 많던가.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물질적 토대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습관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몸이 알아서 움직인다는 의미다. 여기까지 당신의 시간 관리가 이뤄졌다면 그 이전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살지만 우리는 여전히 아날로그를 고수하는 일이 있다. 아마도 다이어리의 사용도 그 중 하나일까 싶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의 스케줄러가 있음에도 다이어리를 사용하는 이유가 뭘까?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일 수 있지만 그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종이에 쓰는 일이 더 효율적이라고 믿기 때문 아닐까. 아무리 사용자 환경에 맞춰 만들어진 디지털 스케줄러라도 직관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기가 어느 부분에서는 불편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다양한 시간틀을 옮겨가며 사용하지만 일 사이 관계를 연결하고 메모를 남기려면 종이 다이어리가 최고다. 그냥 펜을 들어 줄을 긋고 적당한 여백에 아이디어를 적으면 끝난다. 그에 비해 디지털 스케줄러는 하루, 한주, 한달, 일년 등 시간틀을 자유롭게 옮겨다닐 수는 있지만 종이 다이어리에서 누렸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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